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연구개발(R&D)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인위적인 추가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이상적인 조선소의 규모로는 연매출 7~8조원대의 조선소를 꼽았다.

정 사장은 15일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강당에서 열린 올해 2번째 기자간담회에서 인력 구조조정 등을 포함한 대우조선해양 관련 이슈들에 대해 답했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가운데)이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구조조정을 위한 구조조정은 바람직하지 않아

정 사장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정 사장은 “구조조정을 위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이고 하더라도 회사가 견실해지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면서 “인력 구조조정은 매출 규모와 생산량 등을 보고서 종합적으로 결정하는데 자구안 제출 당시 2016년과 현재의 상황이 매우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했던 매출규모와 생산량을 올해 훨씬 상회했기 때문에 인력 구조조정은 상황에 따라서 업데이트할 수 있는 유연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R&D)인력은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사장은 “현재 회사가 수주와 생산 측면에서 외형적으로는 정상화되고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인적역량에 대해 상당한 걱정이 있다”면서 “특히 R&D인력이 회사를 많이 떠나서 지속가능한 성장에 의문이 드는 만큼 시급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박도 자동차가 바뀌어 가는 것처럼 많이 바뀌고 있다”면서 “황산, 질소, 이산화탄소와 같은 오염물질 규제가 날로 바뀌기 때문에 선박의 에너지원에 대해서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선도적인 선박 제조사의 위치를 유지하려면 현재 인력으로는 조금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 대우조선해야 LNG 운반선. 출처=대우조선해양

연매출 7~8조원의 ‘작고 단단한 회사’ 목표

정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을 작지만 단단한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정 회장은 “2015년에 회사 매출이 15조원 정도였는데 적자가 많아졌고, 2006년도에 매출 7~8조원 이었을 때 회사 효율이 가장 좋았던 시절로 평가한다”면서 “점진적으로 매출이 줄고 있고 내년에는 7조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강점을 보이는 LNG운반선에서는 선도기업의 면모를 내년에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근 대우조선해양 상무는 “LNG선은 기본적으로 LNG수요가 중국서 크게 늘어 세계 1위의 수요국이 됐고, 미국이 셰일가스를 생산하면서 주로 아시아국가로 수출을 하다 보니 LNG운반선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LNG선 시황을 밝게 보고, 내년에도 발주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수주잔량 2년치는 확보돼

정 사장은 수주잔량도 조선소로는 가장 이상적인 2년 반정도 물량은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현재 수주잔량은 전 세계 단일 조선소로는 가장 많다”면서 “선박은 2020년 하반기까지는 물량이 있고 현재 2021년 상반기 물량을 수주받고 있다. 해양 플랜트는 카자흐스탄 TCO프로젝트 1개가 남아 있고, 현재 ‘로즈뱅크’ 프로젝트는 수주전에 참여 중이다. 러시아 야말 2차 프로젝트 수주전은 현재는 답보 상태라고 정 사장은 설명했다.

정 사장은 “해양플랜트는 발주를 줄 수 있는 고객이 선박의 10분의1 수준인 10개 정도라고 보면 되는데 이런 속성 때문에 해양부문은 단 1개의 프로젝트가 실패하게 되면 대체 프로젝트를 찾기가 힘들다”면서 “일감 연속성 유지가 힘든 것이 해양프로젝트인만큼 해양 부문의 인력을 일감이 없을 때는 상선이나 특수선 분야로 보내 다기능화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환자로 비유하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재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재무쪽과 생산쪽에서 안정을 되찾고 있는 만큼 지지해준 국민과 투자자, 채권단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초심을 잃지 않고 3년 간의 노력을 밑거름으로 작지만 탄탄한 회사로 거듭나 국가경제에도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정 사장은 일각에서 지적하는 13조원 혈세 지원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피력했다. 정 사장은 “1차로 4조 2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받고 이후 2017년에 2차로 2조 9000억원의 신용한도를 제공받았다”면서 “4조 2000억원 중 3조 6000억원은 출자전환 및 유상증자에 사용했고 나머지 6000억원을 차입금으로 사용했고, 2조 9000억원 중에는 3500억원만을 빌려 사용해 실제 차입금은 1조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 대우조선해양 2018년 3분기 실적. 출처=대우조선해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