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단서> 존 나이스비트·도리스 나이스비트 지음, 우진하 옮김, 부키 펴냄

 

[이코노믹리뷰=최혜빈 기자] 저자 존 나이스비트는 앨빈 토플러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래학자다. 그는 지난 1982년 <메가트렌드>를 썼는데, 이 책에서 21세기를 상세하게 예측한 바 있다. 80년대에는 웹이라는 개념이 막 생겨난 시기인데, 그때 저자는 기존의 산업 사회가 정보 사회로 바뀌고 기술과 인간성의 조화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런 변화가 세계화의 심화, 산업 요충지의 변동과 그에 따른 불균형, 개성과 다양성의 강조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모두 현재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뛰어난 업적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의 단서>는 이후 그가 연구를 지속하면서 변화들을 더 구체적으로 살피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발전에 주목한 결과물이다. 그는 “지금이 15세기 르네상스에 버금가는 대변혁의 시기”라고 단언하는데, 그 이유는 “정보화와 세계화가 깊어져 그 진정한 의미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이른바 ‘새로운 르네상스’는 ‘한 나라의 정치·경제 체제는 물론 국제 질서 전체가 변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4차산업혁명을 위시한 기술혁신에 대해 설명하는 저자는 이것이 전 세계 국제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라고 말한다. “해킹할 수 없는 안전한 통신이 가능한 양자 통신 위성을 발사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중국은 큐비트 기반의 통신 방식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면서 중국의 성장에 주목해야 하며, 이외에 글로벌 서던 벨트라고 불리는 아시아·남아메리카 역시 새로운 기술과 적극적인 투자의 힘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짚는다.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컴퓨팅·사물인터넷·로봇·블록체인 등의 현재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기술과 3D 프린팅·큐비트·양자컴퓨터 등이 합쳐지면 우리의 일상과 산업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첨단 디지털 기술이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는 두려움 대신 이를 적극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아는 인력을 만들어내는 데 투자하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산업에서 새로운 산업으로 옮겨가는 것 자체다.

더불어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여론을 조작하기가 쉬워지면서, 그는 일자리보다 정치에 대해 더욱 우려하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개인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기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는 우리 앞에 산적한 수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만 너무 몰두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상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게 되어 오히려 노력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고, 문제의 해결이란 사실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려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의 부제는 ‘글로벌 메가트렌드 최종 결정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