[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효성그룹은 올해 3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4조 3557억원, 영업이익 2048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9.6%, 영업이익은 20.3% 증가한 수치다.

효성은 올해 6월 그룹을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의 5개 회사로 재편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효성이 매출액 7857억원, 영업이익 436억원을 기록했고, 효성티앤씨가 매출액 1조 5054억원, 영업이익 611억원을, 효성첨단소재가 매출액 7600억원, 영업익 319억원을, 효성중공업이 매출액 8128억원, 영업익 319억원, 효성화학이 매출액 4918억원, 영업익 363억원을 기록했다.

▲ 효성그룹 2018년 3분기 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효성그룹 2018년 3분기 실적 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효성은 특히 스판덱스를 생산하는 효성티앤씨와 타이어코드를 생산하는 효성첨단소재의 공장을 베트남에 설립했는데, 이 공장에서 나오는 매출은 효성의 수익창출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효성은 중국에 이은 해외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베트남을 왜 택했을까.

글로벌 효성 이끈 베트남 법인

효성 베트남은 조현준 회장이 수십년째 공을 들인 해외 법인이다. 조 회장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중국에서의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자 베트남을 새로운 글로벌 전략의 거점으로 판단하고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등 주력 제품의 생산 기지로 확대시켜왔다. 효성은 베트남에 2007년 5월 법인을 설립한 이후 2008년에는 매출이 60억원 정도였지만, 2009년부터 흑자로 돌아선 이후 2014년부터는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현재 효성은 베트남 전체 수출의 1%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기업이 됐다.

2015년 4월에는 베트남법인 옆 부지에 효성 동나이법인을 추가로 설립해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공장 증설에 더해 전동기, 나일론, PTMG등 생산시설을 추가했다.

효성 동나이법인은 2016년 효성의 스판덱스 제품인 크레오라의 원료가 되는 PTMG(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의 생산시설 건립을 완료하고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효성 관계자는 “동나이법인의 설립으로 스판덱스의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함께 생산할 수 있는 일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됐는데 이로써 생산부터 차별화된 제품 개발·판매에 이르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공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유일하게 단일공장에서 타이어보강재의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비드와이어 등 3대 제품을 한 공장에서 생산하는 생산 체제를 갖춰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효성은 향후 베트남에 효성중공업의 사업인 ‘전동기 사업’도 적극 진출해 사업 확장을 꾀하려고 준비 중이다. 효성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의 저압전동기 시장은 약 500억원 내외 규모로 지속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고효율 및 프리미엄 전동기 수요가 꾸준히 있어 효성은 유리한 공급자 위치를 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 효성 베트남법인 전경. 출처=효성

베트남 기반 세계시장 공략...베트남서 다양한 사업 모색

효성은 베트남에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등의 지속 증설을 통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 매진할 계획이다. 또 베트남 현지 인프라 사업 진출도 모색 중이다.

특히 조현준 회장은 응우웬 쑤언 푹 총리를 직접 만나서 사업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16년에 이어 올해 2월에도 푹 총리를 만나 폴리프로필렌, 전동기 등 화학과 중공업 부문에 대한 투자 의지를 밝혔다.

현재 효성은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총 13억달러를 투자해 폴리프로필렌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 공정(DH)시설, LPG가스 저장탱크 건립을 진행 중이다. 이번달에는 효성첨단소재가 베트남 광남성에 신규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광남성 땀탕공단 내 제2공장 부지에 1억 5200만달러 규모의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타이어코드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이로써 효성은 지난 2007년 연짝 공단에 위치한 베트남법인, 동나이법인에 투자한 15억달러를 포함해 총 29억달러를 투자하게 됐다.

효성은 베트남에서 확고한 ‘현지화 전략’을 표방하고 향후에도 이 전략을 고수할 계획이다. 효성은 베트남 법인을 현지인 중심의 법인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인사, 총무, 전략, 재무에서부터 영업, 생산 및 품질관리까지 노하우를 베트남에 전수하고 있다.

현재 효성 베트남은 2009년 이후 지속적인 흑자 확대를 이어오고 있다. 2015년에는 베트남법인 영업이익률이 20% 이상을 나타내 효성 내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효자 법인’이라고 불린다. 효성 관계자는 “효성 베트남이 지속적으로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이유는 경영진의 빠른 판단과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중국의 높아진 원가 부담을 해결하는 동시에 아시아 시장 공략 강화 차원에서 베트남을 공략 중”이라고 설명했다.

▲ 조현준 효성 회장이 지난 6월 지주회사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효성

효성은 베트남을 필두로 중국, 인도 공략도 멈추지 않고 있다. 효성은 중국 저장성 자싱에 2017년 7100만달러를 투자해 식품 포장용 나일론 필름 사업을 확대했고, 저장성 핑후 지역에도 3900만 달러를 투자해 스판덱스 원료인 PTMG공장을 증설했다. 인도에는 내년까지 마하라슈트라주 아우랑가바드 인근에 1억달러를 투자해 스판덱스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13억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는 매년 7% 이상의 경제 성장을 기록하면서 2030년에는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고, 스판덱스 시장 역시 2020년까지 연평균 12%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스판덱스로 인도 내수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