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옥을 리모델링해 레스토랑으로 변신한 살롱순라는 눈높이로 볼때 유럽 건물 특색을 지니고 있지만, 한옥의 지붕을 그대로 둬 전경을 보면 꽃에 둘러싸인 한옥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 산롱순라는 1930년대 소품과 현대 소품을 함께 사용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화합을 레스토랑의 컨셉으로 두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이른바 ‘걷고 싶은 길’로는 덕수궁 돌담길이 유명하다. 하지만 종로구 원남동, 인의동, 권농동, 봉익동을 지나는 ‘순라길’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 나만 걷고 싶은 길로 남아있다. 이곳에 최근 가게를 연 박영록 살롱순라 대표(58)는 건강하고 좋은 식재료와 친절한 서비스라는 레스토랑의 기본 가치를 지키면서 동·서양, 과거와 미래의 화합을 추구하고 있다. 살롱순라를 함께 이끌고 있는 이효경 실장(56)은 “이렇게 예쁜 순라길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우리는 이왕이면 순라 지킴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1. 음식종류

볶음밥, 파스타, 스테이크, 샐러드, 수제맥주, 와인

2. 위치

▲ 살롱순라 위치. 출처=네이버지도

 

주소 : 서울 종로구 율곡로10길 75

영업 시간 : 평일‧주말 오전 11시 30분부터 밤 11시 30분까지

메뉴 : 차슈 새우 볶음밥 1만4000원, 명란 크림 파스타 1만5000원, 수비드 비프 렌당커리 1만6800원, 순라 허브갈릭 스테이크(등심) 3만3000원, 살롱 로즈마리 스테이크(살치살) 2만9000원, 로즈 스테이크(토시살) 2만4000원, 루꼴라‧라다치오 계절 야채 샐러드 8000원, 무화가 스테이크 샐러드 2만4000원, 블랙 칠리 연어 아보카도 샐러드 1만8000원, 살롱순라 수제 소스 치킨 2만4000원, 프로슈토 치즈 파인애플 2만2000원, 치즈 플레이트 2만4000원, 브리 치즈 구이 1만8000원, 트러플 블랙올리브 프렌치 프라이 8000원, 수제맥주 6800원부터 8800원, 수제맥주 샘플러 1만6000원, 잔 와인 8000원, 와인 종류에 따라 다름

3. 상호

‘살롱순라’는 사람과 대화를 좋아하는 박영록 대표와 이효경 실장의 바람에 따라 화합의 장소로 만들어졌다. ‘살롱’이라는 말은 사람들이 모여 소통을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순라길을 거닐며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잠시 들러 쉬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가게가 있었다는 박영록 대표의 바람에 따라 열렸다.

▲ 살롱순라는 옆 테이블과 대화가 겹치지 않을 수 있도록 테이블과 테이블의 사이에 공간을 뒀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살롱순라는 천편일률적으로 배열된 식탁과 의자를 갖춘 보통 레스토랑과 다르다. '살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마음에 여유를 지니고 천천히 대화할 수 있도록 널찍하게 공간을 텄다. 회사나 동호회 등 여러 명이 함께 대화를 할 수도 있고, 연인이나 가족이 소박하게 담소를 나눌 수도 있다.

이효경 실장은 “기업 분들이 와서 회식을 자주 즐긴다”면서 “테이블이 빽빽하지 않아, 다른 테이블 손님과 겹치지 않을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행하는 1930년대 형식의 옷을 입고 살롱순라를 찾는 연인과 가족도 많았다. 박영록 대표는 “소개팅 장소로 좋다고 소문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4. 경영철학

레스토랑은 공간의 느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음식이 맛있어야 한다. 박영록 대표는 일본에서 요식업을 하다가 4년 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음식의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

가게를 오가는 사람들이 바뀌는 것처럼 살롱순라는 세계 각국의 요리들을 새롭게 추가하고 있다. 한 가지 음식을 고수하기보다는 오래된 사람과 만나듯이 계속 유지를 하는 메뉴는 그대로 두면서도 신 메뉴를 찾아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박영록 대표는 "사소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정성스러운 서비스가 가장 큰 서비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5. 주 메뉴

