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중산층이 사라지면서 소득에 이어 소비도 양분화될 전망이다. 저소득층의 지출은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소비자들이 가성비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온라인쇼핑·홈쇼핑·택배주 등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무(無)점포의 성장은 최저임금인상과도 맞물린다. 경제성장 둔화가 예고된 만큼 이러한 흐름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최저임금 및 전년대비 상승률 [출처:한국투자증권]

7일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 대비 10.9% 인상한 8350원으로 결정했다. 위원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사업주의 절반 이상이 임금동결을 희망했던 만큼 기업들의 부담은 확대될 전망이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 등이 사업환경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의 분배정책의 목적인 소득불균형 해소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완화되긴 어려워 보인다. 높아진 인건비 부담은 고용축소로 이어지고 근로자의 총소득에도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양극화가 가속화될 수 있는 요인이다.

▲ 90분위/10분위 비율과 핵심 지출 규모 [출처: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소득 최상위와 최하위 비율인 90분위/10분위 비율은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수준에 도달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득분배 비율이 당분간 하락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세금, 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에 교통비, 통신비와 같은 기본 생활비가 높아지는 것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티그룹이 언급한 ‘소비자 모래시계 이론(Consumer Hourglass Theory)’이 작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 모래시계 이론이란 경제 불황 여파로 중산층이 사라진 환경에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으로 소비가 양분화 되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고소득층은 저소득층 대비 해외여행과 같은 사치성 소비를 늘리고 있다. 반면, 저소득층은 필요한 지출도 타이트하게 계획할 수밖에 없다.

▲ 소득 구간별 해외여행 응답비중 및 월평균 여가비용 [출처:한국투자증권]

이 때, 중요한 것은 가성비다. 제한된 예산에서 최대 효용을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다양한 소비행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온라인쇼핑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소매판매는 분기당 전년대비 5% 내외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중 온라인쇼핑·홈쇼핑 등 무점포 소매판매는 10% 이상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택배를 포함한 운송업도 동반 성장 중이다. 온라인쇼핑 활성화의 결과다.

▲ 국내 소매판매 및 업태별 매출: 백화점 & 무점포소매 [출처:한국투자증권]

국내 택배 물동량은 지난해 23억개를 돌파했다. 결제활동인구 1인당 연간 택배 이용 횟수도 80건을 상회했다. 경기상황을 감안하면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올 들어 국내 증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온라인·홈쇼핑과 택배주들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낮아진 밸류에이션은 긍정적이다. 불황 속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국민 1인당 택배 이용 횟수 [출처:한국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