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제유가가 12일(현지시간)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은 전거래일에 비해 0.4%(0.26달러) 하락한 배럴당 59.9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1거래일 연속 하락세는 1984년 이후 34년 만에 최장 기록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월 인도분은 0.1%(0.6달러) 내린 배럴당 70.1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장이 열리는 중 산유국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소식에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하락세를 이어갔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이달 11일 OPEC회원국가 비OPEC 산유국의 장관급 회의에서 원유 생산량을 10월보다 하루 100만배럴 감산해야 한다는 기술적 분석에 동의한다면서 산유국끼리 합의는 안 됐지만, 계절 수요 둔화에 따라 사우디는 다음 달부터 하루 50만 배럴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는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이 감산을 결정했던 2016년 11월과 비슷한 상황이라면서 산유국들은 이란 경제제재 등 실현되지 않은 공급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최근 증산했다고 분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를 앞두고 이란산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이 한국, 중국, 일본, 인도, 이탈리아, 그리스, 대만, 터키 등 8개국에 이란 금수 조치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면서 공급 감소 예측은 사라졌다.

이들 8개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량의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을 제외한 경제제재로 감소하는 이란산 원유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바라건데(Hopefully), 사우디와 OPEC은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을 것이다. 유가는 공급에 기반을 두고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증산이 OPEC을 어렵게 한다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미국의 산유량이 사상 최대치인 하루 1160만배럴로 증가하고 2019년 1200만배럴 이상을 생산할 것으로 에상되는 가운데 OPEC이 셰일오일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OPEC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주에 연이어 보고서를 발표하고 원유 공급과 수요 전망을 제시할 예정이다.

유전 정보 서비스 기업인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미국 원유 생산량의 대리지표인 가동 중인 원유 채굴기 숫자는 전주보다 12개 증가한 886개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