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다음주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주요 증시 하락, 미중 무역 분쟁 달러 강세, 이머징 자금 이탈, 이탈리아 예산안 불확실성 등 악재의 연속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10월 29~11월 2일) 코스피(KOSPI) 예상밴드로 1960~2150포인트를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 2050~2100포인트, 케이프투자증권은 1980~2080포인트를 전망했다.

10월 29~11월 2일 코스피 예상밴드. 출처=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주식시장 상승요인으로 밸류에이션 매력, 미국 경기 3분기 실적 호조 등을, 하락요인으로 미국 주요 증시 하락, 미중 무역 분쟁, 군사적 긴장감 확대, 달러 강세, 이머징 자금 이탈 등을 들었다.

현재까지 발표된 3분기 실적과 관련해 매출액은 -0.2%, 영업이익은 –0.1%, 순이익은 -6.5%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기준 실적 전망치와 유사한 어닝시즌 진행 중이다. 종목별로는 실적 발표 당일 어닝서프라이즈 기업의 상대수익률이 쇼크 기업의 상대수익률보다 높아 실적호전주가 선호되고 있다. 다만, 주식시장은 내년도 연간 기업이익 감익 우려를 반영 중이며 반도체 업종의 컨센서스는 지난주 감익으로 전환했다.

이달 21일 기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7%로 임기 중 사상 최고치다. 경제정책 지지율은 50~57%. 최근 샤이(Shy) 트럼프 지지가 부각되며, 민주당과 공화당의 격차가 축소되고 있다. 하원 다수당이 민주당으로 바뀔 가능성은 여전히 높지만, 트럼프 공약 이행에 대한 지지가 높은 상황이다.

향후 주요 이슈는 11월 4일 이란 경제 제재, 11월 6일 미 중간선거, 12월 19일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내년 1월 1일 대중국 관세 추가 부과 등이다. 이후 중국 수출 절벽 우려, 반도체 기업 내년 감익 예상, 내년 3월 1일 미 부채한도 협상 등도 화제다.

향후 이슈들에 대한 우려감이 높고, 내년 기업이익에 대한 확인 심리가 강해 당분간 상승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수급 공백 등으로 밸류에이션 지지선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증시의 밸류는 내년 상반기 이슈들에 대한 우려를 상당부분 반영한 수준으로 코스피 2050포인트의 밸류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990포인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현재 가격 수준에서는 언제라도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시점으로 미국 증시의 하락 여파가 지속될 지가 관건이다. 상승 동력의 부재는 당분간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김 연구원은 "시가총액 상위주 중 가치 영역에 속하고, 베타가 낮은 개별 기업 모멘텀이 존재하는 가치주 혹은 경기와 미중 무역분쟁 이슈에 무관한 성장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망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주 국내증시는 그간의 하락 일로에서 탈피해 2100포인트선 안착을 시도하는 주가흐름 전개를 예상한다"며 "통상, 단기 폭락 이후 주가 정상화 국면에선 낙폭 과대순으로 종목간 반등탄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29~11월 2일 경제지표 발표 일정. 출처=NH투자증권

케이프투증 "보수적 대응 필요…배당주·통신서비스 등 추천"

케이프투자증권은 다음주 주식시장 상승요인으로 낙폭 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 확대, 연준 긴축 우려 완화 가능성을, 하락요인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가이던스 하향세 지속 가능성, 이탈리아 예산안 불확실성 등을 들었다.

하반기 들어 하락세를 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함에 따라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원과 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장악할 경우 무역분쟁 모멘텀 강화로 이어지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자리잡고 있다.

무역분쟁 심화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던 미국 증시 조정세가 확연해지고 있다는 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명분을 약화할 수 있는 요인일 수 있으나, 11월초까지 뚜렷한 시장 반등 모멘텀을 확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무역분쟁이 장기화 됨에 따라 그에 따른 실물경제 타격 우려가 시장 센티멘트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국내 상장사 이익은 시장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무역분쟁 여파로 내년 실적은 올해 대비 감익 가능성이 부각되며 시장 조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밸류에이션 상 가격 메리트가 높은 상황이나, 무역분쟁, 미국과 국내 기업 실적 전망 불확실성 등 악재는 지속되는 반면 뚜렷한 호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다만 최근 미국 증시 급락, 연준의 베이지북을 통한 무역분쟁 경계감 확대 등을 감안하면 시장 불안요인의 한 축이었던 연준의 긴축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 기술업종의 실적 발표가 종료되면서 이들의 자사주 매입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은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의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당분간 보수적인 시각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으며 추천 업종으로는 배당주, 통신서비스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