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개발·서비스 업체 펄어비스의 내년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증권가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해외 시장 진출에 따른 매출원 다각화와 게임 플랫폼 확장, CCP게임즈 인수를 통한 추가 IP 확보, 자체 개발 게임 개발 등에 따라 2019년에 보여줄 것이 많다는 평이다.

다만 올해 4분기에는 국내, 대만 지역 매출액 감소로인한 영향과 CCP게임즈 인수와 직원 채용 비용 등이 집계되며 전 분기 대비 다소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검은사막 모바일 이미지. 출처=펄어비스

매출원 늘리고 있는 검은사막 IP

펄어비스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올해 3분기 증권가 컨센서스를 상회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펄어비스는 이번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24% 늘어난 117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97% 늘어 603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은 검은사막 모바일이 견인했다. 펄어비스는 지난 2월 국내에 먼저 출시한 검사모를 대만, 홍콩, 마카오 등 해외지역에도 론칭하며 국내 매출 감소분을 상쇄했다. 이에 모바일 플랫폼 매출액은 직전 분기보다 늘었다.

아직 수출을 노릴 지역이 여럿 남아있다는 게 긍정 요소다. 펄어비스는 내년 1분기 검은사막 모바일 일본 출시를 시작으로 2분기 북미·유럽 지역으로 영역을 넓여갈 계획이다.

업계에서 검은사막 모바일의 해외 진출을 긍정적으로 보는 건 원작 PC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이 이미 대만, 북미·유럽 등 전 세계에서 흥행한 덕이다. 특히 국산 MMORPG가 북미·유럽 지역에서 흥행한 사례는 많지 않으므로 이 시장에서 성공했다는 점은 눈여겨볼만하다. 검은사막은 그 외에 러시아, 일본, 남아시아, 터키 등 전 세계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검은사막은 지난 8월 단행한 리마스터의 효과가 나타나며 장기흥행 가능성을 제시했다. 펄어비스 측은 이를 통해 복귀 유저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검은사막은 국내 출시 3년이 지났고, 현재까지 국내 누적 가입자 240만명, 글로벌 누적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플랫폼의 다각화도 시도하고 있다. 현재 펄어비스의 매출은 모바일이 절반 이상이고 그다음이 PC다. 최근 북미 시장을 노리고 콘솔 시장에 진입했다. 펄어비스는 이달 8일부터 12일(현지시각) 북미·유럽에 엑스박스를 통해 검은사막 오픈베타 서비스 했다. 반응이 긍정적이다. 출시 직후 기존 준비된 15대 서버가 포화되는 상황을 연출하며 펄어비스 측은 서버를 2배 늘린 30대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펄어비스에 따르면 이번 오픈베타 서비스의 사전예약자는 21만명을 기록했고 그 중 90%이상인 19만명이 테스트에 참가했다. 이용자들은 콘솔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을 잘 구현했다는 평이다. 

콘솔 플랫폼의 매출 비중은 아직 존재감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앞으로 북미·유럽 시장의 성과에 따라 타 지역의 콘솔 시장까지 확장 가능성이 점쳐질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투자 증권은 펄어비스의 올해 4분기 콘솔 매출을 112억원으로 추정했다. 

▲ CCP게임즈 이브온라인 이미지. 출처=펄어비스

검은사막 말고도 더 있다… CCP게임즈 인수와 자체 개발로 IP 확장

펄어비스는 지난 9월6일 이브(EVE) 온라인의 개발사인 CCP게임즈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2525억원이며, 오는 4분기 실적부터는 펄어비스 실적에 CCP게임즈가 연결 기준으로 편입될 예정이다.

CCP게임즈는 아이슬란드 게임 개발사이며 글로벌 히트작인 공상과학게임 이브 온라인을 지난 2003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CCP게임즈는 현재 PC 플랫폼으로는 FPS 게임 이브유니버스, 공상과학 MMO 오메가, 공상과학 MMO 이브차이나를 개발하고 있으며, 모바일에서 공상과학전략게임 이브워오브어텐션을 개발 중이다. 

이브차이나는 중국 개발사인 넷이즈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양사는 이 게임을 중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이브 온라인의 퍼블리셔가 넷이즈로 바뀌며 이브 온라인 중국 내 재출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중국 당국이 게임의 내자판호와 외자판호 모두를 일절 발급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불확실성은 안고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그동안 검은사막 IP 게임으로 성장해왔지만 한 가지 IP만 가지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약점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CCP인수 단행이 펄어비스에게 독이 될지 약이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펄어비스는 이번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CCP게임즈 인수를 통해 글로벌 최고 개발사가 되는 게 목표이며 CCP게임즈는 신작 개발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더 단단하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펄어비스는 자체개발작 PC MMO FPS 프로젝트K 와 모바일 캐주얼 MMO 프로젝트V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 증권가 펄어비스 매출액 전망. 출처=각 증권사
▲ 증권가 펄어비스 영업이익 전망. 출처=각 증권사

증권가 전망… 4분기는 주춤할 것이라는 의견도, 내년 기대감은 공통적

증권가에서는 펄어비스의 4분기 실적이 주춤할 것이라는 의견도 일부 나오지만, 내년 전망에 대한 긍정 기대감은 공통적인 분위기다. 

펄어비스 주가는 지난 8월말 25만원 선을 돌파한 후 하락세로 돌아섰고, 아직 이렇다 할 반등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12일엔 종가가 이전 거래일인 9일보다 10.27% 급락한 18만62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KB증권 이동률 애널리스트는 이날의 하락에 대해 “검은사막 모바일 매출 순위 하락에 따른 매출액 감소 가능성과 4분기 CCP게임즈 인수 관련 일회성 비용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판단된다” 면서도 이 정도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은사막 모바일은 국내 매출 감소 가능성은 있지만 다음해 1분기 일본을 시작으로 북미·유럽 지역 등 순차적 지역 확장이 예정돼 있어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 이문중, 이수민 애널리스트는 이번 4분기 CCP게임즈 인수 효과로 인수 관련 비용이 약 140억원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CCP게임즈 자체로도 손익분기점 수준을 영업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당장 이익 기여 효과도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브 IP의 신작이 출시되면 내년 또는 그다음 해부터는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 김민정 애널리스트는 “CCP게임즈는 이브온라인만으로 연간 800억원 수준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으며, 15년간 운영한 게임으로 안정적인 매출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어 “CCP게임즈 실적 반영으로 4분기에는 매출 200억원이 추가되는 효과가 발생하지만 CCP게임즈 인력 245명 추가와 인수 비용 발생 등으로 영업이익 기여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CCP게임즈의 PC온라인 신작 2종과 모바일 신작 2종 출시가 예정됐으므로 2019년에는 실적이 한 단계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KTB투자증권 이민아 애널리스트는 “4분기는 국내, 대만 모두 검은사막 모바일 매출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게임 출시 모멘텀도 부재할 전망”이라면서도 “2019년 1분기 검은사막 모바일 일본 출시와 2분기에는 북미·유럽, 동남아 출시 등으로 실적은 내년 2분기부터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