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LG전자에서 자동차 부품을 담당하는 VC사업부문이 올해 3분기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LG전자의 VC부문 매출액은 올해 들어 분기마다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물론 영업손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LG전자의 실적에 큰 도움을 주고 있지는 못하지만,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 수요가 증가하는 자동차 제품군을 위해 꾸준한 연구와 투자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 LG전자와 자율주행차 고정밀 지도 부문서 손잡은 히어사의 정밀지도 개념도. 출처=LG전자

늘어나는 VC사업부문 매출

LG전자는 지난 10월 26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자동차부품을 담당하는 VC사업부문의 매출액이 1조176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1분기 8400억원, 2분기 8728억원에 이은 꾸준한 상승이다.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의 분기 매출액이 1조원이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주력 사업인 인포테인먼트의 신규 프로젝트 양산이 시작됐고 8월 초에 인수한 ZKW의 실적이 3분기부터 VC사업본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ZKW의 인수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장되는 것뿐만 아니라 거래선이 보다 확대된다는 긍정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4분기에도 대외 환경변화를 주시하면서 신규 프로젝트의 안정 공급에 집중하고 수주 잔고도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매출은 늘고 있지만 영업손실은 지속되고 있다. LG전자 VC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에도 170억원, 2분기에는 325억원, 3분기에는 42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에 VC 영업부문의 적자에 대해 “자동차 부품의 메모리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이유”라고 밝혔다.

이번 VC사업부문의 적자에 대해서도 LG전자는 “원자재와 부품의 가격이 오른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고, 거래선 확장에 따른 수주가 늘고 이에 대한 투자비 상승도 영업손실의 이유”라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VC사업부문은 앞으로 늘어날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를 보면서 하는 투자이기 때문에 단기 손실만으로 사업을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LG전자에 큰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사업인 만큼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LG전자 2018년 3분기 실적표. 출처=LG전자

이목 집중되는 LG전자 자율주행차 관련 투자

LG전자는 VC사업부문 내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부품과 기술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 VC사업부문의 자율주행차 관련 부품의 역사는 2015년부터 본격 시작된다.

LG전자는 2015년 미국 반도체 회사인 프리스케일(Freescale)사와 차세대 자율주행차용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의 핵심부품인 ‘차세대 지능형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이 시스템은 주행 중 운전자가 발견하지 못하는 장애물을 자동으로 인식해 차량이 바로 멈출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주된 기능이다. 또 주행차선 이탈 시 운전자에게 경고음을 알려주고, 도로 위 속도제한 표시를 자동으로 인식해 제한 속도를 차량이 넘지 않게 도와준다.

작년에는 독일 완성차 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에 ‘차세대 ADAS 전방 모노 카메라’ 공급사업을 수주했다. 이 카메라는 차량 전방의 교통 정보를 수집해 운전자가 안전한 주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다. 물체 감지 후 충돌 위험 시 긴급제동, 차선 자동 유지, 앞차와 일정한 거리 유지, 교통 표지판 자동 인식, 상향등 자동 제어 등 첨단 기능을 제공한다.

▲ LG전자가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사에 납품한 자율주행차 카메라 개념도. 출처=LG전자

당시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 수주는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LG전자 차량용 카메라 시스템의 경쟁력을 세계 시장서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해 자율주행차 시대를 선도하는 차세대 자동차 부품을 지속 선봬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또 지난해 10월에는 반도체 회사인 퀄컴과도 자율주행차 관련 협업을 시작키로 했다. 회사는 공동 연구소를 설립해 이동통신 기반 V2X(차량과 모든 개체 간 통신) 등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과 미래 기술을 개발한다.

LG전자는 “양사가 공동개발하는 차량용 5G통신기술은 LTE 대비 약 4~5배 빠른 초고속 무선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고, 통신지연시간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는 고정밀 지도 기업인 히어(HERE)사와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공동 개발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LG전자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세계시장 1위에 오른 텔레메틱스와 센티미터(㎝) 단위로 모든 지형지물을 식별할 수 있는 히어사의 고정밀 지도가 결합된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텔레메틱스는 GPS부터 DMB망, 와이파이, 블루투스, 이동통신까지 모든 통신규격을 지원하면서 내비게이션과 위치확인, 긴급 출동 등 차량 안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용 통신부품이다.

올해에도 LG전자 VC사업부문은 자율주행차 관련 부품 개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오고 있다. LG전자는 1월 세계 1위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미국의 NXP사와 ADAS 편의기능 소프트웨어 회사인 독일의 ‘헬라 아글라이아’사와 ‘차세대 ADAS 통합 솔루션 공동 개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3사가 공동 개발하는 자율주행차 솔루션은 2020년 내 상용화가 목표다.

10월 31일에는 항공기와 차량용 보안 분야 회사인 미국 하니웰(Honeywell)사와 자율주행차 통합 보안 솔루션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양사는 외부 통신망을 통해 시도되는 해킹 탐지·방어, USB포트 등을 통해 차량 내부 네트워크를 겨냥한 보안 위협 대응, 각종 전장부품별 보안 기술, 클라우드 보안 관제까지 자율주행차의 보안 전 영역을 통합한 차세대 보안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이런 자율주행차 관련 움직임에 따라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이번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자율주행차 관련한 혁신 부품 혹은 솔루션을 선뵐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CES 2019에서 자율주행차 관련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사실 자율주행차 관련 부품이나 솔루션을 전시회에서 공개하는 것은 매년 해오고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정확하게 어떤 제품과 솔루션이 전시될지 말하기는 힘든 단계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