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LS 발행금액 기준 점유율(10월 29일~11월 2일)[출처:SEIBro]

[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추가 하락에 따른 손실 우려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의 ELS 시장에서의 약진이 엿보인다. 낮아진 증시 레벨을 적극 활용해 수익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발행건당 모집금액도 커 투자자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ELS 시장을 주도했던 대형사들은 상대적으로 ‘공포’에 움츠린 모습이다. 건당 모집금액도 낮아 발행 효율성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10월 29일~11월 2일) 주가연계증권(ELS) 발행건수는 총 338개(공모 216개, 사모 122개)다. 총 발행금액은 9895억원(공모 8368억원, 사모 1527억원)이다.

이중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292개(공모 181개, 사모 111개)로 가장 많았다. S&P500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 197개(공모 148개, 사모 49개)로 홍콩H지수(231개: 공모 150개, 사모81개) 대비 낮은 건수를 기록했다.

다만, S&P500 기준 발행규모는 7082억원으로 유로스톡스50(8231억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홍콩H지수는 5330억원이다. 이어 코스피 4280억원, 니케이255 2707억원, 홍콩항셍17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정 기초자산에 집중되면서 증권사별 ELS상품의 차별화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상품명과 낙인기준에 따른 수익률만 다를 뿐이다.

증권사별(상위 10개 증권사 발행금액 기준)로 보면 하나금융투자가 총 1711억원을 발행하면서 1위에 올랐다. 이어 삼성증권 1370억원, 미래에셋대우 1248억원, 한국투자증권 825억원, 메리츠종금증권 775억원, KB증권 724억원, NH투자증권 600억원, 신한금융투자 499억원, 대신증권 444억원, IBK투자증권 35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대형사들이 ELS 발행을 주도했던 상황과는 달라졌다. 최근 증시 급락 등의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시 수준이 낮아졌을 때, ELS의 수익안정성은 높아진다. 증권사 ‘덩치’ 대비 발행규모로 볼 때, 하나금융투자와 메리츠종금증권의 선전이 돋보이는 이유다.

삼성증권을 제외하고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ELS 시장을 주도했던 대형사들은 잔뜩 움츠린 모습이다. 시장 상황에 따른 투자기회를 포착하려는 노력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ELS 발행 건당 규모(공모 기준)를 보면 IBK투자증권이 115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공모 건수는 총 3건에 불과했지만 많은 투자자가 몰리면서 높은 효율성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65억원(12개)과 하나금융투자는 64억원(17개)으로 각가 2위와 3위에 올랐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61억원, 58억원으로 기록해 4위와 5위에 랭크됐다. 양사 모두 공모 발행 건수는 8건에 그친 반면, 사모는 KB증권 12억원, 8억원으로 2위와 3위를 기록(사모기준)해 체면을 세웠다.

그러나 사모부문에서도 1위를 달성한 하나금융투자(41억원)와의 격차는 상당하다. 공모에서 선전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사모발행을 추진하지 않았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ELS 경쟁에서 사실상 패한 셈이다.

공모부문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공모 ELS 발행건수는 33개로 삼성증권(47개)에 이어 가장 많이 발생했지만 건당 발행규모는 24억원에 불과했다. 사모에서도 8위(4억원)에 오르는 등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사모 ELS를 발행하지 않은 메리츠종금증권과 중소형사인 IBK증권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