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셔터스톡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교통사고는 불현듯 찾아오기 마련이다. 아무리 운전자가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운전자와 상호 작용 하에 도로를 주행하는 만큼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사고가 났을 때는 차량에서 탈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전복사고로 운전자가 거꾸로 매달린 채 출혈이 계속된다면 쇼크로 사망할 수 있다.

자동차 유리를 맨손이나 발로 깨기 위해선 아주 센 힘이 필요하다. 성인 남성이 발로 차 유리를 힘껏 가격해도 유리창은 깨지지 않는다. 비상 망치와 같은 도구로 내려쳐야 한다. 2중으로 제작되는 데다가 유리 사이에는 유리 조각이 튀지 않도록 ‘폴리비닐알코올(PVA)’과 ‘폴리비닐부티랄(PVB)’이라는 접착 필름까지 입혀져 있어 쉽게 깨지지 않는다. 틴팅까지 된 차라면 일반 성인이 주먹으로 유리창을 가격했을 때 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따라서 비상 망치를 구비해 차 안에 두는 것이 좋다. 비상 망치에는 작은 칼도 함께 들어 있다. 사고 시 안전벨트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벨트를 칼로 끊고 탈출하기 위해서다. 비상 망치가 없다면 자동차 헤드레스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헤드레스트를 뽑으면 긴 철재 막대가 나온다. 이 막대를 이용해 유리를 세게 때리면 유리가 깨진다. 안전벨트에 부착된 쇠붙이를 이용해서도 창문을 깰 수 있다.

자동차 유리창을 깰 때는 중앙이 아닌 모서리를 쪽을 가격해야 한다. 대부분 자동차는 유리창의 중앙 부분을 가장 견고하게 만들어 둔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동차 중앙 부분을 도구로 쉽게 깨는 것은 연출에 불과하다. 다만 자동차 유리창 모서리 쪽은 중앙보다 덜 단단하다. 모서리 부분 유리창을 깬 뒤에 남은 파편과 유리조각들을 제거하고 차량에서 탈출하면 된다.

비상 망치는 고속버스나 시외버스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단거리를 운행하는 순환버스나 간선버스는 창문을 여닫도록 만들어 놨으나 운행거리가 긴 고속버스 등은 창문이 밀폐형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장거리를 주행하는 버스는 승객의 안전과 소음 차단, 연료 효율 등을 이유로 창문 개폐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 때문에 고속버스에서 화재나 사고가 발생하면 다른 차량보다 탈출이 어렵다.

사고 시 탑승자가 탈출하기 위해 고속버스에는 뾰족한 비상 망치가 곳곳에 준비돼 있다. 버스마다 다르지만 통상 4개 정도가 있다. 형광테이프를 부착하도록 정부가 규정하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사고가 나면 주변이 어둡고 상황 파악이 어렵기 때문에 고속버스에 탄다면 비상 망치 위치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망치로 창을 내리칠 때는 유리면과 망치의 뾰족한 부분이 직각이 되도록 가격해야 한다. 또 중앙보다는 창 모서리 부근을 조준해 가격한다면 적은 힘으로 빠르게 창을 부술 수 있다.

만약 자동차가 물에 빠졌을 때는 차창을 깰 때 주의해야 할 점이 늘어난다. 차가 물에 빠졌을 때 창문이 열려 있지 않다면 실내는 ‘밀실’이 된다. 즉 공기가 안에 갇혀있다는 뜻이다. 반면 외부는 물이기 때문에 압력 차이가 발생한다. 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높기 때문에 수압은 기압보다 더 강력하다. 물이 사방에서 차 문을 밀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문을 열려고 해도 문이 열리지 않는다.

이때는 먼저 안전벨트를 매고 있는 상태에서 차창을 깨야 한다. 이후 물이 실내로 들어와 가득 찬다면 버튼으로 안전벨트를 해제하거나 비상 망치에 부착된 칼로 벨트를 끊어 탈출해야 안전하다. 비상 망치가 없다면 헤드레스트를 이용해야 하는데, 물 속에서는 헤드레스트의 다리 부분을 창문 아래쪽에 끼워 당기면 쉽게 창이 깨진다. 지렛대 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힘이 약한 사람도 쉽게 창을 깰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