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홍고추 한 봉(100g)에 3000원, 강원도 횡성산 가을배추 한 통 5000원, 국산 건고추(600g) 1만8000원.

서울 서대문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영천시장에서 판매되는 주요 김장채소 가격이다. 채소가게 점원인 유모 씨는 “김장재료로 쓰이는 가을배추와 건고추, 홍고추 등 일부 채소 가격은 평년보다 꽤 올랐다. 가을 햇무와 깐마늘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졌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김장비용이 예년보다 올랐다”고 전했다.

▲ 서울 영천시장에서 가을배추 한 통에 5000원, 비축물량 배추는 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성은 기자

김장철을 앞두고 채소가격이 예년과 비교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7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가을배추(상품/1포기)는 7일 현재 3149원이다. 지난해(2594원)보다 21.4%, 평년(2261원)과 비교해 33.3% 올랐다. 전통시장·대형마트 등 유통채널마다 다소 차이가 있는데 영천시장의 경우, 가을 햇배추 한 통은 5000원으로 KAMIS 평균가보다 2000원 가까이 높게 형성됐다. 다만, 비축물량으로 나온 배추는 2500원에 거래됐다.

홍고추(상품/100g)는 전체 평균가가 1894원으로, 1년 전(1678원)보다 12.9%, 평년(1506원) 대비 25.7% 상승했다. 영천시장에서 홍고추는 평년보다 두 배 비싼 3000원에 거래됐다. 유모 씨는 “지난여름 폭염 등 기상이 좋지 않다보니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건고추(상품/600g)는 지난해(1만6614원)와 비교해 5.51% 오른 1만7524원이지만, 평년(1만1298원)보다 55.1% 급상승했다. 영천시장에서 가을 햇무는 개당 1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거래됐으나, 전체 평균가는 상품 기준 1832원으로 1년 전(1368원)보다 34.0%, 평년(1598원)과 비교해 14.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채소가격이 오르면서 김장비용도 지난해보다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월 1일 기준 김장비용(배추 20포기 기준 양념식재료 포함)은 약 26만5000원 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 오른 수치다.

▲ 11월 7일 현재 주요 김장채소 가격. 자료출처=KAMIS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김장채소 공급량은 평년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가을배추는 재배면적 감소로 예상 생산량이 평년(144만5000t)보다 7.9% 줄어든 133만1000t, 가을무도 작황 부진으로 예상 생산량은 46만6000t으로, 평년(47만7000t)보다 2.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건고추 역시 평년보다 재배면적이 줄면서 생산량은 16% 감소한 7만5000t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에 정부는 배추와 무, 고추를 비롯한 김장채소 수급안정을 위해, 품목별 수급상황에 따라 비축물량을 단계별로 방출하고 상설 직거래장터·농협매장·홈쇼핑을 활용한 할인판매를 수시로 진행하는 등의 대책을 집중 추진할 방침이다.

배추는 김장 수요가 적은 11월 상·중순에 1000t 정도를 수매·비축해 수급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방출하는 한편, 계약재배 물량인 4만4000여t을 김장이 집중되는 이달 말부터 내달까지 평년보다 20% 이상 공급량을 확대해 가격 안정을 유도한다.

무는 이달과 다음 달에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수매·비축하고, 상황에 따라 계약재배한 1만7000여t을 분산 출하해 적정 수준의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현재 높은 가격대가 형성된 고추는 정부 비축물량(1만9000여t)을 활용해 이주부터 김장철 동안 매주 400t 정도를 방출한다.

▲ 영천시장 내 마트에서 판매되는 홍고추. 100g 기준 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평년보다 두 배 정도 높은 가격이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성은 기자

할인판매와 직거래를 통해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우선 이달 8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전국 2200여개 농협 판매장에서 배추와 무, 마늘, 고추 등 김장채소를 패키지 형태로 시중가격보다 최대 20% 저렴하게 판매한다. 농협 온라인몰에서는 같은 할인행사가 지난 5일부터 시작됐다.

또한 이달 중에 공영홈쇼핑을 통해 절임배추와 건고추, 고춧가루 등의 특별판매전이 마련되는 한편, 지난해보다 10개 늘린 전국 80개소의 직거래 장터에서 김장재료가 저렴한 가격에 공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