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입되고 있다. 세간에 회자되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증강현실(AR)과 같은 첨단 기술이 물건을 만드는 공장에도 적용되려 하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 가전에 이은 ‘스마트 팩토리’다.

스마트 팩토리는 독일의 지멘스, 보쉬, 일본의 미쓰비시 전기 등과 같은 외국 기업부터 한국의 포스코, LS산전 등에도 도입됐다. 물론 기업마다 스마트 팩토리의 수준은 다르지만 스마트 팩토리가 제조업 회사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를 준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한국에서 일부 대기업은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거나 구축 준비 중이고, 중소기업도 낮은 수준부터 스마트 팩토리를 정부 지원과 함께 설립 중이다.

정부도 중소기업벤처부를 중심으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제는 제조업 현장에 가까이 다가온 스마트 팩토리.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고, 듣지 않으면 잘 몰랐던 스마트 팩토리의 똑똑한 이야기가 이제 펼쳐진다.

 

[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스마트폰은 이제 누구에게나 익숙한 말이다. 스마트TV를 포함한 스마트 가전은 말 그대로 기존 제품보다 더 ‘똑똑하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 주변에서 익숙한 스마트 기기에 대한 개념은 그런대로 잡혀 있지만 팩토리 앞에 스마트가 붙은 말인 스마트 팩토리(공장)는 제대로 개념이 잡히질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장을 일상생활 속에서 잘 경험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라는 말은 익숙한데 스마트 팩토리는 생소하다. 그저 똑똑한 공장이라고만 정의하기에는 스마트 팩토리는 그 개념이 방대하다. 공장자동화, 무인화와 같이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것도 어떻게 보면 스마트 팩토리라는 개념에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IoT(사물인터넷)과 같은 최신 기술이 접목된 공장만을 스마트 팩토리로 보는 시선도 있다. 그래서 스마트팩토리의 개념부터 먼저 정리가 필요하다.

다양한 스마트 팩토리 개념

스마트 팩토리의 정의를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설계·개발, 제조 및 유통·물류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으로 나온다. 또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생산공장의 혁신적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 공장이라는 설명도 있다. 2015년에 출범한 민관합동 스마트공장 추진단의 스마트 팩토리 정의도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즉시 생산·유통하는 사람 중심의 첨단 지능형 공장’이다.

한마디로 똑똑한 공장이라는 말인데 머릿속에 확 잡히질 않는다. 그래서 국내 굴지의 제조업체 몇 군데에 물어봤다. 생각보다 스마트 팩토리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심지어 한 대기업 관계자는 “스마트 팩토리는 사실 제조공정에서 이미 첨단화돼 있고, 언제나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대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개념으로 보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에서 국내 스마트 팩토리 정책과 초점은 주로 중소기업의 스마트 팩토리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몇몇 대기업은 스마트 팩토리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일부 공장을 스마트하게 만들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개념조차도 기업마다 다르게 사용하고, 적용 범위에 따라서도 다른 단어 ‘스마트 팩토리’를 무 자르듯이 딱 정의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제조업 분야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신 정보통신기술이 결합된 공장(팩토리)을 지칭하는 말 정도로 정의하는 것이 무난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스마트 팩토리 확산 배경은?

스마트 팩토리를 전 세계 기업들이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제조업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함이다. 제조업이 강한 국가들은 글로벌 경제 저성장 등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필요로 했다. 또 신흥국의 값싼 인건비와 기술격차 축소 등으로 독일,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제조업에서 위기감을 느끼게 됐고, 이런 분위기가 스마트 팩토리까지 이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정책은 대표적인 제조업 강화 전략으로 스마트 팩토리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제조업에 IoT, 인공지능 등 ICT 기술을 접목해 혁신을 이끈다는 이 프로그램에는 독일의 대표 제조 기업인 BMW, 보쉬, 다임러, 지멘스, 티센크루프 등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도 제조업의 부활과 신흥국으로 이전한 공장들을 미국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스마트 팩토리 관련 지원이 활발하다. 미국은 연방정부 주도 연구개발 컨소시엄 SMLC(Smart Manufacturing Leadership Condition)부터 민간 주도인 IIC(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를 지원하고 있다. IIC에는 미국의 대표 제조기업인 GE, IBM, 인텔, 시스코가 참여하고 있다.

일본도 제조업 혁신을 진행하면서 강점이 있는 산업용 로봇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 팩토리 역량을 강화 중이다. 중국도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등 선진국의 제조혁신을 벤치마킹해 고도의 제조업 경쟁력을 갖출 채비를 마쳤다.

 

스마트 팩토리에는 어떤 기술이 적용될까

스마트 팩토리에는 새로운 기술들이 대폭 적용된다. 흔히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최근 회자되는 신기술을 다 적용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물과 사람 간의 연결을 통해 공장에 있는 기계로부터 정보를 수집한다. 생산라인에 설치된 센서와 기기 등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AR(증강현실)도 스마트 팩토리에 사용될 수 있다. 공정이나 조립 과정 등에서 응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제조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또 이렇게 분석된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제조과정에서 발생되는 빅데이터도 인공지능으로 분석이 가능하다. 사이버물리시스템(CPS)은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공간을 구현해 제조라인과 같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제조 과정에서 위험을 덜 수 있다. 또 산업용 로봇, 3D 프린터 등도 스마트 팩토리에서 활용될 수 있는 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