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다시 시작된 미세먼지의 공습에 생활가전업체들이 바빠졌다. 새로운 공기청정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거나 아예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는 등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가을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시장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렌털시장의 큰 축으로 자리잡아 가고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장규모는 약1조5000억원, 올해는 2조원으로 예상된다. 판매물량은 지난해 140만대에서 올해 200만~250만대까지 커질 전망이다. 코리아센터가 운영하는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공기청정기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올 가을 초미세먼지 공습이 겨울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체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생활가전업체, 새로운 기능 추가한 신제품 연이어 출시
대유위니아는 지난 10월 '위니아 공기청정기' 신제품 4종을 출시했다. 실내 공기 상태를 측정하는 'PM 0.5 디지털 공기청정 센서'를 적용해 초미세먼지와 암모니아·아세트알데히드 등의 각종 유해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디지털 센서가 오염된 실내공기를 감지하면 공기청정기 전면과 후면으로 공기를 흡입한 후 3중 필터를 거쳐 깨끗한 공기가 상부 토출구를 통해 360도 전 방향으로 배출된다.

▲ 대유위니아의 '위니아 공기청정기' 제품. 출처=대유위니아

대유위니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장 규모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수요에 맞춰 용량대별 라인업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에어컨 업계 3위 캐리어에어컨은 지난 10월 '캐리어 클라윈드 공기청정기 에어원' 신제품 11종을 대거 출시하면서 공기청정기 시장에 진출했다. 에어컨 시장에서 쌓아온 공기역학기술을 접목해 시장 판도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이다. 기능 측면에서는 일본 파나소닉의 ‘나노이’ 기술을 적용해 제균 성능을 한층 강화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나노이는 일반 음이온보다 1000배 이상 많은 수분량을 함유하고 공기 중 바이러스균·가스 등을 억제한다. 캐리어에어컨의 ‘18단 에어컨트롤’ 기능을 공기청정기에 적용해 공기청정 바람을 18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은 나노이 기술을 탑재해 제균 성능을 강화한 것이 경쟁사 제품들과의 차별점이다”면서 “올해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고성능·고효율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제품군에서 입지를 구축해갈 것"고 말했다.

▲ 쿠쿠는 지난 10월 생활가전 전문브랜드 '인스퓨어'를 새롭게 론칭했다. 출처=쿠쿠

밥솥으로 잘 알려진 쿠쿠도 지난 10월 아예 생활가전 전문브랜드 '인스퓨어'를 새롭게 론칭했다. 기존 밥솥 브랜드에서 벗어나 공기청정기나 정수기 관련 전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방침이라는 쿠쿠 측의 설명이다. 인스퓨어 공기청정기는 실생활 속에서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동급 제품 대비 크기를 약 60% 줄이는 대신 항공기에 사용되는 모터를 탑재해 초고속 회전을 통한 안정적인 바람으로 공기청정 능력을 강화했다.

위협받는 기존 업체, 차별화 전략은?
코웨이는 지난 5월 의류관리기와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사계절 의류청정기'를 내놨다. 두 가지 기능을 합친 콘셉트로 소비자의 수요를 끌어모아 시장 우위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코웨이의 사계절 의류청정기는 2가지 기능을 한 번에 해결하기 때문에 공간 효율성이 높다. 제품 하단에 위치한 공간 케어 기능을 가동하면 공기청정기로 변신한다. 총 4단계 필터시스템이 실내공기를 청정하게 지켜주고 공간 제습시스템은 습기를 제거해 결로와 곰팡이로부터 옷을 보호해준다.

▲ 코웨이가 지난 5월 출시한 의류관리기와 공기청정기를 결합한 '사계절 의류청정기' 제품, 출처=코웨이

박용주 코웨이 마케팅본부장은 "의류관리기와 공기청정기를 각각 구입하는 대신 하나의 제품으로 의류 관리와 공간 청정을 한 번에 해결하는 혁신적인 콘셉트의 의류청정기 시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닉스는 미세먼지 전문 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SK텔레콤과 손잡았다. 위닉스는 지난 10월 위성위치추적(GPS) 기능을 탑재한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 '에어비'를 출시했다. 에어비는 SK텔레콤의 미세먼지 지도 서비스 '에브리에어'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미세먼지를 측정·기록·공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와 주변 공기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위닉스는 지난 10월 SK텔레콤 미세먼지 지도 서비스 ‘에브리에어’와 연동한 미세먼지 GPS 서비스 ‘에어비’를 출시했다. 출처=위닉스

위닉스 측은 "실내뿐 아니라 야외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실시간 측정이 가능한 에어비와 공기청정기를 묶은 패키지 판매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원웰스나 청호나이스도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원웰스는 지난달 맞춤형 필터를 특징으로 하는 신제품 공기청정기 ‘웰스 제트 블루’를 선보였다. 계절에 맞춰 개발된 '특화 필터'를 적용한 것이 차별점이다. 계절특성에 따라 미세먼지가 많은 봄에는 ‘초미세먼지 필터’를 꽃가루가 많은 가을에는 ‘알레르기 필터’를 여름·겨울에는 ‘탈취강화 필터’를 교체해 쓸 수 있다. ‘제트 순환’이라는 새로운 기능도 탑재해 주방에서 요리할 때 사용하면 공기정화에 수월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교원웰스가 지난 10월 출시한 ‘웰스 제트 블루 공기청정기’ 제품. 출처=교원웰스

청호나이스는 초고성능 ‘울파필터’을 적용한 제품부터 스마트폰 연동 사물인터넷(IoT) 공기청정기까지 제품군을 17종까지 확대했다. 또한 계열사인 MCM과 일본 도레이가 공기청정기에 들어가는 에어필터를 공동 제조·판매하기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이는 가정용 공기청정기 필터는 물론 자동차용 공기청정기 필터, 산업용 에어필터까지 개발하며 장기적으로 필터 관련 B2B 사업 점유율을 늘려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수 청호그룹 상무는 "MCM의 생산 기술력과 도레이의 첨단 시스템을 접목해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에어필터 등을 생산하고, MCM을 기술력 중심 회사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이슈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가전시장이다. 업계에서는 공기청정기 성수기를 10~11월부터 4~5월까지 보고 있다"면서 “성수기인 가을부터 판매량이 늘어남에 따라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