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많은 셀럽들과 CEO들은 온라인 공간을 사적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생각합니다. SNS에서 오늘 하루 일과에 대해 상세하게 이야기하고 지인들과 은밀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SNS 관계가 '친구'로 명명되기에 실제 현실세계 친구와 혼동하기도 합니다. 서로 게시물을 공개하는 단순 팔로워(follower) 관계를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오래된 사적 관계와 동등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실시간으로 확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 해당 커뮤니케이션에 참여한 사람 혹은 원저자를 알고 있는 지인 외에 맥락을 이해하기 힘든 일부 파편만이 확산되는 특징을 보여줍니다. 때문에 개인 커뮤니케이션이 최초 의도와 다르게 부정적 이슈화가 되거나 오류가 발생합니다. 안타깝게도 그런 경험을 겪은 분들일수록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민감도는 더 높아집니다. 이제 많은 CEO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사적 공간을 넘어선 온라인 세상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1995년 인터뷰에서 "컴퓨터는 결국 계산의 도구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변모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지금 우리 컴퓨터는 완전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되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 대중화로 인해 24시간 열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온라인 환경이 가져온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의 핵심은 '다자간 오픈된 커뮤니케이션' 입니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대상과 행위가 사적이냐 공적이냐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과 형태가 완벽히 오픈 되었다는 것은 명확합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SNS를 통해 오픈되고 확산되자 기업들은 SNS를 긍정적 기업 콘텐츠 확산을 위한 새로운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게 됩니다. 폭넓은 공개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확산력’에 많은 매력을 느끼게 되고 기업 마케팅과 프로모션의 툴로 적극적인 활용을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부정적 커뮤니케이션 또한 동일하게 오픈되고 확산이 전개되면서 기업 위기관리 관점의 체계적 관리도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항간에서 일컫는 “온라인, SNS는 양날의 검”이라는 이야기의 근원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사적인 커뮤니케이션 행위는 대부분 오픈 되지 않은 사적인 공간과 틀에서 이뤄지는 공간적인 개념입니다. 그런데 SNS는 기본적으로 오픈된 공간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성격이 판단되고 인식됩니다. 특히 기업의 CEO라면 사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 생각했던 내용들이 SNS에서 '공론화'를 거쳐 공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인식될 수 있는 공간임을 이해하고 유의해야 합니다.

덴마크의 인터넷 전문가인 야코브 닐센 박사는 "인터넷 이용자의 90%는 관망하며, 9%는 재전송이나 댓글로 확산에 기여하고, 1%만이 콘텐츠를 창출한다."라는 90대 9대 1의 법칙을 설파했습니다. 2006년쯤 화제가 되었던 이 법칙은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는 듯한 온라인 공간의 참여 불균등이 심화될 수 있음을 주장할 때 자주 인용됩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온라인 공간에서 90% 관망자를 긍정적으로 개입하게 만드는 것이 성공적 기업 온라인 마케팅이 되고, 부정적 이슈에 90% 관망자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안전한 온라인 위기관리의 핵심이 된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개인과 기업은 모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특정 목적을 가지고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대상 고객과 최초 목적대로 커뮤니케이션을 했고 오픈 된 온라인 공간에서 그 커뮤니케이션을 보고 있는 다른 고객들이 그대로 해석했다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있었다면 그 커뮤니케이션에 논란이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1:1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모두 ‘1:多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봐야 합니다. 기업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특정 고객도 중요하지만 오픈 된 공간에서 그 커뮤니케이션을 보고 있는 사람들인 불특정 다수를 위해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애코브 닐센 박사가 이야기하는 관망자이자 온라인에서 침묵하는 다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개입 여부에 따라 온라인 여론의 향배와 규모는 달라집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은 위기에 있어 같은 뿌리에서 자라나고 상호작용하며 협조적으로 활성화됩니다. 오프라인 위기와 온라인 위기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프라인 위기 없이 온라인에서만 발생하는 위기는 거의 없습니다. 나아가 온라인의 위기 확산과 증폭 없이 오프라인에서만 회자되는 위기도 목격하기 어렵습니다.

오프라인 이슈는 뿌리와 줄기이고 온라인 이슈는 민들레 꽃씨들입니다. 그 민들레 꽃씨들은 온라인을 완전히 오픈된 공간으로 인식하지 않고 사적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더 멀리 날아가고 더 강하게 자생합니다. 그래도 계속 온라인을 일기장으로 쓰시려면 자물쇠로 잠기는 일기장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