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트아크가 7일 론칭한다. 출처=스마일게이트

[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PC MMORPG의 희망으로 평가받는 '로스트아크'의 출시일이 하루 남은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 RPG가 개발하고 서비스한다. 쿼터뷰 시점으로 다수의 적을 한꺼번에 쓸어 담는 핵엔슬래시 형식이 특징이다. 이 게임이 기대를 한몸에 받는 건 우선, 개발기간 약 7년에 제작비가 1000억원 수준으로 들어간 대작이기 때문이다. 그간 이정도의 규모의 개발기간과 개발비를 들인 게임은 없었다. 

무엇보다 로스트아크는 최근 MMORPG장르의 게임이 모바일로 쏠리며 이렇다 할 PC신작이 없는 게임 시장에서 유저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가능성이 있는 게임이다. ‘양산형’이라고 평가받는 모바일 게임들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이 제기되는 시점에 PC로 출시되는 로스트아크가 주목받는 것이다. 

지난 2014년 11월 지스타에서 공개된 로스트아크는 파이널 CBT를 거치까지 약 4년간 뜸을 들였다.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유저들의 기대감도 커졌고, 그 기간 게임 시장의 트렌드도 바뀌었다. 로스트아크가 단순히 핵앤슬래시 장르의 대표 격인 ‘디아블로’ 시리즈의 아류가 될 것인지 또는 국산 PC MMORPG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 로스트아크 플레이 화면. 출처=로스아크 유튜브 갈무리

CBT 마친 유저들 평 '갓겜' 나왔다

3번에 걸쳐 CBT를 진행한 결과 유저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갓겜’이라고 평가하는 유저들도 꽤 많은데, 통상 스토리와 연출, 게임의 재미 등을 골고루 갖춘 트리플A 타이틀을 칭할 때 갓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걸 감안하면 로스트아크가 게임성에서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사전 테스트에 참여한 유저들은 로스트아크의 다채로운 연출과 몰입도 높은 스토리에 주목했다. 퀘스트를 주기 위해 억지로 짜 맞춘 수준이 아니라 카메라 연출과 스토리 진행에 힘을 준 티가 난다는 평이다. 스마일게이트 RPG 지원길 대표는 게임 내 배경 음악에도 신경썼다고 말했다. 영화 ‘분노의 질주’, ‘어벤져스’, 게임 ‘콜 오브 듀티’, ‘어쌔신 크리드’ 등 음악 작업에 참여한 유명 아티스트 브라이언 타일러가 로스트아크 OST제작에 참여했다.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항해, 필드 레이드, 가디언 레이드, PVP, 플래티넘 필드, 페이트 타워, 보스러시, 카드배틀 등 유저들이 즐길 콘텐츠가 많다. 단순 반복되는 사냥과 성장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 모습이 엿보인다. 콘텐츠 다양화는 콘텐츠가 비교적 간소화된 모바일 게임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 로스트아크 플레이 화면. 출처=로스아크 유튜브 갈무리

핵앤슬래시 장르에 대한 소화도 합격점이다. 몰이사냥의 타격감을 적절하게 구현했다는 평을 받는다. 기본 공격과 스킬, 회피기를 이용하는 몰이사냥의 재미는 해당 장르의 명작으로 꼽히는 ‘디아블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CBT이후 게임의 단점과 개선점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우선 게임 진행 속도가 느리다는 불만이 공통적이다. 캐릭터와 탈 것의 이동속도가 느려서 게임 플레이 시간에서 이동하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게 골자다. 이 부분은 유저들의 게임 환경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지며 유저들은 자동사냥, 빠른 퀘스트 진행 등 빠른 게임 속도에 길들여진 탓이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모바일과 차별화되는 정통 PC MMORPG의 매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게임의 속도와 편의성 부분에서 조금 제한을 두었다는 입장인데, 지난 9월 로스트아크 론칭 간담회에서 캐릭터와 탈 것 이동 속도를 늘리고, 마을에서도 탈 것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변화된 게임 환경과 PC MMORPG만의 특성을 살리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게 중요해 보인다. 

캐릭터 간 밸런스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특히 근접공격 캐릭터가 원거리 공격 캐릭터보다 사냥이 힘들다는 불만이다. 그 외 스킬 쿨타임이 길어서 핵앤슬래시 장르의 매력이 반감된다는 지적, 콘텐츠 간 보상 밸런스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 등이 있었다. 회사 측은 이러한 유저들의 피드백을 정식 출시 버전에서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유저들의 요구가 어느 정도 반영됐을지도 관건이다. 

▲ 로스트아크 플레이 화면. 출처=로스아크 유튜브 갈무리

로스트아크 흥행, 넘어야 할 산

게임성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좋지만 마냥 순탄대로가 예상되지는 않는다. 우선 출시 초기엔 게임 최적화 문제를 무리 없이 소화해야한다. 종종 기대작들이 출시 직후 유저들이 몰리며 서버가 다운되고, 접속이 지연되고, 긴급점검을 시행하는 등 게임 최적화에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출시 초반 유저들의 이탈을 부추기는 요소 중 하나다.

게임 내 과금 모델이 유저들을 만족시킬지도 중요하다. 과금 체계는 유저들의 만족을 이끌어내기 가장 까다로운 영역 중 하나다. 로스트아크는 부분 유료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유료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 자체가 문제 되진 않지만 그것이 과금을 많이 한 유저들이 게임의 승기를 잡아가는 ‘페이투윈’ 모델이 됐을 때 유저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패턴은 MMORPG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수익성과 유저들 만족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했을지가 관건이다. 

▲ 스마일게이트 측은 로스트아크의 과금 모델에 대해 '선'을 지키는 모델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스마일게이트

스마일게이트 측은 ‘선’을 지키는 과금 모델로 게임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게임 내 밸런스를 붕괴하거나 플레이를 제한하거나, 노력을 헛되이게 할 소지가 있는 유료 아이템은 판매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예를 들어, 돈을 들여서 아이템을 좀더 빨리 얻을 수는 있지만 최고급 아이템은 그럴 수 없고, 던전을 몇 번 더 갈 수는 있지만 밸런스의 선을 넘는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MMORPG를 즐기는 주류 플랫폼이 약 2년 전부터 모바일로 넘어갔다는 시장 흐름도 돌파해야 할 장애물이다. 그동안 많은 게이머들이 모바일 플랫폼에 길들여졌다. 물론 PC MMORPG를 원하는 유저들은 여전히 많이 존재하지만, 문제는 그 숫자다. 이는 게임 회사의 매출과 직결되는 현실적인 문제다. ‘착한 과금’을 표방한다지만 게임을 즐기는 유저 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게임사는 좋은 게임을 만들고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유저를 PC로 끌어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스마일게이트의 운영 능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스마일게이트는 과거 몇 차례 게임 운영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유저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다만, 당시 질타를 받은 서비스 주체는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이고, 이번 로스트아크의 서비스 맡은 곳은 스마일게이트 RPG로 주체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