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와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의 스마트 팩토리 구분에 따르면 스마트 팩토리는 ICT(정보통신기술)의 활용 정도와 역량에 따라 가장 기초 단계인 ICT 미적용 단계부터 기초 수준, 중간 1수준, 중간 2수준, 고도화까지 5단계로 구분된다.

기초 수준은 생산 이력 추적 관리 등 기초적인 ICT를 활용해 일부 분야의 정보를 수집하고 인프라 활용 등을 통해 최소 비용으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수준이다. 중간 1수준은 공장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집계해 분석 활용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수준이고, 중간 2수준은 실시간 제어와 자동화 및 최적화된 단계를 뜻한다. 최고 수준인 고도화 단계는 IoT, CPS(사이버물리시스템) 기반 맞춤형 유연 생산이 되는 단계다.

기초와 중간 1수준 사이의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한 ㈜에이패스로부터 스마트 팩토리의 필요성을 직접 들어 봤다. 에이패스는 지난해 스마트공장 추진단으로부터 스마트 팩토리 우수기업 사례로 선정됐다.

 

스마트 팩토리 이후 변화한 점은?

에이패스는 2002년 설립된 자동차용 수공구, 결합용 금속 파스너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2009년에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개발했고, 2016년에는 MES(제조실행시스템)를 구축했다. 회사는 지난해 MES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스마트공장 추진단 사업에 참여했다.

회사가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한 후 성과는 주로 근로환경 개선 부문에서 나타났다. 스마트 팩토리 도입 전에는 전산화가 잘 돼있지 않아 생산 공정 현황에 대한 공유가 어려웠다. 내용 확인이 필요할 경우에는 해당 공정 담당자를 직접 찾아가 서류를 열어보고 일일이 대조하는 등 시간과 에너지 소모가 많았다. 그러나 스마트 팩토리 구축 후에는 공정 현황을 마우스 클릭 몇 번만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추가근무 시간이 감소해 퇴근 시간도 1시간 이상 앞당길 수 있었다.

또 측정실에서 작성하던 서류 작업도 실시간 연동이 가능해졌다. 설비 일상 점검과 품질 검사현황을 모니터로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수입 검사를 담당하던 품질 관리 직원들도 공급망 관리(SCM) 중 하나인 VAN시스템을 통해 외주와 구매품을 관리하고, MES와 연동해 납품 등록을 하게 돼 업무 프로세스가 간단해졌다. 여기에 더해 불량 발생 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원인을 찾고, 불량 원인을 제거하는 데도 스마트 팩토리가 도움이 됐다.

 

왜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했나

오방열 에이패스 이사는 스마트 팩토리 도입 배경으로 업무 효율성 증대를 꼽았다. 오 이사는 “기존 공정관리 시스템이 불안정하고 사용 효율성이 떨어져서 보완하는 취지에서 공장의 스마트화를 진행했는데, 예전에 수작업으로 했던 작업을 전산화하는 것부터 보완했다”면서 “스마트 팩토리로 공장을 바꾸고 나니 복잡한 업무를 이유로 퇴사하는 직원들도 많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오 이사는 이어 “관리 측면에서 데이터 활용가치가 높아진 것뿐만 아니라 함께 일을 하는 협력사에도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이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구매나 제품 관련 서류를 협력사에서 2, 3번 달라고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SCM 단계에서 전산 시스템을 협력사와 공유하다 보니 찾는 것도 쉬워지고 전반적으로 업무 효율성이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에이패스에 따르면 스마트 팩토리 도입 후 회사의 1분당 생산량은 60rpm에서 70rpm으로 증가했고, 납기 준수율도 94%에서 98%로 향상됐다. 오 이사는 “아무래도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다 보니깐 기계를 조금 더 발리 돌릴 수 있게 돼 생산량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에이패스뿐만 아니라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한 공장의 성과는 두드러진다. 추진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완료한 2800여개사를 조사한 결과 생산성은 30% 향상됐고, 불량률은 45%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원가는 15% 절감됐고, 납기 준수율도 16% 단축된 것으로 나왔다.

스마트 팩토리 도입 시 가장 중요한 점은

스마트 팩토리를 회사 제조공정에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한 점으로는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과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람과의 협의가 꼽혔다. 오 이사는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과 설치하는 사람이 대화를 많이 해야 하는데 이는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 필요하다”면서 “마치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처럼 각 공장에 가장 최적화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강승식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 기술위원은 “중소기업의 스마트 팩토리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적화된 시스템과 더불어 CEO(대표이사)의 의지”라면서 “그냥 CEO가 스마트 팩토리를 한다고 하고 실무자에게 맡겨 놓으면 안 되고, 직접 스마트 팩토리를 주제로 주간회의를 주재하든지 해서 전 직원에게 스마트 팩토리 관련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