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국제금융센터

[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호조를 보인 가운데 수출과 투자 등 일부 지표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요 IB들은 미국 GDP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일부 의견차를 보였다. 그러나 향후 경제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에 큰 이견은 없었다. 성장모멘텀은 여전하지만 재정부양 효과 소진 등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비 연율 기준 3.5%를 기록했다. 시장예상치(3.3%)를 상회한 수치다. 개인소비와 재고투자, 정부지출 증가 등이 성장을 주도한 가운데 수출과 주택투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소비는 2분기 3.8%에서 3분기 4.0%로 확대돼 성장기여도가 증가(2.6%포인트→2.7%포인트)했다. 세부적으로는 비내구재(4.0%→5.2%)와 서비스(3.0%→3.2%) 부문 소비가 늘었다. 내구재(8.6%→6.9%) 소비는 증가폭이 둔화됐으나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민간투자는 증가세가 큰 폭으로 확대(-0.5%→12.0%)돼며 성장 기여도 개선(-0.1%포인트→2.0%포인트)에 일조했다. 전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렸던 재고투자의 반등이 3분기 성장에 크게 기여(-1.2%포인트→2.1%포인트)했다. 지적재산권 투자의 양호한 증가세(10.5%→7.9%)가 지속된 반면, 주택투자는 3분기 연속 하락세(-1.3%→-4.0%)를 보였다.

순수출은 수입(-0.6%→9.1%)이 증가하고 수출(9.3%→-3.5%)은 줄면서 성장 기여도는 마이너스로 전환(1.2%포인트→-1.8%포인트)했다.

정부지출은 주지방정부(1.8%→3.2%)와 연방정부 비국방 지출(0.5%→1.5%)을 중심으로 증가(2.5%→3.3%)하며 성장 기여도가 개선(0.4%포인트→0.6%포인트)됐다.

민간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은 전분기 2.0%에서 1.6%로 하락했다. 근원 PCE 물가도 2.1%에서 1.6%로 축소됐다.

미국 실질GDP는 전분기 대비 둔화했으나 미 경제 성장세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전반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수출과 민간 고정투자 등 일부지표 부진은 다소 우려스럽다.

지난 26일 성장률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요 기술기업 실적 부진에 뉴욕 3대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최근 증시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확대로 미 국채금리는 하락하고 달러화 지수는 약보합을 기록했다.

다만, 견조한 가계소비 지속과 재고투자의 반등이 성장 모멘텀을 지지하는 주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티그룹은 감세 등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가계 소비심리 개선으로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택투자 부진은 예견된 사안이나 민간 고정투자 증가율이 2015년 4분기 이후 첫 하락세로 전환한 점은 부정적이다.

CIBC는 기업들의 고정투자 감소는 세제개편의 효과가 미미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모기지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시장 부담이 확대되면서 주택부문 고정투자는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증가률을 시현했다.

일각에서는 비주택 고정투자 부진이 일시적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구조물 투자의 부진(14.5%→-7.9%)으로 비주택 고정투자의 증가율(8.7%→0.8%)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이는 에너지 가격 상승에 주로 기인했다는 평가다. 시티그룹은 향후 가격 상승세가 제한적인 점을 감안해 해당 지표의 반등을 예상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미국의 4분기 성장률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성장 속도는 다소 완만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3% 성장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부양 효과 소진 등으로 내년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IB들은 4분기 미 경제 성장률(10개 IB 평균)을 2.2%로 추정하고 있다. 연간으로는 2.9%다. 최종 민간수요의 양호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4분기 실질GDP 증가율은 2.8%로 전망된다. 다만, 금리상승과 높은 주택가격에 따른 구매여력 감소로 주택투자 부진은 내년 상반기에도 지속될 것을 관측된다.

HSBC는 2020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1.8%로 예상했다. 경기둔화 요인으로는 재정부양 효과 소진, 통화정책 긴축 기조, 미 달러화 강세,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을 제시했다. 무역갈등에 따른 경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반면, 시티그룹은 올해 3분기 이후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됐다고 평가했다. 향후 수분기 동안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성장률을 일부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시장에서는 올해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인식하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이 예상대로 호조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12월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