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내년 1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며 국내 금융권 재편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4년만에 부활하는 우리금융지주 출범으로 인해 그동안 지지부진 했던 우리은행의 주가 역시 반등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9일 우리은행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94% 하락한 1만5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7월 28일 1만9650원 고점을 찍은 후 1만6000원대에서 지루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은행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증권

우리은행의 3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3.3% 증가한 5975억원이었다. 일회성 성격의 금호타이어 지분법 처분익 470억원과 이미 이익 발생이 예상됐던 STX 주식 처분익과, 충당금 환입 520억원 등 일회성 요인 전부를 제외한 경상 순이익은 5250억원으로 분석된다. 순이자이익 증가와 대손비용 감소로 경상 순익이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둔화와 문재인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부담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전날 이사회를 통해 손태승 은행장을 회장으로 내정하며 일정기간 겸직하기로 했다. 신설 우리금융지주의 새 이사진으로 현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들로 구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사외이사를 맡았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사퇴의사를 밝혔다. 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이 신 전 사장을 대신한다. 지주와 은행 이사진은 새로 구성될 예정이며 지주 이사회는 7인 체제로 출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계열사 3분기 누적 실적 현황. 출처=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는 우리은행과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등 6곳으로 지주사 설립과 함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다. 우리은행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1만6079원으로 현재 주가는 이보다 낮다. 이에 주가부양이 급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선 우리은행의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하더라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예상보다 주식매수청구권 신청 규모가 커질 경우 새로 출범하는 지주사 자본에 대한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또한 우리은행은 지주사체제 전환 시 자기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적용한다. 표준등급법을 적용할 경우 위험가중 자산이 늘어나면서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 주식은 내년 1월 9일부터 2월 12일까지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같은달 13일 우리금융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외풍, 지배구조 개입 가능성, 대형 인수·합병(M&A),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도 부담요인이다. 그동안 우리금융지주 회장 물망에 오르던 이들은 많았다. 그러나 이번 회장 겸임 발표로 외풍도 차단되는 분위기다.

예금보험공사는 여전히 우리은행 18.4% 잔여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라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에 개입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전환에서 정부의 개입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경영의 지속 여부가 향후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회장 겸임 발표와 사외이사 교체 등은 이런 부분을 상당부분 해소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사 전환 발표 후 주가가 떨어진 것은 마켓이 어려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손태승 행장과 회장 겸임 발표는 불확실성이 줄었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인 이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은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차후 지주사 전환시 자본부담이 늘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