살롱순라의 주력 메뉴는 박 대표의 요리 실력이 그대로 담긴 차슈 새우 볶음밥과 명란 크림 파스타, 수비드 비프 렌당커리다. 특히 렌당커리는 최근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메뉴로 하루에서 이틀 정도 숙성하는 시간을 거쳐 맛이 깊다. 코코넛 커리 소스로 맛을 낸 이 요리는 인도네시아의 음식으로 고소한 맛과 알싸한 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 살롱순라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수비드 비프 렌당 커리'.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 살롱순라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블랙 칠리 연어 아보카도 샐러드'.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명란 크림 파스타도 인기다. 짜거나 느끼한 느낌이 적으면서도 명란의 식감과 크림의 맛을 잘 살렸다. 살롱순라를 찾은 한 손님은 “크림 파스타는 거의 다 먹었을 즈음에 물릴 수 있는데, 이곳은 질리지 않고 다 먹을 수 있어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블랙 칠리 연어 아보카도 샐러드는 연어 특유의 비린 맛 때문에 이를 잘 먹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먹을 수 있다. 싱싱한 샐러드와 함께 자극적이지 않은 소스로 버무려진 연어를 한입 가득 먹고 아보카도를 베어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 살롱순라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무화과 스테이크 샐러드'.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무화과 스테이크 샐러드는 큼직큼직한 고기가 입맛을 돋운다. 스테이크 소스를 듬뿍 묻혀 샐러드와 함께 먹다가 짭짤하다 싶으면 무화과를 입에 넣어 달콤함을 즐길 수 있다. 이 메뉴에는 치즈도 들어가 수제맥주 안주로 일품이다.

좋은 음식은 물론, 살롱순라는 수제맥주와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박 대표가 직접 맛을 보고 들여오는 수제맥주는 맛이 풍부하다. 그는 “요즘에는 폭음보다는 맛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 메뉴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미슐랭 2성급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와인도 선보이고 있다.

6. 맛의 비결

살롱순라 음식의 맛 특징에 대해 박 대표는 “건강한 요리”라고 답했다. 살롱순라는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맛있는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 실장은 “식사를 하다가 ‘우리 조미료 하나도 안 쓰죠?’라고 직원이 물어본 김에 주방을 다 찾았는데 역시 없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조미료를 쓰지 않는 이유로 몸에 좋은 음식을 서비스하고 싶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손님들이 음식에 대해 관심이 높고 맛과 질을 빨리 알아봐 놀랐다”면서 “사람들이 역시 건강에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맛을 위해선 비용과 희생을 감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리가 하나 만들어질 때 숙성을 위해서 12시간에서 24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시간과 노동력이 더 들어가지만 그만큼 맛이 좋고 건강한 요리다”고 설명했다.

7. 특별한 서비스

‘살롱’순라답게 이곳의 특별한 서비스는 손님과 직원이 ‘소통하는 대로’다. 자주 가게를 찾는 손님이 우연찮게 생일일 땐 가벼운 메뉴 중 하나를 제공하기도 하거나, 좋은 음식만 먹는 것을 아쉬워하는 단골에게는 가벼운 수제 맥주를 서비스한다. 손님의 취향을 알게 되면 어울리는 음식과 서비스를 설명과 함께 추천해준다.

▲ 살롱순라는 곳곳을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미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최근 이곳에서 회식을 자주하는 회사에는 할로윈데이 컨셉으로 꾸민 달걀을 제공하기도 했다. 살롱순라의 서비스는 딱딱하게 정해진 것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나누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고객에 맞추고 있다.

조화를 추구하는 것도 이곳이 손님에게 선보이는 특별한 서비스 중 하나다. 한옥을 리모델링해 만든 가게는 하얗게 칠한 몸통과 곳곳에 장식된 꽃으로 눈높이에서는 유럽의 건물을 닮았다. 지붕은 그대로 남아 있어 조금 떨어져 전경을 보면 봄날의 꽃에 둘러싸인 한옥이다. 

▲ 살롱순라의 테라스는 봄이면 라일락과 장미가 피어나는 곳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 실장은 “봄이 되면 테라스에 라일락과 장미가 핀다”면서 “주변 주민들이 이 장미정원은 없애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테라스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테라스에서 음식을 즐기긴 어렵지만, 밖에서 먹고 싶다는 손님을 위해선 담요 등을 준비해 따뜻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살롱순라는 간단한 전시 공간도 준비하고 있다. 이 실장은 “콘셉트 전달과 조율만 된다면 전시를 할 수 있게 작가들을 위한 공간을 남겨뒀다”고 말했다.

8. 고객이 전하는 살롱순라

1930년대 패션으로 살롱순라를 찾은 한 부녀는 “음식이 맛있고, 간단히 차만 즐길 수도 있다”면서 “바깥 전경부터 내부까지 색감이 정말 예쁘다. 날이 따뜻할 때 왔을 땐 더 좋았다”고 말했다.

가게 곳곳을 조용히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은 두 여성은 “이곳은 가게가 예뻐 사진이 잘 나온다”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셀카도 찍어 공유하고 있다. 나만 알고 싶은 가게지만, 친구들에게 추천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