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스칼 라피(Pascal Raffy) 보베 회장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출처=GPHG

[이코노믹리뷰=김수진 기자] 지난 9일 스위스 시계 브랜드 보베(Bovet)의 레시탈 22 그랑 레시탈(Récital 22 Grand Récital)이 2018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rand Prix d'Horlogerie de Genève, GPHG) 최고상인 애귀유 도르(Aiguille d’Or)를 수상했다. 시계 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는 가장 명망 높은 시계 경연 대회다. 해마다 11월 스위스 제네바 레만 극장에서 열리며 애귀유 도르를 비롯해 남성 시계, 여성 시계, 주얼리 시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최고의 시계를 선정해 수상하고 있다.

 

프랑스어로 ‘황금 시곗바늘’을 뜻하는 애귀유 도르(Aiguille d’Or)는 세계 곳곳에서 모인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그 해 최고의 시계에 주어진다. 앞서 언급했듯 올해는 보베의 레시탈 22 그랑 레시탈이 애귀유 도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기운을 뽐내는 레시탈 22 그랑 레시탈은 열 가지가 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 투르비옹, 퍼페추얼 캘린더,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레시탈 22 그랑 레시탈. 출처=보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역시 시계 위쪽에 자리한 지구 모양이다. 보베의 시계 장인들이 손으로 하나하나 그려 만든 반구는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낸다. 소용돌이치는 구름과 짙푸른 바다, 사막과 산지가 구분되는 육지가 너무나도 정교하게 묘사돼있기 때문. 반구는 하루에 한 바퀴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이때 반구 바깥쪽의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반구와 투르비옹 사이 티타늄 소재 핸즈를 사용해 ‘시’를 확인할 수 있다.

 

▲ 지구, 해, 달을 한몸에 담은 레시탈 22 그랑 레시탈. 출처=보베

‘분’이 궁금하면 시선을 왼편으로 옮기면 된다. 부채꼴 모양 창에 0부터 60까지 적혀진 레트로그레이드 미닛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파란색 분침이 1분에 한 눈금씩 움직이며 분을 알려주고 60분이 되면 순식간에 분침이 0으로 돌아가 시계에 역동적인 분위기를 더해준다. 레트로그레이드 미닛 반대편에 자리한 또 다른 부채꼴 창은 시계의 잔여 동력을 알려주는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다. 인디케이터에 적혀진 대로 레시탈 22 그랑 레시탈은 최대 9일의 넉넉한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 시계 6시 방향에 태양 모양 투르비옹이 장착돼 있다. 출처=보베

반구 옆에 달려 있는 동그란 달은 29.53일을 주기로 회전하며 하늘 위 달의 모습을 보여주고 반구 아래 위치한 투르비옹엔 황금색 태양 무늬가 장식돼 있어 시선을 가둔다. 투르비옹은 중력으로 인한 오차를 상쇄해주는 장치로 가장 까다로운 시계 제조 기술 중 하나로 손꼽힌다. 투르비옹 왼편에선 날짜 창을 확인할 수 있다. 날짜 창은 양면으로 제작돼 있어 시계 뒷면에서도 날짜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시계 뒷면엔 월, 날짜, 윤년 주기 창 또한 탑재돼 있다.

 

▲ 레시탈 22 그랑 레시탈의 백 케이스. 출처=보베

보베의 레시탈 22 그랑 레시탈은 직경 46.3mm의 레드 골드 케이스와 악어가죽 스트랩, 매뉴얼 와인딩 무브먼트를 장착했고 전 세계 60점 한정 제작한다. 반구 디자인은 주문자의 요청에 따라 변경 가능하다. 주문자가 원하는 대륙이 매일 정오에 반구 중앙에 위치하도록 디자인해주는 것. 보베의 섬세한 고객 서비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시계의 가격은 468,500스위스프랑으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5억 2천만원이다. 과연 남다른 클래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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