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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기업이 묻고 컨설턴트가 답하다] 기업 위기관리 Q&A 175편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8.11.26  06:44:13

[기업의 질문]

“그동안 여러 위기유형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저희는 ‘그냥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제품 문제가 생겼다면 리콜해버리고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배상하면 되죠. 사과할 일이 있으면 하고요. 위기관리라는 게 그냥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그렇게 이야기하니 아주 간단해 보이기는 합니다. 위기관리라는 것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는 적절한 시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이야기할 것이 있습니다. 상당히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리콜이 그렇습니다. 평시에는 막연하게 문제가 있으면 리콜하면 된다는 생각을 기업이 합니다. 문제는 리콜에도 세부 실행 체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리콜에 대해서 공지하고 커뮤니케이션만 한다고 스스로 문제 제품이 리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리콜과 관련한 까다롭고, 고려 사항이 많은 부분들을 평시에 하나하나 챙겨 놓지 않으면, 항상 리콜 실행에 있어 여러 문제와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자칫 리콜 프로세스의 허술함으로 인해 더 큰 논란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냥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와 같은 적극적인 궁금증이 위기관리에는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소비자 피해로 인한 배상 건도 그렇습니다. 기업에서 예산이 넘쳐나 압도적 배상을 해주면서 문제를 해소할 수 있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겠습니다. 수십억에서 수백억이라도 쾌척할 수만 있다면 말이죠.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위기 시 대표이사도 그렇기 때문에 배상 대상과 금액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더하는 것이죠.

실무자 차원에서는 ‘위에서 결정하면 우리는 배상 관련 커뮤니케이션과 작업만 진행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사적 고민을 기반으로 할 때 배상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결정하고, 진행되어 ‘그냥 해버린다’는 수준의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배상에 있어서도 전략이나 방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누구에게 한정해서 어떤 취지와 동의를 공유해 가면서 얼마의 금액을 어떤 방식으로 배상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해야 하는 것입니다. 유사 사례들에 대한 벤치마킹도 있어야 하고, 유사한 피해가 재발되었을 때의 기준을 미리 감안하기도 해야 합니다. 그 외 여러 법적 부분들과 소비자 감정, 이해관계자 여론 등을 폭넓게 감안해야 하기도 합니다.

질문에서 얘기된 사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는 사과가 유행이 되어 자칫 어떤 위기가 발생해도 일단 사과 먼저 하고 보는 실행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과에 있어서도 전략적 사과의 방식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해관계자 대상에 대한 우선순위도 중요합니다.

사과를 한다 해도 언제 하는가, 누가 하는가, 누구에게 하는가, 어떤 형식으로 하는가, 어떤 메시지로 하는가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수백가지에 이릅니다. 상황과 여론의 변수에 따라 그 세부도 시시각각 변화해야 하는 것도 골칫거리입니다. 이 또한 ‘그냥 해버리면 된다’는 생각만으로는 절대 제대로 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이 위기관리’라 할 때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할 수 있도록 평시 준비하고, 연습하고, 실행 역량을 갖추는 것 없이는 위기관리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런 평시 노력들이야말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기관리는 평시에 하는 것이라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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