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개발 서비스 업체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29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가해 자사의 게임 ‘리니지M’은 사행성 게임이 아니라고 말했다. 리니지M은 지난해 6월 출시한 게임이며, 출시 약 1년만에 1조원이 넘는 매출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리니지M은 많은 돈을 벌어들인 만큼 게임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질타도 많이 받았다. PC와 달리 사실상 결제한도가 없는 모바일 플랫폼 환경에서 성인과 일부 청소년에게까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 29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에게 질의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이날 국정감사에서 더불어 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게임은 반드시 진흥되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확률형 게임에 대해서는 규제를 해야 한다”면서 “확률형 게임에서 오는 폐해 때문에 많은 원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택진 대표는 “많은 여론을 듣고 있다”고 답했다. 

손 의원은 “100만명이 게임을 즐긴다고하면, 90만명은 무료로 게임을 건전하게 즐기지만 그중 10만명은 돈을 내고 그중에서도 일부는 사행성에 빠져서 청소년이 부모님의 카드를 이용한다든지, 돈을 빌려서 게임을 결제한다던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원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리니지M이 사행성이 아니냐는 손 의원의 질문에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도박이라는 건 금품을 걸고 게임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사행성은, 요행으로 얻은 금품을 취득하는 게임을 하는 경우라고 생각한다”면서 “리니지는 요행을 바라보고 금품을 취득하지 않는다. 사용자들이 얻는 아이템은 게임을 위한 아이템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리니지는 사행성을 유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 29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전현수 기자

손 의원은 김택진 대표가 촬영했던 리니지M의 광고 영상을 예를 들어, 김 대표가 광고 내에서 언급하는 ‘TJ쿠폰(확률에 의해 잃어버린 아이템을 복구시켜주는 이벤트 쿠폰)’을 노름판에서 주고받는 ‘개평’에 비유했다. 김 대표는 “플레이어는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는 (도박처럼) 배팅행위를 하지 않는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에서 아이템을 배분하기 위한 기술적 장치다”고 반박했다. 

손혜원 의원은 해외사례를 예시로 들기도 했다. 손 의원은 벨기에에서는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규정했고, 유럽에서도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을 사행성으로 규제하려 하고 있으며 이는 해외 국가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보고 있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김 대표처럼 위대한 게임 개발자가 돈을 벌기 위해 사행성인 부분을 인정하지 않고 그것으로부터 얻는 이익에 대해 희생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쉽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은 청소년의 사행성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조 의원은 “L게임의 특정 확률형 아이템은 확률이 0.0001%로, 로또 1등과 비슷한 수준이다”면서 “로또 가격이 1000원인 반면 이 게임의 아이템은 2790원이다”고 말했다. 이어 조 의원은 “복권도 19세 미만은 구매하지 못하는 것처럼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도 청소년은 구매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장관은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게임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강화된 자율규제를 하고 있다”면서 “좀더 구체적인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게임물관리위원회, 한국소비자원과 공동으로 분석해서 정책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문제는 결국 모바일 결제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 문제의 방향성에 대해 김택진 대표와 도종환 장관에게 물었다. 김 대표는 “모바일에서 청소년 한도문제는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도 장관은 “공정위에서 청소년이 부모 동의 없이 결제한 경우 환불 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 장관은 부모님 돈으로 100만원 수준의 결제를 한 초등학생이 있었지만 부모님의 이의제기로 환불을 해준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택진 대표는 청소년의 결제한도 문제에 대해 게임 회사 하나가 결심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모바일 게임은 앱스토어를 거치기 때문에 애플, 구글 등 기업이 고객 정보 보호를 이유로 게임 서비스업체에게 사용자의 연령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일개 회사뿐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모여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