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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여담] 블록체인으로 뭐 하냐고? "이런 것 가능합니다"세상의 속도와 탈 중앙화에 대한 믿음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11.07  00:11:13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스타트업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입니다. 그리고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는 간혹 프레스 데이를 열어 업계 기자들과 스타트업 현업인들이 만나는 네트워킹을 여는데, 6일에는 해시드와 함께 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이 기자들과 만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블록체인 업계는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부문입니다만, 안타깝게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암호화폐의 부작용만 부각되며 상대적으로 위축된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프레임은 '그래서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회의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6일 저녁 열린 프레스 데이에서는 최소한 블록체인의 가능성은 충분하며, 나아가 많은 플레이어들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누가 등장했나 디앱 열전
본격적인 프레스 데이 이야기를 하기 전, 간단하게 용어만 정리하겠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비트코인 등은 화폐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암호화폐 1세대로 분류되며 주로 거래에만 방점이 찍혔습니다. 그러나 이더리움이 탄생하며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이 부각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토큰의 시대가 열리게 됩니다. 쉽게 생각하면 채굴로 모을 수 있고 거래에 방점이 찍힌 상태에서 단독 블록체인을 가진 것은 코인, 간단한 코드 변경으로 ICO(암호화폐 공개)가 가능하며 단독 블록체인이 없는 것은 토큰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앱 서비스 형태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디앱으로 부릅니다. 즉 디앱이란, 블록체인 판 모바일 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T와 같은 모바일 앱이 블록체인 위에서 구동되면 디앱이 되는 셈입니다. 토큰의 영향력 아래에 있으니 당연히 토큰 이코노미가 가능합니다.

프레스 데이에서 많은 디앱들이 소개됐습니다. 캐리 프로토콜부터 살펴 보겠습니다. 오프라인 커머스 시장의 결제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해 사용자에게 데이터 권한을 돌려준다는 설명입니다.

상상해봅시다. 우리가 커피 전문점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구입해 돈을 지불하고 포인트 적립을 받았다면, 커피 전문점은 특정 고객이 몇 시에 어떤 커피를 구입했는지 인지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데이터는 사실상 버려지고 있습니다. 캐리 프로토콜이 주목한 곳이 바로 여기인데요. 캐리 프로토콜은 오프라인에서 고객이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받을 때 발생하는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올려 일종의 자산으로 활용합니다. 이후 토큰 이코노미가 진행됩니다. 만약 발생된 데이터를 고객이 익명을 전제로 제3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활용하고, 고객에게 토큰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 블록체인 플레이어들이 모였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캐리 프로토콜은 라인의 기술 전문 자회사 언블락 벤처스의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토큰 이코노미를 강하게 추구하는 라인과의 시너지도 예상됩니다. 다만 캐리 프로토콜에 대한 궁금증은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를 유의미하게 확보하려면 당연히 오프라인 거점이 많아야 하는데, 과연 그 정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느냐. 현장에서 만난 홍예진 매니저는 "핵심 파트너사인 스포카(Spoqa)의 전국 1만개 매장과 1700만명의 고객을 활용, 블록체인을 통해 오프라인 시장을 통합하고 데이터 보상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탄탄한 플랫폼 생태계가 기대됩니다.

콘텐츠 프로토콜도 등장했습니다. 넷플릭스와 비슷한 OTT 서비스를 전개하는 왓챠에서 탄생했다고 합니다. 콘텐츠 프로토콜도 큰 틀에서는 캐리 프로토콜과 비슷합니다. 제작사와 스트리밍 플랫폼, 시청자를 연결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에 방점이 찍혔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콘텐츠 제작사들은 스트리밍 플랫폼에 콘텐츠를 제공해도 이와 관련된 명확한 데이터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상당히 '러프한' 데이터만 받았기 때문에 정산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후문입니다. 콘텐츠 프로토콜은 제작사가 콘텐츠를 스트리밍 플랫폼에 제공하면 이 콘텐츠를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봤는지, 또 어떤 시청 사용자 경험을 누렸는지 기록한다고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시청자들에게 알맞은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좋은 시청자 환경을 제공할 수 있고 제작사에게도 관련 정보가 전달될 수 있어 '윈윈'이라는 설명입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리워드가 진행되며 토큰 이코노미가 가동됩니다.

콘텐츠 프로토콜의 설명을 들으며 SK텔레콤이 추진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음원 플랫폼이 생각났습니다. SK텔레콤이 올해 초 빅3 엔터회사와 연합하며 블록체인 음원 플랫폼 구축을 천명한 가운데, 창작자들에게 올바른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블록체인을 활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MCN 업계의 오래된 숙제인 인플루언서 파급력의 정량평가도 연상됩니다. 블록체인 특유의 플랫폼 특성이 데이터를 세밀하게 기록해 모두 공유할 수 있도록 방향을 짜도록 구축되고 있으며, 이러한 행보가 최근 디앱의 트렌드라는 점도 재차 확인됩니다.

코스모체인도 등장했습니다. '뷰티판 스팀잇'이라는 설명입니다. 뷰티 정보 공유 커뮤니티를 표방하며 인플루언서들이 콘텐츠를 제작해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상용 서비스라는 설명입니다. 이 역시 MCN 업계의 숙제인 인플루언서 파급력 정량평가가 연상됩니다. 여담이지만 최근 많은 언론사들이 콘텐츠 비즈니스 유료화를 고민하고 있는데, 코스모체인의 전략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엠블코인도 눈길을 끕니다. 블록체인과 모빌리티의 만남이라고 합니다. 차량 호출 서비스를 추구하며 개인과 개인의 접점을 블록체인으로 풀어냅니다. 재미있는 것은 수수료가 0원이라는 대목. 여기서 다소 아둔한 질문을 던져 봤습니다. 아무리 블록체인이 탈 중앙화라지만 수수료가 0원이면 플랫폼 유지는 어떻게 하는가. 역시 데이터 활용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디앱들이 모두 차용한 방식인 토큰 이코노미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발생되는 데이터를 취합, 그 일부를 플랫폼 유지에 사용하면서 차량 보험사 등에 데이터를 판매한다고 합니다.

