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공사 캐피탈사 PF대출 익스포저 (2018.03말 기준)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국내 상위 10개 시공사의 캐피탈사 PF대출 익스포저 규모가 3조3000억원으로 전체 5조5000억원의 60%로 쏠림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0개건설사의 신용등급이 대부분 높고 분양률이 높지만 향후 시장 방향에 따른 신인도 추이는 대출 집중으로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기업평가 ‘캐피탈사 부동산PF대출 리스크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캐피탈사 PF대출 5조5000억원 가운데 60%에 해당하는 3조3000억원이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기준 상위 10개 시공사에 집중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건설사들은 지난해 6월말 기준 캐피탈사 PF대출에서도 익스포저 기준 상위 10위 이내에 포함된 업체들이다. 캐피탈사 PF대출 익스포저는 시공사가 직접 대출을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시행사 등이 캐피탈사로부터 PF대출을 할 경우 신용보강이나 책임준공 형태로 연관된 것으로 위험 노출액이라고도 표현한다,

세부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사는 포스코건설로 이 건설사의 캐피탈사 PF대출 규모는 5989억원에 달한다. 이어 현대건설(4917억원), 롯데건설(4911억원), 대림산업(3815억원), 효성중공업(2986억원), 현대엔지니어링(2940억원), 대우건설(2148억원), GS건설(21940억원), HDC현대산업개발(1847억원), SK건설(1839억원) 등 순이다.

시공능력 1~10위에 속해있는 시공사들의 신용등급은 전체의 40.5%가 A등급, 14.2%가 AA등급으로 시공능력과 신용등급이 대체로 비례하고 있다. 11~30위 권 시공사는 BBB등급이 전체의 5.5%로 가장 많았으며 A등급이 전체 2.1% 수준, 투기등급과 무등급에 각각 0.2%, 1.2% 존재하기도 했다.

익스포저 기준 상위 11~20위에 속하는 시공사 관련 PF대출 비중은 10%수준으로 5470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 신용등급이 무등급인 곳이 2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BBB등급이 60%, A등급이 19%로 분석됐다.

상위 21~30위에 속하는 시공사 관련 PF대출 비중은 약 7%(3865억원)로 이 중 신용등급이 BBB급인 곳은 38%, 투기등급 21%, 무등급 41%를 차지했다. 익스포저 기준 상위 11~30위에 속하는 시공사의 83%는 시공능력 80위 이내에 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시공사의 캐피탈사 PF대출 익스포저 규모가 늘어났지만 이것이 건설사 신용등급 상에 문제를 일으킬 만한 부분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한국기업평가 박광식 평가전문위원은 “건설사들의 캐피탈사 PF대출 익스포저는 실제 돈을 대출하는 거이 아닌 책임준공 형태로 하는 계약이기 때문에 유동성의 제약이 생기거나 자금조달이 필요한 것은 아니기에 신용평가상 의미를 언급하기가 어렵다”면서 “신용보강의 경우 과거에는 공사가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으면 공사 물량을 떠안아야했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당장 지출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에 고려할 사항으로 보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공사 등의 신용보강과 책임준공이 제공되고 있는데다 업체 전반적으로 신용등급이 우수하고 공정률에 비해 분양률이 저조한 PF대출 비중이 낮아 캐피탈사 PF대출 리스크 역시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PF대출 리스크를 판단하는데 있어 첫 번째 기준은 신용보강 제공 여부이다. 신용보강이 제공된 PF대출은 분양과 준공리스크가 아닌 신용보강제공업체의 신용리스크에 노출되는데 같은 업체의 신용등급이 A급 이상인 경우 해당 PF대출은 신용리스크가 낮게 된다.

이에 비춰 봤을 경우 상위 10개 시공사는 절반가까이가 신용등급이 A등급 이상이기 때문에 캐피탈사 PF대출 익스포저 규모가 많다고 해도 신용리스크는 낮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신용등급이 A등급 미만이라고 해도 분양률이 80% 이상일 경우 분양이나 준공 리스트가 낮게 된다.

현재 분양률이 80% 이상인 PF대출 비중은 52.4%로 지난해 6월말 대비 8.5%포인트가 감소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PF대출에 내재된 분양리스크는 크지 않은 수준으로 바라봤다. 올 3월말 기준 분양률 60~80%인 곳의 비중이 지난해 6월말 대비 2.2%포인트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분양률 40~60%인 곳도 같은기간 대비 6.3%포인트가 증가해 결과적으로 분양률 40~80%인 PF대출 비중이 8.5%포인트가 늘어났다. 결국 80%이상인 분양률 비중은 다소 감소했지만 그 이하 수준의 분양률은 증가세 분양률 하락 자체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분양률이 80% 아래라고 해도 시간 경과에 따라 할인분양이나 분양대행사 교제 등으로 분양률 제고 가능성이 있고 PF사업 초기단계에 대출을 실행하고 경과시간이 짧은 경우 본격적인 분양에 착수하지 않았을 개연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PF대출 60%가 익스포저 기준 상위 10개 시공사에 집중되어있는 만큼 시공사 관련 신용집중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란 분석도 이어졌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소수 시공사에 PF대출이 집중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관련 시공사의 신인도 추이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