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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韓, 넷플릭스에게 은혜의 땅?아시아 시장 진출 교두보..콘텐츠 전략 눈길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OTT 사업자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부터 LG유플러스에 콘텐츠를 단독으로 제공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며 IPTV 부문 단독 파트너십 계약에 따라 국내 IPTV중에서는 LG유플러스에서만 넷플릭스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U+tv 이용 고객들은 국내 자체제작 넷플릭스 콘텐츠는 물론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 오리지널 시리즈와 해외 콘텐츠인 미드, 영드 일드, 영화, 다큐멘터리까지 IPTV 대형 화면에서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넷플릭스의 광폭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특히 한국을 교두보로 삼은 콘텐츠, 플랫폼 합동전략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가 만났다. 출처=LG유플러스

글로벌 시장 수세..."활로 필요하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시장 진출 후 부침을 거듭하기는 했으나 어느정도 준수한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넷플릭스는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40억달러,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한 4억28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신규 가입자도 696만명을 기록, 글로벌 가입자 수 1억2700만명을 돌파했다. 홈 그라운드인 미국에서 신규 증가한 가입자만 109만명을 기록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콘텐츠 전략이 주효했다. 실제로 3분기 기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총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5%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키워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콘텐츠 수급을 발굴해 글로벌 전략을 펼치는 로드맵이 성공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미래 불확실성이다. 넷플릭스의 승승장구가 이어지고 있으나 성장 전망을 두고는 이견이 갈린다. 업계에서는 '어렵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당장 가입자 증가수가 예전만큼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3분기 신규 가입자 비중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유난히 큰 대목도 성장 한계론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인도 OTT 시장을 보면, 현지 업체인 핫스타의 3분기 점유율은 70%에 육박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5%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1.4%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8억5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적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엿보인다.

무엇보다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이 불안요소다. 골드만삭스는 21세기 폭스의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디즈니가 내년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면 넷플릭스를 능가할 것이라고 봤다. 이미 윤곽은 나왔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대항할 신규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의 존재를 공개하며 내년 넷플릭스와의 한 판 승부를 예고했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제공되는 콘텐츠를 전부 출시한 후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을 중심으로 통합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야망을 숨기고 있고 있다.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로 넷플릭스의 강점을 카피하며 넷플릭스 이상의 존재감을 보인다는 각오다. 디즈니가 폭스 인수를 통해 확보한 훌루 지분 60%를 확보한 대목도 넷플릭스에게는 위협이다.

전통의 경쟁자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프라인 극장 체인과의 연결을 통해 확실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AT&T도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6월 인수한 타임워너를 활용해 내년 4분기부터 서비스를 출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에만 10억달러를 투자해 24개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애플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업계에서 최근 넷플릭스가 3개의 요금제와 별도로 1개의 저가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유도, 결국 위기 극복을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하고 있다.

   
▲ 넷플릭스의 전략이 눈길을 끈다. 출처=넷플릭스

아시아 시장으로...한국 잡아라
글로벌 플랫폼 비즈니스를 추구하기 시작한 넷플릭스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아시아 시장을 선정한 가운데, 한국을 콘텐츠 전진 기지로 삼아 눈길을 끈다.

넷플릭스는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 전 일본에 진출했으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넷플릭스는 단순한 가입자 확보전으로는 유료방송의 반격, 특유의 문화 코드에 따른 현지의 반감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교훈을 얻었다. 미국 유료방송 시장을 휘감았던 코드커팅이나, 단순 콘텐츠 전략으로는 가입자 쟁탈전에서 쉽게 이길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뜻이다.

교훈을 얻은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행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가 IPTV 등 유료방송 업체들에게 위협이 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넷플릭스는 대신 가입자 쟁탈전을 넘어 콘텐츠 수급전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500억원의 자금을 풀어 2017년 영화 <옥자>는 물론 올해 <범인은 바로 너>와 <라바 아일랜드> 등을 연이어 제작지원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시 와츠 넥스트: 아시아' 행사를 통해 한국 드라마 <킹덤>을 공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단순 가입자 쟁탈전을 벌이기보다, 국내의 우수한 콘텐츠 인프라를 직접 공략하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기존 국내 미디어 시장에서 플랫폼에 비해 '을'에 불과하던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아무런 간섭이 없는 콘텐츠 제작 지원'이라는 당근을 주며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 국내 지상파의 불만도 넷플릭스의 이러한 파격적인 콘텐츠 제작자 우대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한류 열풍에 기대어 아시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함이다. 우선 아시아 시장은 넷플릭스에게 '성장의 여백이 큰 시장'이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48%, 유럽에서 45%의 점유율을 가진 반면 아시아에서는 10%의 점유율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한류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가진 국내 콘텐츠를 제작, 이를 아시아 시장 공략의 전진시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을'의 지위에서 벗어나 완벽에 가까운 제작 자율성을 보장받으며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을'의 설움을 받으며 콘텐츠를 제작해도 약탈적인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과실을 빼앗겼다면 넷플릭스와 만나는 순간 막대한 자금과 제작 자율성, 여기에 자기의 콘텐츠를 글로벌 플랫폼의 넷플릭스에 태울 수 있는 기회까지 가지게 된다.

   
▲ 넷플릭스의 전략이 눈길을 끈다. 출처=넷플릭스

플랜B도 리스크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이라는 한류 콘텐츠 허브를 기점으로 새로운 아시아 시장 진출에 나서는 등 획기적인 전략을 보여주고 있으나, 여전히 큰 틀에서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경쟁자들의 등장을 비롯해 각 국의 규제 흐름이 심상치않다.

넷플릭스의 침공이 빨라지자 각 국은 방어전에 돌입하고 있다. 구글에 천문학적인 과징금을 매기며 반 실리콘밸리 정서가 강한 유럽연합은 최근 넷플릭스나 아마존 등 콘텐츠 기업에게 현지에서 제작하거나 투자한 콘텐츠 비중을 30%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는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일부 나라에서는 넷플릭스가 현지에서 거두는 수익의 2%를 세금으로 납부하야 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이 '개인정보 보호규정'(GDPR)을 마련해 넷플릭스를 포함한 미국 ICT 플랫폼 콘텐츠 기업의 진격을 저지할 대책을 마련한 지점도 리스크다.

국내도 넷플릭스 경계령이 내려졌다. LG유플러스가 IPTV를 중심으로 넷플릭스와 손을 잡자 '시장의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며, 지상파 방송사들은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공략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에서는 넷플릭스도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내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한편, 통합 방송법 제정 정국에서 UCC 사업자와 함께 넷플릭스도 법안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로이모건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12년 영국에 진출해 현재 83%의 OTT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문화적 콧대가 높은 프랑스에서도 68%의 점유율로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각 국의 위기의식을 자극했다는 평가다.

더 근원적인 리스크는 넷플릭스와 주류 영화계의 충돌에서도 찾을 수 있다. 넷플릭스 영화로 분류되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가 제75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자 유럽 영화인들까지 강력히 비판하는 분위기도 연출됐으며, 국내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도 보이콧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러한 충돌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이 탄력을 받으며 상당히 오래된 논란이 됐지만, 여전히 골치거리다.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11.14  15: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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