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서울시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29일부터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 개시를 위한 가맹점 모집에 나선다. 해당 서비스가 개시되면 현재 0.8%~2.3%에 이르는 결제 수수료가 0%대로 낮춰진다.

서울시가 28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해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맹점의 결제 수수료를 매출액 규모에 따라 0%~0.5%로 적용할 계획이다. ‘서울페이 TF’(가칭)에 참여하는 은행과 간편결제 사업자 등이 대상이다.

결제 수수료 0%를 적용받는 대상은 연매출 8억원 이하 소상공인이다. 서울시내 전체 사업체 10곳 가운데 8곳인 66만개가 소상공인 업체이고, 카드가맹 업체 53만3000개의 90% 이상이 연매출 8억원 이하의 영세업체다. 서울시내 대부분의 업체가 결제 수수료 0% 혜택의 적용을 받게 되는 셈이다. 반면 연매출 8억원을 초과하는 사업자가 적용받는 결제 수수료 역시 현행에서 대폭 줄은 최대 0.5% 수준이다.

▲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는 결제의 중간단계를 생략해 수수료를 낮추고,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출처=서울시.

중간단계 생략해 수수료 낮춰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으로 매장에 비치된 QR만 인식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 시스템이다.

결제 중간단계 생략과 공동QR 사용으로 수수료 원가를 낮추고 저비용의 계좌이체 방식으로 판매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서비스다. 정부, 서울시 등 지자체, 은행, 민간 결제플랫폼 사업자가 협력해 도입 준비 중이다.

▲ 서울시가 마련할 간편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소득공제 수준도 체크카드보다 높은 40%가 적용될 방침이다. 출처=서울시.

소득공제 혜택 40% 적용...자영업자 부담 경감 기대

서울시는 프랜차이즈 업종의 카드 수수료가 영업이익의 30~50%를 차지한 시기도 있는 만큼,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대폭 경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소득공제 혜택을 40%로 적용할 계획이다. 신용카드(15%)나 체크카드(30%)보다 높은 수준이다. 해당 정책이 적용되면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이 2500만원을 소비했다면 연말정산으로 약 79만원을 환급받는다. 이는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때 현재 환급되는 31만원보다 약 48만원 더 돌려받는 셈이다.

또한 서울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이 사업에 참여하는 5개 민간 결제플랫폼 사업자, 11개 시중은행과 공동으로 기본 인프라에 해당하는 ‘공동QR’ 개발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결제서비스의 명칭은 지난 9월 27일부터 10월 22일까지 열린 대국민공모와 선호도 조사를 거쳐 11월 초 최종 확정된다.

가맹 대상 '서울시내 업체 누구나'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는 사업장이 서울에 있는 사업자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음식점, 편의점, 전통시장 같은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나 백화점 같은 일반사업자도 신청 가능하다.

서울시는 소비자 편의를 위해 언제 어느 곳에서나 편하게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가맹 대상을 일반 사업자까지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백화점, 대형마트와 같은 일반사업자의 결제 수수료율은 11월 중 참여사업자, 은행 등과 별도 협의를 거쳐 다른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수수료율 범위는 현재 신용카드보다 낮추되 소상공인에게 적용되는 결제 수수료보다 높게 책정할 방침이다.

시는 신용카드 가맹 비율이 높아 카드수수료 부담이 큰 음식점, 카페 등 식품위생접객업체에게 우선으로 가입을 안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1월부터 각 자치구, 중소기업중앙회(서울지역본부), 가맹점 본사 등과 협력해, 직접 사업장에 방문 설명하거나 우편 등으로 가맹신청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자영업자의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중소기업중앙회 서울지역본부는 기존 노란우산공제 상담인력을 활용해 현장방문 등 가맹점 모집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밖에 서울시가 직접 관리하고 있는 지하도상가, 지하철역상가와 프랜차이즈, 전통시장 등의 가입 확대를 위해 관련 협회 등과 함께 현장 설명회도 개최한다.

가맹점 가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신청 가능하다. ▲온라인은 서울페이 홈페이지에서 직접 가맹점 정보(상호명, 주소, 연락처, 사업자등록번호 등)를 입력하면 된다. ▲오프라인 신청은 25개 구청 민원실, 동주민센터, 서울신용보증재단 지점(17개), 중소기업중앙회 서울지역본부를 방문, 비치된 가맹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온라인 신청에 익숙하지 않은 사업자라면 서울페이 홈페이지에서 최소한의 정보만 입력 후 현장방문을 요청할 수 있다.

생업 때문에 사업장을 비우기 힘든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감안해 온‧오프라인 가입방법 외에도 업종별로 다양한 신청방법도 마련했다.

25개 지하도상가 입점업체는 상가별 상인회(서울시설공단), 지하철역사 상가 입점업체는 지하철역사무소(서울교통공사),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가맹본사를 통해 각각 가입할 수 있다.  개별 가입도 가능하다.

가맹점 신청자는 11월 말~12월 초부터 판매점에 비치할 수 있는 ‘공동 QR세트’를 받아볼 수 있다. 공동 QR세트는 ▲가게이름이 적힌 결제 QR코드판 ▲결제방법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안내판 ▲매장 내외부에 붙일 수 있는 서울페이 가맹점 스티커 등으로 구성된다.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는 가맹점 신청자에 대해 소상공인 여부 확인 등을 거쳐 11월 말까지 계약체결내역을 통지하고, 12월 초까지 ‘공동 QR세트’를 배송할 계획이다.

정부•서울시 '전국으로 확대 계획'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우선 연내 서울 지역에서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후 2019년 초부터 부산, 인천, 전남, 경남 등 전국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 4개 광역지자체(부산, 인천, 전남, 경남), 11개 은행, 5개 민간 간편결제 사업자는 지난 7.25.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결제사업자는 수수료를 면제받고, 은행은 이체수수료가 면제된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는 공동QR 개발과 가맹점 확보에 나선다.

박원순 시장은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어려운 경제사정 속에서 매출액 자체가 낮아져 카드 수수료 부담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자영업자의 경제적 고통을 실질적으로 경감하겠다”면서 “자영업자를 살리고 소비자 개인은 소득공제로 이익을 보고, 나아가 국가경제 근간도 튼튼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사업자들이 소상공인 간편결제 서비스에 가맹을 신청해 점차 보편적 결제수단으로 확산돼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