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은 자동차의 주행거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를 제작하는 배터리 제조사들은 항상 배터리의 용량을 높이는 것에 집중한다. 

소비자들도 주행거리가 긴 전기차를 선호한다. 예를 들어 1회 완충시 300km를 가는 자동차와 500km를 가는 자동차가 있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은 더 많은 주행거리를 낼 수 있는 배터리가 장착된 자동차로 갈 가능성이 커진다.

▲ 리튬이온배터리 개념도. 출처=삼성SDI

배터리 밀도는 어떻게 높이나?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의 4가지로 구성된다. 양극은 주로 리튬과 산소가 결합된 리튬산화물로 구성된다. 음극은 천연흑연으로 구성되고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이온만 통과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는 전해액이 존재한다.

배터리 밀도를 높여 더 높은 성능을 내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양극재의 밀도를 높여야 한다. 양극을 이루는 양극재(양극활물질)는 리튬과 금속성분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데 어떤 식으로 금속을 조합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밀도에서 차이가 나게 된다. 이런 이유에서 배터리 제조 비용 중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약40%정도로 가장 높다.

통상 양극재는 5가지 정도가 있다.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알루미늄(Al) 등을 조합해 만드는데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LMO(리튬망간산화물), LCO(리튬코발트산화물), LFP(리튬인산철)이 대표적인 양극재로 꼽힌다.

▲ 양극재별 특성. 자료=한국투자증권

금속 중 니켈은 에너지 밀도에 관여하고, 코발트와 망간은 안전성, 알루미늄은 출력 특성에 관여한다. 이런 이유에서 금속 조합 중 니켈 비중을 높이게 되면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주행거리를 높일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요즘 배터리 업계에서 이야기되는 NCM811의 경우 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80%, 10%, 10%를 의미하는데 이는 기존 NCM622보다 더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다.

니켈 코발트에 알루미늄을 섞어 만든 양극재인 NCA는 타 양극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출력이 높은 이유에서 소형 전지 시장에서 전동공구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주로 원통형 배터리에 많이 탑재되는 양극재로 알려져 있다.

삼성SDI의 대부분 원통형 배터리에는 NCA를 양극재로 활용한 배터리고, 테슬라도 원통형 배터리를 전기차 배터리로 사용하는데 대부분이 NCA양극재 배터리다.

▲ NCA양극재가 활용된 삼성SDI 원통형 배터리. 출처=삼성SDI

NCA 양극재 사용하는 이유는?

NCA 양극재를 배터리 업체들이 사용하는 이유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NCM811과 같이 니켈 함량을 높여 더 많은 에너지 용량을 구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망간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해 에너지 출력을 더 높이고 동시에 니켈 함량도 높인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NCM과 NCA의 안정성 측면에서 누가 더 우위에 있다고는 말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전기차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NCA가 NCM의 차이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진 것이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고 본다”면서 “관건은 니켈 함량을 높이게 되면 필연적으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를 적은 알루미늄이나 망간을 써서 안전하게 만드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관계자는 “NCA양극재는 NCM811과 비슷하다고 보고 있고, 용량이 크고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현재 NCA는 소형 IT제품이나 전동공구형 원통형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고 있을 만큼 확실한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NCA양극재는 현재 테슬라 모델S시리즈에 들어가는 원통형 배터리에 사용되는 양극재인 만큼 전기차 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재료”라고 덧붙였다.

NCA의 생산 난이도는 NCM보다 높다. NCM은 니켈 함량을 30%, 50%, 70%등으로 조절 가능하지만 NCA는 대부분이 니켈 함량이 80% 이상으로 높은 상태다. 니켈 함량이 높은 상태서 안전성을 담당하는 코발트나 망간의 비중을 줄이게 되면 상대적으로 안전성 구현에 높은 기술이 요구된다는 이유에서 생산 난이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NCA의 단점은 NCM에 비해 수명이 짧다는 것이다. 통상 니켈 함유량이 높아질수록 배터리 수명은 더 짧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양극재는 매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7년 31만톤 규모에서 2025년 341만톤 규모로 연평균 35%가량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양극재 시장에서는 그동안 주를 이뤘던 LCO 계열보다 대용량 2차전지에 적합한 3원계인 NCM, NCA와 4원계인 NCMA등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중대형 배터리 시장의 확대로 인해 2017년 이후 NCM의 수요는 평균 43.7%, NCA는 54.2%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체 중 NCA를 양극재로 적극활용하는 기업은 삼성SDI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NCA보다는 주로 NCM을 양극재로 활용한다. 

▲ 양극활물질 종류별 수요 전망. 출처=한국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