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공식화했다. 글로벌 OTT 업체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16일부터 제공하는 한편, 대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편에 나선다고 14일 발표했다. 5G 상용화 정국에서 중국 화웨이와 협력해 판을 흔들려는 시도에 이어, 미디어 영역에서 넷플릭스와 연대해 일발역전을 노린다는 전략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시나리오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가 손을 잡는다. 출처=LG유플러스

넷플릭스와 손..공격적인 UI 개편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며 IPTV 부문 단독 파트너십 계약에 따라 국내 IPTV중에서는 LG유플러스에서만 넷플릭스 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U+tv 이용 고객들은 국내 자체제작 넷플릭스 콘텐츠는 물론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 오리지널 시리즈와 해외 콘텐츠인 미드, 영드 일드, 영화, 다큐멘터리까지 IPTV 대형 화면에서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 송구영 전무는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U+tv 이용고객들의 콘텐츠 선택권이 한층 확대된 데 의의가 크다”며 “아이들나라 서비스와 함께 U+tv의 젊은 브랜드 이미지 강화 및 IPTV 사업성장의 견인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셋톱 자동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IPTV에 서비스를 탑재해 원스톱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UHD2 셋톱 이용고객 107만명을 대상으로 넷플릭스를 우선 제공하고 추후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넷플릭스 아시아 태평양 사업 개발 부문 토니 자메츠코프스키(Tony Zameczkowki) 부사장은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독창성을 보유한 한국 창작가들의 작품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의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의 넷플릭스가 국내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콘텐츠 수급이라는 전략으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분위기다.

LG유플러스는 모바일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넷플릭스 3개월 이용권 제공 프로모션을 IPTV 넷플릭스 론칭을 기념해 U+tv 이용 고객에까지 확대한다. LG유플러스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리모콘 바로가기 버튼을 통해 U+tv에서 가장 편리하게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 콘텐츠 수급에 이어 대대적인 UI 개편에도 나선다. 지난해 출시한 영유아 서비스 플랫폼 ‘아이들나라’ 등 핵심 서비스와 신규 콘텐츠의 특장점을 고객이 제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개별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한다. 한 화면에 VOD(영화/TV방송), 아이들나라, 넷플릭스, TV앱 메뉴를 각각 분리 표시해 리모콘 홈 키로 원하는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콘텐츠 내용을 시각화하는 한편 추천 기능도 대폭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변경된 UI는 12월 중 반영될 전망이다.

판 뒤집힐까
현재 유료방송 업계는 말 그대로 시계제로다.

IPTV 업계 1위 KT가 움직이고 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을 계기로 강력한 마케팅과 인수합병 카드를 동시에 꺼내들 조짐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전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중 특정 기업이 33.3% 이상 점유율을 가지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IPTV 1위 사업자이자 위성방송까지 보유한 KT의 전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31% 수준이며, 규제가 사라지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기민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넷플릭스와의 협력은 물론, 케이블 인수합병 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당장 SK텔레콤이 놓쳤던 CJ헬로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올해 초부터 한국거래소가 LG유플러스에 CJ헬로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할 정도로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설이 파다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7년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보고서 보면, IPTV 시장에서 KT는 20.21%, SK브로드밴드는 13.65%, LG유플러스는 10.89%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KT의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는 10.33%다. 케이블 플랫폼인 MSO는 CJ헬로가 13.10%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티브로드가 10.24%, 딜라이브가 6.54%, CMB와 현대HCN이 각각 4.93%와 4.28%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이 지점에서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협력해 케이블 인수합병까지 나서면 미디어 업계의 강력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문제는 시장의 혼탁함에 대한 지적에 있다. LG유플러스는 백도어 논란에 휘말린 화웨이와 5G 전송장비 계약을 체결하며 국민적 반감을 사고 있다. 이 지점에서 미국 OTT 기업인 넷플릭스와도 협력하며 국내 시장을 공략하려는 외국 기업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지상파, IPTV 업체들이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연합을 두고 "무리하게 계약을 진행해 업계 전반적인 협상력을 하락시키는 한편, 국내 미디어 시장의 외산화를 촉진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LG유플러스는 이를 두고 "고객들에게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이며, LG유플러스는 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LG유플러스 점유율은 10% 선에 불과하다. 넷플릭스와 협력한다고 다른 사업자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시장의 혼탁함이 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콘텐츠 수익 배분 9대1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으며 케이블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