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 베이비부머에 대한 얘기가 분분합니다.

6·25전쟁 이후 출생 붐이 일어나며 1955년부터 63년까지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데 약 7백만명으로 최대 인구 집단이라 합니다.

당시 그 또래는 매년 80만명 가까이 태어났습니다.

작년 신생아 출생자가 연간 35만7800명이라하니 엄청난 차이지요?

당연히 학교,회사는 물론 군대도 시험통해 갈만큼 어디를 가나 엄청난 사람들였습니다.

이런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 대열에 들어서면서

경제적,정서적 준비 부족으로 사회속에서 겉돌고 있다는 걱정이 많습니다.

또한 이들이 모두 65세를 넘는 2028년에는 우리 인구 구조를 완전히 뒤바꿔,

젊은이들에게 잔뜩 부담이 되는 노인 천국의 도래를 실감하게 될 거란 전망입니다.

역시 많은 숫자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우스개 소리로 ‘우린 죽을 때도 순번 타야 되는가‘란 얘기를 합니다.

베이비 부머 일원으로서 이렇듯 논란의 방점이 걱정에 찍히다 보니

그걸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사실 나는 이런 많은 숫자 뒤에 가려졌던 다른 문제를 생각해봅니다.

얼마전 친구와 점심을 하고, 근처 찻집을 찾았습니다.

십여명이 넘는 어른들이 시끌벅적하게 들어왔습니다.

어디 고교 동창분들의 만남 같았는데, 다들 나이가 든 분들였습니다.

그중 젊어 보이는 우리 또래 분이 종업원을 도와주겠다는 차원에서

‘선배님들’ 하면서 여기 사람도 많으니까 짜장과 짬봉으로 통일해달라면서

‘짜장은 아메리카노, 짬봉은 아이스아메리카노인 것 아시죠?‘라 넉살을 떨었습니다.

그 말이 재미없기도 했고, 오히려 빈정이 상했습니다.

과거 점심하러 가서 ‘무조건 짜장’으로 통일 당했고,

이후는 또 통일시키는데 앞장(?)섰던 시절이 살짝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우리 세대들은 그 많은 숫자 때문에 질문이나 말 많은 것이 금기시되었습니다.

숫자에 매몰되어 도매금으로 넘어갔던 일도 많았습니다.

묵시적인 억압하에 매사 통일이나 효율이 미덕이고, 선였습니다.

생존이라는 문제로 더 심각한 고민을 했을 우리 부모 세대,

또 지금의 젊은 세대의 아픔과 비교하면 다소 한가한 얘기일까요?

그러나 한번 뿐인 인생을 호기심을 가지고, 활기있게 개척해야할 성장기에

제대로 선택을 못해본 트라우마는 적지 않은 아픔으로 평생 영향을 주었습니다.

 

일본의 멋진 지인이 생각났습니다.

70세에 은퇴후, 빨간 스포츠카를 사서 가죽 재킷을 입고, 전국을 주유했던 분입니다.

그를 바라보며 ‘나도 은퇴후에 저러리라’했는데, 벌써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경제적,신체적인 원인도 있지만,우선 순위따지고,주변을 의식하는 등 마음이 딱딱해서 말이죠.

이제라도 정말 짜장면 통일은 사절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