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여행·출장 목적으로 해외에 다녀오면서 한국에서는 맛보기 힘든 과일이나 음식물을 몰래 반입하다가 적발되거나, 반대로 국내 과일이나 축산물을 해외로 밀반입하는 등 불법으로 휴대물품을 반입하다가 적발되는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남태헌, 이하 검역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국제공항 여행객과 보따리상에 의한 밀반입 적발건수는 2015년 10만3000건에서 2016년 12만2000건, 지난해 13만 건으로 연평균 12% 이상 늘었다.

▲ 검역본부는 관리원과 협업을 통해 최근 3년간 인천공항 밀반입 적발건수 빅데이터 분석자료로 밀반입 단속강화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출처=검역본부

가장 적발이 많이 된 음식물은 무엇일까? 또 반입적발이 가장 많은 출발국가는 어디일까? 최근 3년간 인천공항에서 불법 반입으로 적발건수가 가장 많은 식물은 망고, 축산물은 소시지, 출발국은 중국으로 조사됐다.

검역본부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원장 김명희, 이하 관리원)이 협업을 통해 인천공항의 최근 3년간 여객기 입항정보(약 50만건)와 검역단속 현황(약 37만건) 등을 기계학습으로 빅데이터 분석했다. 그 결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반입적발 식물 1위는 모두 ‘망고’였다. 적발건수도 2015년 1만2321건에서 2016년 1만4304건, 지난해 1만5592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전체 비중의 약 19%를 차지하고 있다.

망고 다음으로 사과도 3년 내내 2위로 적발건수는 2017년 기준 9469건(11.7%)으로 집계됐다. 특히 망고는 1~8월에, 사과는 9~12월에 밀반입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물에서는 소시지의 적발건수가 가장 많았다. 축산물 전체 불법반입의 평균 40% 정도가 소시지로, 2015년 1만5854건, 2016년 1만7908건, 지난해 2만340건으로 불법 반입건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이어 휴대용 소고기류(지난해 기준 1만558건·18.1%), 휴대용 돼지고기류(8915건·16.1%) 순으로, 이들 품목도 3년 내내 적발건수가 지속 증가했다.

불법반입이 많은 출발국은 중국이다. 2015년 4만8823건에서 2016년 5만8574건, 지난해 5만9616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2~5위까지 불법반입 출발국 모두 아시아권으로, 베트남(2017년 3만1348건)과 우즈베키스탄(6423건), 몽골(6203건), 태국(5928건) 순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국가별 항공기 편당 평균 적발건수는 우즈베키스탄이 최근 3년간 평균 12.84건으로 가장 높았다. 

▲ 지난해 기준 인천공항에서 적발된 밀반입 식품 적발건수 1위 품목을 살펴보면, 식물은 망고, 축산물은 소시지다. 출발국으로 중국이 가장 적발건수가 많았다. 자료출처=검역본부

이러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관리원은 5종류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선형 Ridge  회귀, 신경망 회귀, Random Forest 회귀, 신경망 분류, Random Forest 분류)을 활용해 휴대물품 밀반입 가능성이 높은 항공기 선별과 불법 휴대물품 반입 위험도를 예측했다.

관리원은 5종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테스트해 최적의 예측모델(Random Forest 분류)을 선정하고, 데이터 학습과 검증과정을 수차례 반복해 92.4%의 높은 정확도의 인공지능 예측모델을 구축했다. 또 불법 휴대물품 반입 위험도가 높은 항공기 정보를 탐지견 운영계획에 자동반영하는 ‘탐지견 최적 배정 알고리즘’을 함께 개발했다. 테스트 결과 단속률이 기존 경험보다 24.4% 향상됐다.

검역본부는 관리원의 분석결과를 토대로 사전예방 중심의 과학적인 국경검역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탐지견 운영에 관리원이 개발한 ‘탐지견 최적 배정 알고리즘’을 반영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세관(관세청)과 분석결과를 공유해 밀반입 가능성이 높은 항공기를 대상으로 엑스레이(X-Ray) 검사를 집중 실시하는 등 공항 검역을 강화한다. 아울러 해외 여행객과 입국 외국인에 대해 국가별·시기별로 불법 휴대물품 반입 금지를 위한 맞춤형 홍보방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조병임 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 휴대품검역1과장은 “현재 백신 개발조차 되지 않은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이 중국·러시아 등 우리나라 인근 국가에서 급속히 확산돼 국내 유입의 우려가 무척 높아지고 있다. 이번 빅데이터 분석은 과학적인 국경검역 기반을 구축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협업 사례로 생각된다. 분석결과를 활용해 해외 악성 가축전염병과 식물병해충의 국내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