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유통과 제조업계 종사자들은 2019년 경기에 대해 어떻게 전망할까. 유통 전문지 리테일매거진의 설문에 따르면 ‘올해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현장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싸늘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으로는 ‘소비부진 고착화’를 꼽았고 유망업태로는 식품 배송몰이 선정됐다.

리테일매거진의 설문에 따르면, 유통·제조업계 종사자 중 65%가 2019년 소매경기는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부진의 고착화’가 내년 가장 우려되는 사항 1위로 꼽혔다. 업계 종사자 75%는 2019년 소매시장 성장률을 2~3%대로 예측했다. 비용절감과 사업구조 재편 등을 핵심 과제로 삼아 경영효율 개선에 주력할 방침으로 나타났다.

2019년 유망업태로 ‘식품 배송몰’이 1위에 선정된 가운데 유통업계 이목은 더 이상 오프라인이 아니라 이커머스 시장의 미래와 패권 경쟁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유통 성장률 2%대 전망

올해 소매경기 체감도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보다 ‘약간 안 좋다’라는 의견이 36.4%로 가장 많았다.  ‘훨씬 안 좋다’라는 의견이 30.7%를 차지해 전체 응답자 가운데 65% 이상이 부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소매시장 성장률에 대해 묻자 50.4%가 올해와 비교새 2%대 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3%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답변이 25.5%를 차지했다. 0%~1%대의 성장률로 밑바닥을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답변도 18.4%에 이르렀다. 최근 몇 년 간의 저성장 흐름을 막을 수 있는 반등 포인트를 찾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 결과다.

▲ 2019년 유통업계 소매시장 성장률 전망. 출처= 리테일매거진

최저임금발 고용 쇼크 · 무인화 확대

2019년 유통업계가 주목해야 할 핵심 이슈를 묻자 전체 응답자 가운데 25.4%가 ‘고용부진·경기위축에 따른 소비침체 지속’이 가장 우려된다고 답했다. 이어서 두 번째로 주목한 이슈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 수익 악화(18.7%)’다. 소매경기의 하방 압력을 가하는 주요요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통 혁신 과정에서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무인화’ 바람에도 주목하고 있다. 유통업계 무인 서비스 확산 흐름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 결과 42.4%가 ‘현재의 최저임금 인상 기조로 볼 때 무인점포의 상용화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무인화 기기 도입으로 ‘인건비 절감을 통한 수익 개선(13.6%)’과 ‘매장 직원의 단순 노동 업무 감축(9.7%)’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65% 이상이 무인화 트렌드를 지지한 셈이다. 무인매장은 비용절감이 시급한 기업 입장과 맞아 떨어져 거부할 수 없는 추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 무인 스터디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있는 고객. 사진= 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온라인 vs 오프라인 강자의 경쟁

이커머스 시장의 핫 이슈를 조사한 결과 ‘오프라인 강자와 순수 온라인 사업자들의 경쟁 본격화(27.5%)’가 1위에 선정됐다. 온라인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시장 공략에 나선 오프라인 기업들과 기존 온라인 기업들의 맞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22.8%가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의 커머스 사업 확대’에 대해 주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대기업의 대단위 투자에 이어 포털 사업자도 신규 플레이어로 시장에 가세하면서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통합법인을 설립한 롯데·신세계의 행보(14.8%)’ 역시 이커머스 시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주요 이슈로 꼽혔다.

2019년 유망 업체는 식품 배송몰 · 창고형 할인점

2019년 성장세가 두드러질 업태를 조사한 결과 식품배송 온라인몰과 창고형 할인점이 각각 21.5%와 19.6%의 지지율을 얻어 온·오프라인 유망 업태로 꼽혔다.

최근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식품배송 온라인몰은 ‘마켓컬리’ 같은 스타트업 뿐 아니라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같은 오프라인 기업까지 O2O(online-to-offline) 푸드테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채널에서 고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창고형 할인점 역시 내년에도 유통업계 실적 개선에 견인차 역할을 할 전망이다.

온라인 채널 중에서는 네이버·카카오 커머스 같은 ‘쇼핑몰 중개 플랫폼(19%)’이 유망 업태 3위로 선정돼 커머스 플랫폼 확장에 드라이브를 거고 있는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업계 경각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절감 · 사업구조 재편 등 경용효율성 개선 급선무

유통업계는 현상유지마저 어려운 현실 속에 있다. 비용절감, 사업구조 재편 등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둔 출구 전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설문에 따르면, 19.6%의 응답자가 ‘비용절감·사업구조 재편으로 경영효율 개선’이 급선무라고 답했다. 그 다음 과제는 ‘매장에서 즐길 수 있는 쇼핑 경험 증대(15.8%)’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고객의 가치 기준이 상품을 사고 과시하는 단계에서 쇼핑 경험을 중시하는 단계로 진화함에 따라 유통업계도 교감과 엔터테인먼트를 먼저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마존 · 알리바바식 유통 혁명 주목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과반수(50.3%)가 글로벌 유통업계의 혁신 전략으로 ‘아마존의 비즈니스 영역 파괴와 신기술 혁명’에 주목했다. 실제로 기술 기반의 획기적 묘안들을 내놓으면서 오프라인 영역에 침투하고 있는 아마존은 ‘아마존고’ 등 유통업의 미래를 바꿀 소매 개혁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두 번째로는 ‘알리바바의 온·오프라인 융합과 신유통 혁신(20.6%)’이 꼽혀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의 시장 파괴력과 뉴 리테일 전략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 운영과 진열 방식 등을 간소화한 ‘알리·리들의 초저가 정책(12.1%)’도 국내에서 가격 파괴형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박준모 대표이사.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리테일매거진 관계자는 “업계 종사자들이 짚고 넘어가야 할 2019년 유통 이슈를 전망해 봤다”면서 “업계 종사자들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소비부진으로 인한 고착화가 계속 될 것으로 전망했고 유망 업태로는 식품 배송몰과 이커머스로 내다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