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6년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인력 구조조정 계획도 함께 내놨다. 이들 조선3사는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데, 일부 조선사는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에서 추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3사의 추가 인력 구조조정의 강도는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전 세계 조선, 해양플랜트 시장이 현재보다 더 살아나야 인력 구조조정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조선3사 인력 구조조정 현황은?

조선업계의 맏형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6년 3조 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다. 자구안에는 투자 목적으로 보유 중인 증권 매각, 건물 매각, 사업부 분사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중 ‘임금 축소, 휴일·연장근로 폐지, 인력 조정, 비핵심업무 아웃소싱 등으로 8000억원 절감’에 인력 구조조정 내용이 들어가 있다.

당시 자구안에는 인력 조정이라는 말만 있었고 몇 명 규모로 인력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말은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약 3700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자구안 제출 전인 2014년부터 현대중공업은 선제적 구조조정을 시행해 왔고 2015년, 2016년, 올해 희망퇴직을 받았다”면서 “2015년과 2016년 사이에는 정년퇴직과 같은 자연 인력 감소를 제외하고 희망퇴직으로만 3000명을 구조조정 했고, 올해는 봄과 가을을 합쳐서 약 700여명을 구조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의 해양사업부문은 올해 6월 가동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강환구 사장은 “해양 프로젝트 수주전에 뛰어들었지만 생산성에 비해 턱없이 높은 원가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불가피하게 일감이 확보될 때까지 가동 중단에 들어갈 것이고, 가동 중단에 따른 조직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해양사업부문 유휴인력은 1200명 정도고 추가 희망퇴직 계획은 없다”면서 “현재 유휴인력들은 교육을 받고 있거나 작업장 정리 등의 작업을 하고 있고, 급여는 100% 전부 지급되고 있다”면서 “유휴인력이 휴직을 시작하게 되면 급여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도 2016년 판교R&D센터 매각, 가동 중단 잉여설비 용도 전환 및 임대 등이 포함된 1조 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다. 삼성중공업 자구안에도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조정이 들어가 있다. 감축 규모는 1만 4000여명의 인력을 2018년까지 약 30~40%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다. 30~40%수준의 인력 감축은 4200명에서 5600명의 인력 감축을 의미한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2016년 이후 현재까지 약 3700여명의 인력이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났다. 올해까지 계획한 인력 감축 목표와 비교하면 최소 500명에서 최대 1900명의 감축이 더 필요하다.

대우조선해양도 2016년에 총 5조 3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다. 자구안에는 국내외 자회사 매각, 도크 매각, 직영 인력 1만 3200여명을 2020년까지 20%이상 감축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인력 감축 목표에 따르면 2020년까지 2640명 이상을 감축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현재 인력 감축 목표는 초과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2015년과 비교해 봤을 때 현재 인력은 약 9900명 정도로 3000명 가까이 인력감축이 이뤄졌다”면서 “추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가운데)이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코노믹리뷰 김동규 기자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미묘한 시선

현재까지 이행된 인력 구조조정을 보면 조선3사는 목표치를 거의 이행했거나 초과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중공업만이 목표치보다 500명에서 1900명정도 미달했다. 삼성중공업은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맞지만 현재 구조조정 진행 상황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 “올해 한국 조선업체들이 수주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여전히 회사의 목표치에는 미달하고 있는 만큼 수주가 뒷받침돼야 인력 구조조정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조선부문은 발주물량이나 선가가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해양부문은 업황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다”면서 “최근 수주한 해양부문 일감 역시 5억달러 규모로 기존 해양일감의 10억~30억달러보다는 규모가 작은 만큼 해양부문 인력의 효율화를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반면 인력 구조조정 목표치를 달성한 대우조선해양은 인력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오히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014년 이후 4년 만에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재개했다. 채용 규모는 수십명에서 백여명 정도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4년 만의 채용 재개에 대해 “인력 단절에 따른 계층간 부조화를 막고,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채용을 실시한다”면서 “지난 3년간의 구조조정과 자구안 이행으로 회사는 차질 없이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왔고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배경 속에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1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구조조정 관련한 심각한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초 정 사장은 “하반기에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지만 현재 인력 구조조정이 목표치를 달성했고 회사 인력이 더 필요한 만큼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안은 간담회에서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성인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조선사의 인력 구조조정은 수주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데 수주가 많은데 인력이 부족하거나, 수주가 적은데 인력이 많은 ‘미스매칭’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미스매칭 기간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조선사들의 과제”라면서 “산업적 측면에서 보면 인력 유지를 해 시황이 개선되면 즉각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고 말했다.

홍 연구위원은 “그러나 현재 한국 조선사들이 재정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다”면서 “이런 이유에서 조선사 인력 구조조정에는 순차적 흐름 등 세부적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