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익의 작업은 ‘자연’을 기억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의 근원에 대하여 “어릴 때 창호지를 바른 방문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문풍지가 우는 소리, 그 얇은 종이의 떨림과 부딪힘, 햇살에 비쳐진 격자 문틀의 직선적 그림자, 문틀 본체와 그림자의 미묘한 음영 관계와 빛의 투과를 느낄 수 있는 하얀 한지와의 조화”로 설명했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문종이 사이에 오려 붙인 꽃 모양이나 여러 형태의 기하학적 문양의 요철, 창호지에서 느껴지는 반투명의 느낌, 저편에 보일 듯이 들려오는 소음과 고요함의 진동”을 기억한다고 했다.

 

작가는 문풍지와 자연의 기억을 주목하고 우리들 기억 층 속에 이를 다시 각인 시키고 있다. 본능적이라 할 만한 이 어쩔 수 없는 기억은 전시에 의해 다시 공작되어 우리의 현재, 미래의 기억과 만난다.

 

작가(서양화가 송광익,송광익 화백,한지작가 송광익,한지추상화가 송광익,KOREA PAPER,宋光翼,지물(紙物),SONG KWANG IK,ARTIST SONG KWANG IK,ソン・グァンイック)의 혁신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재배열되지만 기본적인 차원과 태도를 통하여 ‘원래의 자연을 대하듯’사건 기억으로 제안된다.

▲ 송광익 화백

우리는 어쩔 수 없는 기억의 자율성, 아주 단순한 선의 울림과 노동의 흔적에서 ‘자연’에 관한 작가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우리는 세상의 끊임없는 변화를 꿰차는 고요하고 미묘한 긴장을 기억하게 된다.

△글=정종구/봉산문화회관 전시기획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