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출연기관의 기관장 중 여성이 기관장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여성임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유일했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금융위원회 산하·출연기관인 금융감독원, 예탁결제원,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캠코 등 8곳의 기관장은 모두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산하·출연기관의 전체 직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43% 정도였다. 여성직원의 비율이 가장 많은 곳은 기업은행으로 전체 직원의 55%를 차지했고, 주택금융공사 37%, 산업은행이 35.2%로 뒤를 이었다. 여성직원의 비율이 가장 낮은 기관은 금감원으로 전체 직원의 26%만 여성이었다.

금융위원회 산하·출연기관 여성임원 및 관리자, 육아휴직 현황(2018년 8월 기준). 출처=김병욱 의원실

현재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기관의 임원 현황(임원의 성별 포함)을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여성가족부에서는 양성평등을 위한 정책으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에 대한 정책을 실시해 2022년까지 여성 고위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 중 여성 비율을 각각 10%, 20%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 산하·출연기관 중 여성 임원이 있는 기관은 캠코가 유일했다. 현재 캠코 전체 임원 8명 중 2명이 여성임원으로 임원 수가 15명으로 가장 많은 금융감독원과 산업은행의 경우 여성임원은 한 명도 없었다.

전체 관리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보다 조금 나은 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탁결제원은 전체 관리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22.5%(30명)로 가장 높았다. 반면,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전체 184명의 관리자 중 여성관리자는 3명, 주택금융공사는 46명의 관리자 중 여성관리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여성이 육아휴직을 낸 비율은 97.8%에 달했다. 남성의 육아휴직을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활용하는 수준은 아직 미미한 셈이다.

김 의원은 "이번 정부 들어 내각 30%를 여성으로 할당하는 등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는데, 정작 금융공공기관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여성과 남성이 고루 능력을 발휘하고 승진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데 있어, 공적영역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