오리진 프로토콜은 가장 인상적인 플레이어 중 하나였습니다. 공유경제와 블록체인을 연동하기 때문입니다.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은 공유경제 기업이 아닌, 강력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온디맨드 기업입니다. 공유경제는 유휴자원의 합리적인 소비를 바탕으로 하는데 우버와 에어비앤비 등은 강력한 플랫폼을 통해 수요와 공급을 맞추며 일종의 수수료를 받기 때문입니다. 반면 오리진 프로토콜은 다양한 공유경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탈 중앙화 블록체인을 통해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을 없애고, 개인과 개인 거래에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말해 오리진 프로토콜은 디앱이 아니라 다양한 디앱을 지원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부동산부터 중고 물품 판매까지. 실로 다양한 영역에서 중앙 집중형 플랫폼이 없는 진정한 공유경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OST는 디앱을 위해 움직이는 플레이어들에게 블록체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곳이고, TTC 프로토콜은 소셜 네트워크에서 이용자가 플랫폼에 기여한 만큼 리워드를 주는 토큰 이코노미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오딘 네트워크가 소개됐는데, 재미있습니다. 유휴 네트워크 자원들을 모아 대용량의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고 합니다. 남아도는 공유기 등 네트워크 자원들을 특정 순간 대용량 트래픽이 필요한 곳에 집중시키고, 여기에 협조한 이들에게 토큰 이코노미를 전개하는 방식입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입니다. 전혀 상관은 없지만 왠지 디도스 생각이 나기도 해서 재미있습니다. 대부분의 디앱들이 데이터 확보에 따른 토큰 이코노미에 매끄럽게 진입하지만 독특한 비즈니스는 아닌 반면, 오딘 네트워크는 블록체인 위에 유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순간 상당한 기술력을 자랑하게 된다는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드래곤볼 원기옥도 떠오르네요. "지구의 유휴 네트워크여, 내게 힘을 줘"

   
▲ 블록체인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갈무리

거래소부터 보안, 연구까지
DEXEOS는 이오스 기반의 탈중앙화 토큰 거래소를 표방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디앱을 연결한다고 합니다. 부스트는 디지털 에셋 관리 서비스인 파스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두 토큰 거래와 관련이 있으며, 기존 거래소의 한계를 넘으려는 시도가 보입니다. 블록체인은 안전하죠. 문제는 블록체인 위에 구동되는 암호화폐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중앙 집중형 거래소에 모이며 문제가 됩니다. 대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카이버 네트워크는 재미있습니다. 탈 중앙화 거래소인데 암호화폐 환전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만 사용하는 상점에서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이더리움만 있다? 즉각 환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헤이비트도 흥미롭습니다. 출렁이는 암호화폐 시세때문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샌 사람들에게 자동화된 거래를 지원합니다. 화끈한 대박은 아니어도, 꾸준한 성과를 자동으로 내주는 플랫폼입니다.

헤이비트를 보며 '기존 증권에 있던 서비스가 암호화폐로 넘어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의미는 큽니다. 기술적 특이점도 눈여겨 볼 포인트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결론적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시장의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의 긍정적인 확대를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안과 관련된 플레이어도 등장했습니다. 블록체인 시큐리티는 핫월렛 기반의 기술을 제공합니다. 앞에 잠깐 설명했지만 블록체인은 해킹이 어렵지만, 거래소는 의외로 쉽게 뻥뻥 뚫립니다. 특히 거래소가 가진 지갑이 뚫리는데, 블록체인 시큐리티는 이 지갑을 물리적으로 분리해 해킹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주요 거래소의 보안은 어떻다고 보세요? 조금 문제가 있지 않나요?"라는 짖궂은 질문을 던졌는데 의연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준 황성진 이사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다음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해주세요.

해치랩스는 스마트컨트랙 기반의 보안 감사, 탈 중앙화 앱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블록체인이 생성될 때 만들어진 스마트컨트랙은 이후 돌이킬 수 없는데, 현장에서 만난 김종호 대표에 따르면 블록체인이 만들어 질 때 해치랩스의 손을 거치면 오류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수호도 스마트 컨트랙 보안 기술을 연구하며, 24시간 깨어있으며 문제가 생기면 1분 만에 3000개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패치를 제작한다고 합니다. 영웅, 즉 히어로가 있으면 이를 돕는 사이드킥의 존재는 필수죠.

디콘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토큰 이코노미 설계 및 감사를 제공하는 연구와 컨설팅 업체입니다. 시장의 형성과 건전한 흐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곳입니다. 암호화폐 업계의 맥킨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시장의 플레이어들은 질주하고 있다
블록체인이 완벽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도 플레이어들은 질주하고 있으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탈 중앙화의 가치가 최고의 가치는 아니지만, 최소한 이 시장에서 무언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미 세상은 변하고 있다는 것. 특히 공유경제 측면에서 블록체인의 방향성은 최적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단순한 디앱을 넘어 이를 보강하는 다양한 사업자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또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는 존재하는 시대, 블록체인은 그 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끌어낼까요?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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