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가 개막 초읽기에 들어간 개발자 회의를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을 전격 공개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근 SNS 공식 계정을 통해 노출된 폴더블 스마트폰 티저 이미지가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브랜드가 갤럭시F라는 구체적인 단서까지 나오고 있다.

▲ 삼성전자 폴더블 전략 공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출처=삼성전자

김빠진 폴더블 최초 수식어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IM부문은 매출 24조9100억원, 영업이익 2조2200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매출 22조77억원, 영업이익 13조65억원의 반도체와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갤럭시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메모리 반도체 수퍼 사이클 종료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갤럭시 신화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스마트폰 시장은 최근 침체일로를 거듭하고 있으며, 반대급부로 애플워치를 중심으로 하는 웨어러블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초연결 시대에서 현재 가장 많은 고객과 만나는 최접점이자, 반드시 지켜야 하는 플랫폼 분야라는 것에 업계의 이견은 없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제조 부문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시작부터 ICT 소프트웨어를 핵심으로 삼은 기업과 인공지능 등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자사의 장점을 극대화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 경쟁력이 뒤를 받쳐줘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발(發) 인공지능 전략은 폐막한 IFA 2018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은 8월30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 현장에서 인공지능 전략을 두고 “우리 제품이 세계에서 연 5억대 팔리고 있다”면서 “그만한 힘을 가진 기업은 우리 외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강력한 하드웨어 플랫폼을 통해 인공지능 사용자 경험을 키운다는 각오다. 최근 열린 삼성AI포럼과 뉴욕에 설치된 6번째 인공지능 연구센터도 비슷한 맥락에 있다.

스마트폰 전략을 살리기 위한 삼성전자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축약된다. 바로 중저가 라인업 강화, 폴더블 스마트폰 등 폼팩터 혁신이다. 전자의 경우 갤럭시A7에 최초 트리플 카메라를 담아내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다. 후면에 총 3개의 카메라를 탑재해 다양한 앵글의 사진을 담을 수 있어 사진 촬영의 즐거움을 한 차원 높였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트리플 카메라의 첫 적용을 갤럭시A 시리즈에 시도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후자인 폴더블 스마트폰은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된다. 고동진 사장은 CNBC 인터뷰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을 두고 "거의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은 자체 설문조사를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의 시장성을 확인했으며 "지금 폴더블 스마트폰을 제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역 거점 강화와 현지 협력에도 집중하며 판로를 넓히는 큰 그림이 덧대어지는 구조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두고는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격돌이 눈길을 끌었다. 두 기업 모두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공개를 목표로 삼아 전격전을 벌이는 등 힘겨루기에 나서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화웨이는 올해 11월을 폴더블 스마트폰 디데이로 못 박았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와 협력해 올해 11월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화웨이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내년 초 등장할 가능성에 주목하며 가격과 기술 고도화 여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최대 3만대 분량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등장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도 "삼성전자와 화웨이 중 누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출시할까"에 관심이 집중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폴더블 스마트폰 최초 타이틀 경쟁은 제3자의 등장으로 무산됐다. 중국 디스플레이 전문 스타트업 로욜(Royole)이 지난달 31일 세계 최초로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 업체라고 보기는 어렵고, 사실상 디스플레이 업체로 봐야 한다.

삼성전자와 화웨이의 허를 찌른 로욜의 제품은 말 그대로 '꼼수'라는 지적이다. 공개된 스펙을 보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이지만 사용자 환경은 엉망인데다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만 지원된다. 심지어 두께는 7.6mm며 폴더블, 즉 접으면 15.2mm가 된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니라 휴대성을 간과한 태블릿에 가깝다. 인폴딩이 아닌 아웃폴딩이라 내구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평가다.

▲ 폰아레나가 공개한 인폴딩 방식의 삼성전자 특허. 출처=갈무리

삼성의 폴더블은 어떨까
삼성전자가 SNS를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로욜처럼 구색만 맞춘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폴딩 방식에 시선이 집중된다. 단말기를 안쪽으로 접는 방식이며, 이는 고도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요구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18 프라이빗 미팅을 통해 일부 거래선을 대상으로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시연했다는 증언도 나온 바 있다.

그 외 기술적 고도화 가능성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월 삼성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내년 초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단순히 접히는 스마트폰이 아니다. <WSJ>는 “스마트폰을 접을 경우 한 면에는 디스플레이를, 반대편에는 카메라를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단순 폴더블이 아닌, 롤러블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의 IT매체 <폰아레나>는 올해 1월 삼성전자가 새로운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 특허가 작은 회전모터를 사용하지만 삼성전자의 기술은 본체에 자석장치가 붙어 있다. 폰아레나는 “삼성전자가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단순하게 정보를 저장하거나 재생하는 장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