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올 상반기 저축은행의 사모사채 투자 증가와 지역 불균형으로 시장리스크와 신용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저축은행이 보유한 사모사채의 25%가 투자 최하위 등급인 BBB에 몰려있으며, 투자부적격 등급과 무등급도 45.3% 차지하고 있어 신용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금융리스크리뷰에 따르면 사모사채 투자규모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수도권 저축은행과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순이익 격차가 4배나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저축은행 사모사채 보유현황. 출처=한국금융연구원

저축은행의 사모사채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저축은행의 사모사채 투자 규모는 1조6077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에서 개인사업자대출을 뺀 법인대출(19조5775억원)의 8.21%를 차지한다.

저축은행은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고금리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률 상향 등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조치에 따라 대체 수익원 확보를 위해 법인대출은 확대해 왔다.

2016년 말 법인대출액이 16조5733억원에서 지난해 18조6370억원으로 13% 증가했으며, 올해 상반기 19조577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대비 11% 증가했다.

이와 함께 사모사채 규모와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2016년 말 사모사채 잔액은 1조2594억원에서 지난해 1조5362억원으로 22% 늘어났다. 법인대출액 중 사모사채의 비중은 2016년 7.6%에서 지난해 8.2%, 올해 상반기도 8.2%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보유 사모사채의 평균만기는 4년 4개월로 일반대출의 평균만기 3년1개월과 예금 평균 만기 1년 3개월에 비해 장기다. 사모사채 평균만기에서 예금 평균만기를 뺀 만기갭 값이 양수로, 시장 금리 상승 시 수익성 하락 위험이 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이 보유한 사모사채의 25%가 투자적격등급의 최하위 등급인 BBB등급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부적격 등급(BB등급 이하)과 무등급도 14%, 31.3%로 신용위험도가 높은 수준이다. 일부 저축은행은 사모사채가 법인 대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등 편중리스크도 나타나고 있다.

서정석 팀장은 “저축은행은 시장금리 상승, 경기 악화 등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사모사채의 시장리스크와 신용리스크 등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하위 신용등급의 편중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수도권-비수도권 저축은행 수익성 비교. 출처=한국금융연구원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순이익과 자산은 증가추세지만, 수도권 저축은행과 비수도권 저축은행의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79개 저축은행 중 수도권 저축은행 42개사의 순이익은 총 45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3473억원보다 30.2% 늘어났다. 비수도권 저축은행 37개사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447억원에서 올 상반기 1062억원으로 26.6%감소했다.

자산성장률도 수도권 저축은행은 16.9%증가한 반면 비수도권 저축은행은 13.9% 증가하는데 그쳤다.

▲ 영업구역별 저축은행 재무비율 현황. 출처=예금보험공사 홈페이지

올해 6월 기준 전체 저축은행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71억원이다. 이 중 서울소재 23개 저축은행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133억원으로 전체평균과 두배 가까이 차이를 보인다. 대구·경북·강원 소재 11개사 평균 당기순이익은 14억원으로 가장 낮았으며, 비수도권 저축은행은 모두 평균 당기 순이익이 50억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인천 저축은행의 평균 당기순이익은 78억원으로, 수도권 소재 저축은행만 전체 평균 순이익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서정석 경영분석팀장은 “비수도권 저축은행은 지역경기 침체 상황에 대응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규수익원 발굴과 성장기반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