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클라이막스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 출처= 네이버 영화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20대 젊은 청년들부터 30대~40대 이상 직장인들 사이에서 전설의 록 밴드 ‘퀸’의 노래 다시듣기 열기가 뜨겁다. 이는 퀸의 보컬 故프레디 머큐리(1946.9.5.~1991.11.24)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제작사인 20세기 폭스 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의 제작비는 5200만달러(약 587억원)으로 많게는 수 천 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헐리웃 블록버스터에 비하면 ‘저예산’ 영화에 가깝다. 모든 사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 상영되는 대부분의 헐리웃 영화들의 흥행은 제작비와 비례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헤미안 랩소디>는 지난달 31일 개봉한 이후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상영되는 약 2주 동안 흥행 상위권에 계속 머물렀고 개봉 2주 만인 지난 13일 국내 관객 2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라이브 에이드(Live Aid) 공연 장면은 많은 관객들에게 큰 감격을 선사했다. 이에 관객들은 실제 공연장에 온 것처럼 퀸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를 원했고, 극장들은 아예 극중 공연 장면의 노래를 관객들이 따라 부를 수 있는 싱어롱(Sing Along) 상영관을 별도로 마련하기도 했다. 

▲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감명을 받은 관객들이 퀸의 노래들로 채운 음악 플레이리스트 SNS 인증샷. 출처= SNS

영화의 흥행은 음원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퀸의 노래들은 다시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보헤미안 랩소디> 개봉 후 영화의 OST 앨범은 미국 빌보트 음악 차트 3위에 올랐는데, 이는 1980년 발매된 퀸의 음반 <THE GAME>이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5주 동안 1위를 한 후에 퀸의 앨범이 오른 가장 높은 순위로 기록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최대규모 음악사이트 멜론의 팝 차트에서 퀸의 노래 ‘Bohemian Rhasody’는 인기 순위 2위까지 올랐고, 온라인 음반판매 사이트 YES24와 인터파크에서는 OST 부문 1위에 퀸의 이름이 올랐다.

일련의 신드롬에 대해 김경진 팝칼럼니스트는 “프레디 머큐리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한 요소가 많은데, 여기에 영화 <보헤미안 햅소디>는 음악과 그의 굴곡진 삶을 잘 결합시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70~80년대 퀸이 추구했던 음악적 장르의 다양성이 다소 특정 장르나 혹은 특정 세대에 편중된 국내 음악시장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퀸의 팬이었던 직장인 홍성진 씨(40세, 가명)는 “비슷비슷한 멜로디나 군무, 혹은 아이돌 그룹의 앙증맞은 포즈 등으로 일부 세대나 일부 장르에 치우친 국내 음악 생태계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의 갈증이 터져나온 것 같다”면서 “퀸의 음악을 직접적으로 접하지 않았던 20대 청년들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관람하고 그들의 노래에 열광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설의 뮤지션 프레디 머큐리가 사후 약 27년 만에 다시 우리를 찾아와 모두의 마음을 울리기 시작했다. 청년들에게는 과거로부터 온 신선함을, 장년들에게는 학창시절의 카세트테이프로 듣던 아련한 추억들이 살아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