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뉴욕 주식시장에서 3대 주요지수는 8일(현지시각)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의지가 재확인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4%(10.92포인트) 상승한 2만6191.22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에 비해 0.25%(7.06포인트) 내린 2806.8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날 대비 0.53%(39.87포인트) 하락한 7530.88로 거래를 마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5개 업종은 상승 6개 업종은 하락세를 보였다. 재량소비재(0.04%), 필수소비재(0.02%), 금융(0.32%), 헬스(0.02%), 부동산(0.11%)은 상승했다. 에너지(-2.20%), 산업(-0.25%), 소재(-0.54%), 기술(-0.20%), 커뮤니케이션 서비스(-0.93%), 유틸리티(-0.26%)는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지난달 3일 고점 대비 21%가량 폭락하면서 약세장에 진입한 점이 에너지 주를 중심으로 주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종목별로는 퀼컴이 내년 1분기 실적 전망을 시장의 기대보다 낮게 발표하면서 8.16% 하락했다. 7월 11일 57.30달러로 마감한 이후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했다. 반면, 빅토리아 시크릿 등을 보유한 L브랜드는 양호한 실적 기대로 6% 이상 올랐다.

대형기술주 FAANG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페이스북이 2.42%, 애플 0.35%, 아마존 0.033%, 구글 1.23%, 넷플릭스 2.93%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Fed의 금리 결정과 통화정책성명 내용을 주시했다.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기준금리를 2.0~2.2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예상된 결과다. 또 점진적인 추가 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번 회의는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없이 통화정책성명만 발표됐다.

Fed는 성명에서 경제 상황이 강력한 확장세라는 기존의 평가를 유지했다. 고용과 물가 등도 9월 평가와 달라진 부분이 없었다. 또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기존의 정책 방향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기업의 고정투자가 연초의 빠른 증가세에 비해 완만해졌다면서 다소 약화한 평가를 했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서 비거주용 고정투자가 0.8% 늘어나는 데 그친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Fed의 추가 금리 인상 의지가 확인되면서 장중 한때 상승했던 다우지수가 하락 반전하는 등 주요 지수의 낙폭이 확대됐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도 3.24% 선 위로 고점을 높였다. 그러나 장 막판에 낙폭을 줄여 다우지수는 소폭 상승하면서 마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는 지속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유로존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EU는 무역갈등 격화에 따른 수출 둔화 등을 성장 둔화의 이유로 꼽았다. 또 미국 경기가 과열되면서 Fed의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올릴 가능성 등 위험 요인이 산재했다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유럽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3%와 1.9%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을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이 분점한 점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전격 해임하고 충성파로 알려진 매슈 휘터커 장관 비서실장을 대행으로 임명하면서, 로버트 뮬러 특검을 둘러싼 민주당과 백악관의 갈등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존재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에서 1000 명 감소한 21만4000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도 21만 명을 조금 넘었지만, 역사적 저점 수준을 유지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Fed가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지만, 급하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팀 코트니 엑센셜 웰쓰 어드바이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은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으로 본다"면서 "그들은 분명히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