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지난해 IPO실적 9위에 머물렀던 대신증권이 올해 기업공개(IPO) 왕자로 등극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공모 총액이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줄어든 가운데 현재 대신증권이 IPO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가 연내 무리없이 남은 일정을 소화해 상장을 마무리한다면 얼마든지 역전될 수 있는 상황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상장기업 8건에 공모총액 4744억6600만원으로 이날 기준 올해 IPO 주관 및 공모총액 1위를 차지했다. 연말까지 디자인, 남화산업, 아주IB투자 등 3곳의 딜이 남아 있다.
현재까지 시장 공모규모는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소형주에 집중된 상장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해외 투자은행(IB)들과 국내 대형사들의 주관이 부진한 것도 대신증권 같은 국내 중형 증권사가 힘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2위는 미래에셋대우로 상장기업 5건에 공모총액 3497억8000만원이었다. 이어 신한금융투자가 기업수 3건에 2226억8100만원, 한국투자증권이 7건에 2121억0000만원, KB증권이 4건에 1786억1300만원, 삼성증권이 2건에 1271억1700만원, 키움증권이 4건 1240억8700만원, NH투자증권이 4건에 1196억7000만원, 한화투자증권이 2건에 582억6800만원 순이다.
지난해 30개 증권사의 공모 총액은 12조1782억원이었다. 올해 11월 5일까지의 30개 증권사의 공모총액은 2조1568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약 6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조원이 넘는 딜이 2개나 있었던 반면 올해는 없었다.
이는 올해 대어로 꼽히는 회사들인 SK루브리컨츠가 상장을 연기했고,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는 회계 감리로 상장절차가 연기됐기 때문이다. 증시 부진으로 인해 IPO 시장마저 쪼그라들면서 증권업계는 힘든 4분기를 보내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SG, 아시아종묘, 애경산업, 대신밸러스제3호스팩, 엠코르셋, 대신밸런스제5호스팩, 지티지웰니스 등 8개의 기업을 상장했다.
그 뒤를 미래에셋대우가 바짝 쫓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SV인베스트먼트, 롯데정보통신, 하나제약, 푸드나무, 로보티즈 등 5개사를 상장시켰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베스파와 아주IB투자가 남아 있다. 둘 다 대표주관사로 1000억원 수준의 실적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연말 에어부산이나 일본 기업 SNK가 상장될 가능성도 있다.
대신증권의 남은 딜인 남화산업과 디자인은 규모가 작아 미래에셋대우의 역전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대신증권은 올해 IPO 1위 비결에 대해 부문장이 바뀌면서 조직이 젊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0대인 박성준 상무가 대신증권 IB부문장을 맡으면서 의사결정 체계가 빨라졌다.
대신증권 IB 관계자는 "지난해 모든 IPO를 하지 않고 연초로 유도를 했다"며 "회계 이슈나 감리 이슈로 연기된 사례가 많은데 이를 잘 완료해 비교적 좋은 성적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의 IPO 강자 NH투자증권은 10~11월로 예상됐던 현대오일뱅크 IPO가 내년으로 연기되는 등 일부 딜들의 지연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를 고려해도 4분기 IB 부문 수익은 800억원 수준으로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