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콘텐츠 제작 경쟁력의 힘은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에게 따뜻한 햇살(션샤인)을 비췄다. 7일 나란히 발표된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주요 실적 지표에서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여 콘텐츠 명가의 저력을 보여줬다. 

콘텐츠 커머스 기업 CJ ENM은 7일 발표된 2018년 3분기 공시에서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7% 증가한 1조963억원, 영업이익은 23.6% 증가한 765억원 그리고 당기순이익은 105.3% 증가한 542억43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CJ ENM은 자체 제작 프리미엄 콘텐츠를 기반으로 3분기에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미디어 부문 해외매출이 지난해 대비 77.8% 성장함과 더불어 콘텐츠 판매 매출과 디지털 광고 매출도 각각 59.1%, 53.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CJ E&M이 담당하고 있는 콘텐츠 사업의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미디어 부문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리턴즈>, <프로듀스48> 등 자체 콘텐츠의 흥행에 힘입어 매출 4068억원(전년 대비 31.4% 증가), 영업이익 372억원(전년 대비 304.8% 증가)을 기록했다. 디지털 광고 매출과 콘텐츠 판매 매출도 같은 기간 각각 53.7%, 59.1% 상승하며 실적 상승세를 견인했다. 

▲ CJ ENM 2018년 3분기 실적. 자체제작 콘텐츠의 흥행이 미디어 부문의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 출처= CJ ENM

음악 부문은 매출액 582억원, 영업이익 33억원을 기록했다. ‘CJ디지털뮤직’의 연결 실적 제외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그러나 콘서트 등 공연 매출이 27.1% 증가해 영업이익률은 5.6%를 유지했다. 영화 부문은 매출 450억원, 영업손실 23억원을 기록했다. 

CJ오쇼핑이 담당하고 있는 커머스 부문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TV홈쇼핑 취급고는 5.2% 성장한 9359억원을 기록해 9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액은 6.8% 증가한 295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IPTV를 중심으로 한 송출 수수료 인상으로 지난해 대비 41.8% 감소한 178억원을 기록했다.

CJ ENM의 3분기 실적은 자체제작 콘텐츠들의 흥행이 이끈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3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전부터 증권가에서는 CJ ENM의 향후 실적을 긍정적으로 예상하는 분석들이 많이 나왔다. 

▲ CJ ENM 미디어 부문 실적의 개선을 이끈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출처= CJ ENM

한국투자증권 최민하 연구원은 “미디어와 커머스 사업간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는 광고주들의 입맛에 맞춘 TV광고, PPL, V커머스 등 차별화 된 광고 솔루션을 제공 할 수 있게 됐다”면서 “1인창작자 지원사업 DIA TV,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 다다스튜디오의 흡수로 제작역량도 강화돼 앞으로 CJ ENM의 차후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SK증권 손윤경 연구원은 “CJ ENM이 보유하고 있는 양질의 영상(영화/방송/음악) 컨텐츠에 대한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CJ ENM의 자체제작 컨텐츠를 확보하고자 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수요도 증가해 장기적으로 수익배분 비율 변화에 따른 가치 확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J E&M은 4분기에 새롭게 선보일 드라마 <남자친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5>의 방송으로 미디어 부문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음악 부문의 실적 개선도 기대되고 있다. 엠넷의 에능 프로그램<프로듀스48>로 선발된 글로벌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첫번째 미니앨범 <컬러라이즈(COLOR*IZ)>의 타이틀곡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는 한터차트 실시간 종합 차트와 일간 차트 1위, 아이튠즈 K-POP 앨범 차트 해외 10개국 1위에 오르며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  엠넷의 기획 <프로듀스48>로 탄생한 걸그룹 아이즈원의 초반 흥행 성공은 추후 CJ ENM 음악사업의 실적개선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 출처= CJ ENM

아이즈원은 음반 판매 성적도 두드러지고 있는데, 한터차트 집계에 따르면  <컬러라이즈(COLOR*IZ)> 음반의 초동 판매량은 8만822장(10월 29일~11월 4일)을 기록하며 역대 걸그룹 데뷔 앨범 초동 수량 중 최고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타이틀곡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의 뮤직비디오는 음반 발매일인 지난달 29일 유튜브에 공개된 지 4일만에 조회수 1000만을 돌파하기도 했다. 

CJ오쇼핑은 지난 9월 론칭 이후 240억원의 취급고를 올리고 있는 ‘지스튜디오’와 10월 론칭한 ‘타하리’ 등 단독 패션브랜드를 중심으로 4분기에는 수익성 강화를 도모한다.  

CJ ENM 관계자는 “프리미엄 콘텐츠와 자체 브랜드 확대로 커머스 사업의 내실을 모으는 데 집중해, 이번 분기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나아가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CJ ENM이 ‘귀하게 키워 내보낸 자식’과 같은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도 실적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튜디오드래곤은 7일 발표된 2018년 3분기 실적 공시에서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59.7% 상승한 1237억원, 영업이익은 223% 증가한 215억원, 당기순이익은 206.3% 증가한 1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 <미스터 션샤인>의 흥행 성공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의 실적도 상승세를 탔다. 출처= 스튜디오드래곤

일련의 실적 호조세는 자체 제작 드라마인 <미스터션샤인>의 흥행이 이끌었다. 글로벌 OTT 포함 VOD를 국내외에 유통하는 판매 매출은 <미스터 션샤인> 등 드라마 영향력 확대로 172% 상승한 634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타 방송사에 방영권을 판매하는 편성 매출은 3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 같은 기간 17.1% 향상된 489억원을 기록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중국의 주요 OTT(온라인 동영상 송출) 사업자들과 드라마 공동제작 MOU 체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방영권 선판매 협의 등 중국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에 거래 관계를 맺은 넷플릭스 이외에 CBS·워너브라더스·폭스 등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와 공동 제작도 추진되고 있어 실적은 더 개선될 전망이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자체제작 콘텐츠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등 글로벌 사업자들과 사업 제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일시적 콘텐츠 판매를 넘어 IP(지적재산권) 리메이크와 공동제작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 스튜디오드래곤이 4분기에 새롭게 선보일 예정인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출처= 스튜디오드래곤

CJ ENM이 오랜 시간 갈고닦아 온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유통·마케팅 경쟁력은 넷플릭스·디즈니로 대표되는 글로벌 기업들의 콘텐츠/플랫폼 확보 경쟁 국면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이화정 연구원은 “글로벌 대기업들의 콘텐츠 확보 경쟁은 점점 격해지고 있다”면서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콘텐츠 제작과 유통 역량으로 장기 관점에서 현재와 같은 글로벌 OTT 확장기에 가장 큰 수혜를 받는 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