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내년 한국 ICT제조업이 성장둔화국면에 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ICT제조업에는 한국 수출의 선봉장인 반도체가 포함돼 있다.

ICT제조업 생산규모 증가율은 2017년 10.4%증가에서, 올해 전망치 3.0%증가에 이어 내년에는 1.5%대로 큰 폭 하향될 전망이다. 수출 증가율도 2017년 21.6%, 올해 16.0% 전망치에서 내년에는 1.8%증가로 급전 직하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 동안 수출을 이끌고 온 ICT제조업의 경기가 내년에 특히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응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경제주평 ‘2019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과 시사점’을 통해 ICT제조업을 포함한 국내 주요 산업을 전망했다. 국내 경제와 세계 경제는 성장 활력이 점차 약화되면서 경기 하강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국내 산업별로는 ICT, 석유화학, 기계에서 후퇴를, 건설과 자동차 철강에서 침체를 전망했다. 조선산업은 소폭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 내년 ICT제조업 전망. 출처=현대경제연구원

ICT·석유화학·기계...소폭 후퇴 가능성

현대경제연구원은 ICT분야에 대해 올해 반도체 호황이 있었다면서도 내년에는 올해만큼 성장을 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 부문의 강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생산과 출하가 증가하는 등 호황이 지속돼 스마트폰 부진과 디스플레이의 성장세 정체를 상쇄했다”면서도 “내년에는 스마트폰은 신제품 출시로 성장이 예상되지만 반도체는 수요둔화로 소폭 성장하고, 디스플레이 패널은 감소세 완화를 보이면서 성장세가 올해보다는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화학에 대해서는 “올해는 글로벌 경기 호조, 수출 단가 상승으로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최근 출하가 감소하고 재고가 확대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라면서 “내년에는 인도, 아세안(ASEAN)등 일부 신흥국 산업경기 호조세가 수출을 견인하겠지만 내수 부진과 중국 성장 둔화, 재고 손실 확대 등의 요인으로 후퇴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계부문에 대해서 연구원은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해외 건설 및 설비 투자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수 경제도 투자 부진이 이어지면서 경기가 둔화될 전망이다”면서 “다만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일반기계 수출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 대우조선해양 LNG운반선. 출처=대우조선해양

건설·자동차·철강은 침체 전망...조선은 회복 전망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건설업이 건설기성액이 감소세로 전환하고, 건설수주액은 감소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내년에는 공공기관 투자와 공공주택 확대 정책 등으로 공공부문 수주는 소폭 증가할 것이고, 부동산 규제 등으로 민간부문 수주는 둔화세 지속이 예상된다”고 평했다.

자동차 산업은 생산과 수출 감소가 예상됐다. 연구원은 “올해 자동차 산업은 상반기 한국GM사태, 건설경기 둔화에 따른 내수 부진과 주요국 경기 불안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침체였다”면서 “내년에도 세계 경제 회복세 약화, 수요 둔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생산과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저효과와 신차 출시효과 등으로 감소폭은 줄어들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철강산업에 대해서 연구원은 “올해 철강산업은 생산과 출하 감소가 지속되고 재고가 증가하는 등 산업 경기가 침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에도 국내 주요 산업 부진 등으로 철강재 내수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생산도 소폭 감소하는 등 경기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조선산업만 내년 유일하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신규 수주 증가세, 건조 단가 상승세 등으로 선박 수출이 반등할 것이라는 점이 이유다.

연구원은 “올해 조선업은 세계 경기 회복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에 유리한 선종들의 발주 증가 등으로 침체가 마무리되고 있다”면서 “내년 조선업은 신규 수주의 증가세 및 건조 단가의 상승세가 유지되고, 선박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개선 강도에 대해서는 “세계 경기와 유가 흐름이 혼조를 보이고, 그동안 장기 침체였음을 감안하면 개선 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내년 경기 하강국면 어떻게 대응을?

연구원은 내년 경기 하강국면에 대응하기 위한 5가지 제언도 전망과 함께 내놨다. 수출경쟁력 제고 노력, 산업 경쟁력 제고, 적극적 대외통상 정책, 건설업 선제 대응을 통한 연착륙, 신성장동력 위한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대외 리스크에 대한 적극 대응을 통해 수출 경기 회복세를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면서 “또 미국발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신 통상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외통상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어 “부동산 시장의 급랭으로 경기 냉각 우려가 있는 건설업에 대한 선제 대응을 통해 건설경기 연착륙에 주력해야 하고, 기존 주력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중장기 산업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