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공급에 나선 '탑석센트럴자이' 모델하우스 전경. 사진=이코노믹 리뷰 정경진 기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11월달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아파트 신규 분양이 시작됐지만 지역별 분양온도차가 극심하게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전통적인 인기지역인 서울 강남에서 신규분양 물량이 공급됐지만 대출규제에 묶이면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은 반면 비규제지역인 경기권과 인천 등지에는 수 만여명이 몰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5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처음으로 자이 브랜드를 선보이는 ‘탑석센트럴자이’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3일간 5만3000여명이 방문해 모델하우스 개관 시간을 앞당기는 상황도 발생했다. 지난 3일 모델하우스를 찾은 항 방문객은 “입장하는 데까지 2시간이 넘게 걸린데다 안에 사람이 많아서 구경하는데 1시간도 채 보지 못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분양가는 3.3㎡당 1275만원으로 9.13 부동산대책 미적용 단지로 1주택자도 청약이 가능하다.

검단신도시에서 아파트를 공급한 ‘검단 금호어울림 센트럴’ 모델하우스에도 지난 2일 개관한 이후 주말 3일간 3만여명이 다녀갔다. 검단신도시에 공급되는 첫 번째 공공분양 물량인 이 단지는 분양가가 3.3㎡당 1150만원대인데다 계약금을 2회에 걸쳐 분납할 수 있다.

호반건설이 지난 2일 개관한 ‘하남 호반베르디움 에듀시티’ 모델하우스에도 방문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개관 첫날에는 6000여명이 몰렸다. 주말을 포함한 3일간 총 2만여명이 다녀간 이 곳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3.3㎡당 1527만원이며 하남 현안2지구의 마지막 민간 공급단지이다.

이들 지역은 비규제지역인데다 주택공급규칙이 변경되기 이전에 분양한 단지로 유주택자가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했다. 앞서 국토부는 9.13 부동산대책 후속조치인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시행할 이달 말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청약 추첨제 물량의 75%가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되며 나머지 25% 물량 역시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 하에서 1주택자가 청약을 할 수 있다.

이에 주택공급 규칙 개정안이 시행되기 이전에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들이 9.13대책을 피해간 수혜지역이라고 여겨지면서 인파가 몰린 것이다.

반면 전통적인 인기지역인 서울 강남에서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래미안 리더스원’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겨 중도금 대출이 불가해 최소 8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대책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예정됐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일반분양이 줄줄이 밀린 상태에서 시세보다 적게는 6억원, 많게는 8억원이 저렴한 ‘래미안 리더스원’ 분양 소식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로또분양이 재현될 것이란 예측도 이어졌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4489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예측과 달리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래미안 리더스원’은 과거 강남 로또분양이라고 불렸던 ‘디에이치자이 개포’ 분양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분양자금 조달에 상당한 부담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송파구 문정동에서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30대 내방객은 “중도금 대출이 없는 조건이 상당히 부담이 된다”라면서 “청약에 당첨되면 지금 있는 주택을 처분하고도 이 금액을 감당하기 위해 충당해야 할 자금이 크다”고 말했다. 전용면적 84㎡의 경우 이 단지 계약금은 전체 분양가의 20%인 3억4200만원이다. 여기에 전체 분양가의 60%인 중도금 10억2600만원까지 감안하면 총 13억원이 넘는 현금을 융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부담감을 반영하듯 모델하우스는 대체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지난달 31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한 후 주말을 포함해 지난 5일간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 수는 1만5000여명이 그쳤다. ‘디에이치자이 개포’ 가 모델하우스 개관 이후 사흘간 4만여명이 방문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난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 주요 지역들에서 아파트를 공급한 곳들도 청약 당첨자들도 대출이 이렇게 안될 줄 몰랐다가 실제 대출이 나오지가 않아서 청약을 포기한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는 만큼 대출규제가 분양시장에도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다만 래미안 리더스원은 서울에 신규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고 해당자도 타지역에 비해 많지가 않아서 방문객수가 적게 나온 것일 수 있지만 그정도 규모의 현금유통이 가능한 실수요자들만이 온 것이기 때문에 분양 자체는 잘 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