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이번 미국 중간선거는 상원은 공화당이 수성하고, 하원은 민주당이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민주당은 8년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으며 여당인 공화당은 상원에서 과반 의석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트럼프 정부의 무역정책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는 30일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려야 추가적인 정책 스탠스를 확인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2089.62보다 0.70포인트(0.03%) 오른 2090.32로 상승 출발했다. 그러나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 소식 등의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10.93포인트(0.52%) 내린 2,078.69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9.18포인트(1.33%) 내린 682.37에 장을 마쳤다.

미국 주가지수 장중 추이/ 출처=KB증권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5원 내린 1123.3원에 장을 끝냈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당초 예상했던 수준에 부합할 것으로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지만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는 소식에 낙폭은 줄었다.

미국 중간선거는 대통령 4년 임기 중간에 시행되는 상·하원과 주지자·주의원 선거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다.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선거 결과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S&P 500과 나스닥 지수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앞두고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에 11개 업종 전부 상승하며 강보합 마감했다. 상원 35명, 하원 435명, 주지사 36명을 선출하는 미국 중간선거가 시작되며 그 결과를 앞두고 시장은 대체로 관망세를 유지했다.

전날 모든 주요지수와 전 업종이 상승 마감하면서 S&P 500 기준 0.6% 상승했다. 지난달 29일 2640포인트대까지 하락한 급락장 이후 꾸준한 반등세를 보이면서 2750포인트대에 안착했다.

KB증권은 미국 증시는 선거결과의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프라 투자안과 금융산업 규제완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한편 선거 이후 미중 무역분쟁 완화 가능성을 반영해 소재업종이 올랐다고 진단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동의할 가능성이 높은 인프라 투자안에 대한 기대감으로 산업업종도 1.1% 오르면서 벤치마크 대비 상회했다. 미국 국채10년물 금리는 2.7bp(1bp=0.01%)오르며 3.2%대에 재진입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중간선거 영향으로 변동 폭이 제한된 가운데 노동시장 호조 등에 따른 금리인상 지속 가능성으로 국채 2년물 금리가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건강보험과 이민정책, 경제 등으로 공화당은 경기와 고용을, 민주당은 의료보험 유지를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11월 중간선거 결과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아울러 주요 주지사 선거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전망으로 민주당이 하원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경우, 감세, 오바마케어 철회, 금융규제 완화 등 주요 정책들이 공화당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무역정책(중국산 수입제품 관세 부과 등) 대부분은 의회 승인이 필요 없다.

블룸버그는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하원 민주당 우세 속에서도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일 경우, 기존 주요 정책이 유지돼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원이 다수당이 될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은 하원 의장을 다시 선임하고, 러시아의 2016년 대선 개입 의혹, 트럼프 대통령 소유 기업의 불법 행위 관련 재조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S&P 500과 나스닥 지수 추이. 출처=한국투자증권

불확실성 제거는 호재…한국 같은 신흥국에 나쁘지 않은 결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번 중간선거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면서도 여전히 변수가 많이 남아 있아 있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9일 FOMC 통화정책회의와 이달말 미중 정상회담으로 쏠리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세부적인 분석은 다른 면이 있었지만 여야의 균형잡힌 정책 결정이 가능해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아직은 신중론을 제기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중간선거는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 국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해 재정 지출에 대해 견제가 가능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선 트럼프와 민주당의 생각이 크게 틀리지 않아 큰 스탠스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 센터장은 "지금 미국 정책은 트럼프의 비중이 높아 전체적인 정책 기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중간선거 이후 미국 증시가 오른 사례가 많아 정책을 떠나 국내 증시에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이상 아직 신중론을 펴야한다는 입장이다.

구 센터장은 "당장은 코스피가 반등할 수 있어도 지속적인 반등 여력이 있을지는 정상회담에서의 결과물이 중요할 것"이라며 "중국도 힘들지만 미국도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화당이 다 장악하는 것보다는 못 한 시나리오지만 예상했던 시나리오"라며 "그러나 공화당이 기술주에 대해 비우호적인 면이 있어 멀티플을 주도했던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주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중장기적인 면에선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트럼프가 중간선거를 위해 중국과의 그레이트딜을 얘기했던 거라면 그에 반해 중국은 일대일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에 화해 분위기는 확실히 아니다"라며 "중간선거를 앞두고 진행됐던 미국과 중국의 밀당이 정말 하는 것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이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의 경제 지표들의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경계심은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라며 "반도체를 제외하면 앞으로 호재가 예상되는 부분이 적은 상황이라 주가 반등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앞서 코스피 급락시 심리적 저지선인 2100포인트를 한방에 깨고 내려간 사례가 있어 저항선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았다"며 "민주당의 약진으로 인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지만 한국 같은 신흥국 입장에서 봤을 때 달러 약세는 중장기적으로 나쁘지 않다"고 진단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미 고위급 회담이 취소된 것으로 봐서 미국의 스탠스가 강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이번 민주당 장악은 균형적인 발전 차원에서 미국 증시에 꼭 부정적이진 않다"고 진단했다.

중간선거 채권시장 영향력은 단기적

또한 최근 외화자금 유출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이슈들이 얽혀 있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은 9월에 이어 두달째 순유출을 기록했다. 금리차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 국내 통화 정책 등과 관련이 있으며 비교적 중간선거와는 관련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962년 케네디 재임 당시 중간선거부터 이번 선거를 제외한 14번의 중간 선거 전후 10년 금리 변동을 살펴보면 금리 상승과 하락 사례가 각각 7번으로 동일했다"며 "결국 중간선거 자체의 영향력은 채권시장에 유의미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번 선거로 인해 통화정책과 성장률 등에 큰 변화가 없다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단기적일 전망이다.

강 연구원은 "시장 금리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며 물론 채권시장과 다르게 증시는 과거 14번의 중간선거 전후로 지수가 2번을 제외하면 모두 상승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일시적인 위험자산 선호로 인한 금리 상승 압력은 가능하겠으나 반대로 트럼프의 재정 확대 정책 속도가 둔화될 수 있어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고채의 경우 우리나라 성장이 이미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했음을 감안한다면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10년 국채금리가 상승할 경우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채권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해 주식보다는 낫겠지만 한국정부가 금리인상 관련 통화정책을 실기한 부분이 있어 마냥 좋다고도 볼 수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