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질문]

“저희 신입직원들을 강하게 군대식으로 집단 훈련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유되어 요즘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근데 솔직히 그게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원래 수십년 이어져온 사내 관행인데 말이죠. 또 그걸 위기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이상해요. 그냥 그건 해프닝인데?”

[컨설턴트의 답변]

그렇게 말하는 임원들이 많아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합니다. 첫째, 어떤 것이라도 어떤 이유라도 사회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논란이 발생했다면, 그건 문제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이 사회적 논란이 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흔치 않습니다. 없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진짜 문제는 많은 기업이나 유명인들이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는데도 그에 대해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을 가지고 논란이 발생되다니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는 제3자들이나 그 논란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시각을 스스로 전혀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했다는 반증입니다. 다시 생각해야 하는 주제입니다.

둘째, 수십년 이어진 관행이 최근에는 문제의 핵심입니다. 바로 그 관행이 문제가 되는 세상입니다. 관행은 무조건 보존되거나 강화되어야 하는 지상명령이 아닙니다. 그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도 이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빨리 이해해야 또 다른 문제 관행들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나이 많은 경영진이라면 기억할 것입니다. 80년대 이전까지도 버스나 기차 그리고 심지어 비행기 내부에서도 사람들은 흡연을 했습니다. 재떨이도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당연해 보이는 관행이었습니다. 그런 관행이 지금 다시 시작되면 어떻게 될까요? 세상은 변하는 것입니다. 모든 기준이나 판단 그리고 평가도 변합니다. 그에 대응해서 기업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셋째,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면 그 자체가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진이 사회적 흐름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정무적 감각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근 사회적 여론이 어떻고, 어떤 논란들이 발생했고, 무엇 때문인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 마인드가 흔하기 때문에 발생된 위기가 계속 다시 반복됩니다. 소위 말하는 꼰대 행위와 갑질이 반복되고, 사내 성희롱이나 성추행이 반복되고, 폭언, 구타와 폭력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렇게 많은 문제의 녹음과 녹화 동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주의가 없으니 유사한 위기가 이어집니다.

밀레니엄 세대라 불리는 젊은 직원들을 이해하지 못하니 문제는 더욱 더 다양해져만 갑니다. 기업의 위기는 대부분 기업의 문제이고 잘못입니다. 그것을 이해하지 않으려 하는 경영진들이 위기의 핵심일 수 있습니다.

넷째, 해프닝이라 생각하는 것들이 쌓여 회사의 명성이 되고 이미지가 됩니다. 해프닝은 그냥 지나가는 것이라 쌓이지 않는 것이라 단순히 생각하는 것이 더 큰일입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도 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도 있죠. 작은 구멍 하나가 거대한 댐을 붕괴시킨다는 위기관리 명언도 있습니다.

경쟁사에서 발생하지 않는 해프닝이라면 자사에서도 발생하면 안 됩니다. 경쟁사에서 발생된 해프닝이라도, 자사에서는 절대 발생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럴 수 있지 뭘 그렇게 심각하게 보느냐고 말하는 사내의 안이한 마인드입니다.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고, 문제가 되었다면 바로 고쳐 개선하면 됩니다. 그 자체가 위기관리입니다. 그럴 마음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