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한현주 기자] 한화그룹이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첨단소재를 합병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라는 이름으로 닻을 올렸다. 그룹 내 전략적 통합도가 오른 가운데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 부담 완화는 긍정 요인이다.

다만, 합병 이후 회사의 차입금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불투명한 태양광 산업 전망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6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했다. 합병으로 그룹 내 전략적 통합도가 강화되고 한화그룹 계열 지원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다.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향후 태양광 산업의 환경 변동 하의 실적 방어 여부를 확인 할 것”이라며“예상되는 투자 계획 내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첨단소재가 지난 1일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이번 합병으로 그룹 내 사업 부문이 재편되면서 포트폴리오가 확장됐다. 한화그룹은 계열사 합병으로 기존에 주력하던 태양광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흡수합병을 위해 지난 9월 5028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코리아의 기존 주주인 한화종합화학(50.15%),(주)한화(20.44%),에이치 솔루션 (10.0%)에 합병 교부금 4395억원을 지급했다. 현재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최대 주주는 100%지분을 보유한 한화케미칼이다.

▲  출처 =나이스신용평가

유 연구원은 “자동차 소재와 태양광 소재 부문의 저조한 마진율을 보완했다”며 “양호한 재무적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병으로 수익성은 안정화 될 전망이다. 자동화 설비, 선진기술, 높은 시장지위 등의 기존 사업에 셀·모듈 사업이 더해져 우수한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한신평의 분석이다. 합병 전 한화 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의 올해 3분기 별도기준 총자산은 1조132억원, 2조782억원이다. 합병 시 추정 총자산은 3조1174억원이다.

합병 후 총 차입금 등이 높아진 것은 부담이다. 올해 3분기 별도기준  총차입금 1조6575억원, 순차입금 5975억원으로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영업현금흐름 대비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은 합병 전 개별 법인이 각각 지분, 설비, 투자, 등으로 이미 확대된 상태였다. 

합병 전 한화첨단소재와 한화큐셀코리아의 올해 3분기 별도기준 총부채는 5816억원, 1조4913억원이다. 합병 시 추정 총부채는 2조703억이다. 합병 시 추정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197.7%, 53.2%로 재무 부담은 높은 편이다. 

▲ 출처=한국기업평가

유 연구원은 “태양광 셀·모듈 사업의 경우 글로벌 유수 업체들이 꾸준히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신·증설에 따른 자금 부담”이라면서 “중기적으로 투자 부담의 상당 수준을 자체 조성자금으로 대응하겠지만, 잉여현금창출을 통한 차입금 감축은 쉽지 않아 재무 안정성 개선이 제약”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동차 소재 부문 중심으로 금형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태양광 소재와 전자소재 부문에도 생산설비 확충을 위한 투자가 계획되어 있다”면서 “소재 사업 관련해 국내외 공장에 향후 2~3년간 연평균 10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태양광 산업은 태양광 발전설비를 통해서 전력을 생산해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태양광 발전 설비를 만들기 위해서는 패널이 필요하다. 패널의 주 원료는 웨이퍼다. 웨이퍼의 원료는 잉곳으로, 잉곳의 원료는 폴리실리콘이다. 한화케미칼은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한화의 기계는 셀과 모듈을 만든다. 

그룹 내 자체 생산·제조 가능한 점은 전략적으로 긍정적 요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태양광 사업 단위별 밸류체인을 검토 할 때 한화그룹은 그동안 웨이퍼 부분 생산능력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다”며 “중국업체들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지만 그룹의 통합적인 생산능력은 세계시장에서 5위권 지위를 가지고 있어 전략적인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태양광 사업 전망은 불투명하다. 정부가 탈 원전을 추진하면서 경제성이 떨어지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도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발전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7% 정도다. 정부가 2030년 20%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산업이 확대되는 요소는 긍정적이다. 다만, 클러스터의 핵심인 태양광 발전설비 수명은 20년으로 이후 폐기물처리 비용까지 감안하면 수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한기평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등급 상향 기준으로는 ▲영업현금창출 확대에 힘입은 재무안정성 개선 ▲순차입금/EBITDA 2.0배 이하, 차입금의존도 40.0% 이하 유지를 제시했다. 등급 하향 기준으로는 ▲실적악화,투자부담 확대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 ▲EBITDA 마진 8.0% 미만, 순차입금/EBITDA 7.0배 초과 상태 지속을 제시했다.

올해 3분기 기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차입금의존도는 약 45%로 하향 트리거를 충족하고 있다.

▲ 출처=한국기업평가

유 연구원은 “합병 관련 소요자금 대부분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점, 한화큐셀코리아의 설비증설 관련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된 덤,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바탕으로 향후 점진적인 재무안전정성 개선이 예상되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중단기적으로 회사는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2018년 3월 하와이 부동산 개발사업 매각으로 1억 달러의 차입금을 감축하였으며, 진해공장 등 투자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어 추가적인 차입금 감축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