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박준모 대표이사.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이코노믹리뷰=박정훈 기자] 아마존이 우리나라와 관계된 ‘무엇인가를 한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한국(이커머스 시장)에 언제 진출하는가?”다. 물론 아마존이 전 세계 이커머스 업계에 미친 영향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당연한 의문이지만 아쉽게도 아마존이 내놓는 결론은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거나 “계획이 없다”로 항상 똑같다.  

그런 아마존이 자신들이 한국에서 직접 하고 있는 두 가지 핵심 비즈니스 중 하나인 ‘크로스보더 이커머스(Cross-Border E-Commerce)’사업 전략에 대해 많은 이들에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는 6일 서울 세종대학교에서 ‘글로벌셀링 컨퍼런스’를 열고 수많은 업계 관계자들을 직접 만났다. 놀랍게도 이 자리에서 아마존이 밝힌 한국의 비즈니스 전략들은 마치 ‘글로벌 마케팅 대행업체’로써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마존에 대해 한국의 미디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내용 때문에 조금 묻히는 감이 있지만 재밌게도 아마존은 지난 2015년부터 계속 이미 한국에서 이커머스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해외 중계무역을 지원하는 아마존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AWS(아마존 웹 서비스)로 대표되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더불어 한국에서 아마존이 자사의 이름을 걸고 직접 운영하고 있는 두 가지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아마존은 지난 2015년부터 ‘아마존 글로벌셀링’이라는 이름의 회사로 우리나라 중소 제조업체들이나 판매 대행업자들을 전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아마존의 온라인 마켓에 입점시키는 일을 꾸준히 해 왔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일반 판매자들이 아마존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왔다. 일반 소비자들을 직접 상대하는 것이 아닌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비즈니스의 속성상 아무래도 아마존이 미국과 전 세계에서 운영하는 직접 이커머스 사업들보다는 인지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지난 4년 동안 아마존은 국내 수많은 판매자들에게 글로벌 시장 확장의 가장 좋은 창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이번 컨퍼런스에서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의 박준모 대표이사는 “전 세계 유통의 트렌드는 자국 내 시장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국경을 넘어선 온라인 상품 판매”라면서 “온라인 시대의 무역 프로세스는 고객 중심적이고 효율적이며 그리고 투명한 정보교환과 거래가 이뤄짐과 동시에 다양한 부가가치 서비스들이 활용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아마존을 통해 전 세계 시장을 상대한 수많은 중소기업들의 성공 사례로 아마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역량을 강조했다.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가 추산한 자체 조사자료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아마존에서 판매된 중소기업 제품의 개수는 2억개 이상, 전세계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는 중소기업 제품의 비율은 50% 이상, 그리고 130개 국가의 중소기업들이 아마존이 제공하는 크로스보더 비즈니스를 이용하고 있다.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는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트렌드가 즉각 반영되는 전 세계 1억명의 아마존 프라임 회원, 3억명의 활성화 고객 선호도 분석과 이를 지원하는 아마존의 물류 시스템으로 판매자들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지원하는 자신들의 마케팅 전략을 지속 강조했다.  

여기에 아마존 글로벌셀링은 2019년 새로운 전략으로 전 세계에서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한류 관련 상품들의 별도 상품군 범주 마련과 글로벌 판로 확대를 약속했다. 특히 ‘K-Beauty’로 표현되는 한국의 뷰티 제품군과 K-POP 콘텐츠의 2차 활용 굿즈(상품)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관련 업체들의 입점을 독려하기도 했다.  

▲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의 2019년 한국시장 성장 전략과 판매자 지원 정책.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일련의 계획들은 한국의 판매자들에게 매력적인 제안으로 다가갔다. 컨퍼런스 현장에 참석한 한 온라인 의류 판매업체의 한 대표이사는 “크로스보더에 있어서는 확실히 아마존만큼 전 세계에 인프라를 마련하고 있는 업체는 드물 것”이라면서 “전 세계에서 원하는 한국의 상품을 판매하는 이들에게 입점을 제안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콘텐츠와 상품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 직접 진출 여부와 무관하게 글로벌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비즈니스는 앞으로 아마존이 직접 이커머스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만큼 아마존은 판매자 친화적인 정책과 판로확대를 위한 여러 지원 정책으로 국내 판매자들을 모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냅킨에 그렸다는 아마존의 전략 Amazon Flywheel.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현장에서 보여준 아마존 글로벌셀링의 사업 전략은 이커머스 사업이라기보다는 글로벌 마케팅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아마존은 글로벌셀링을 통해 전 세계 판매자들과 구매자들을 연결하는 힘으로 지금까지와는 다른 혁신의 모습들을 서서히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설사 그것이 모두가 기대하는(?) 한국에서의 직접 이커머스 운영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마존이 이번 컨퍼런스에서 분석한 글로벌 트렌드와 판매자 친화적 정책의 방향성을 보면 그 파급효과는 어쩌면 직접 이커머스 이상이 될 수 있을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아마존은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