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제2금융업계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카드사는 수수료 인하 압박과 각종 규제에 막혀 있고, 저축은행은 대출총량규제, 법정 최고금리 인하 정책 때문에 기존 사업의 영업 환경이 나날이 나빠지고 있다. 이에 제2금융사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중 웰컴의 먹거리를 찾는 행보가 남다르다. 신시장 신사업개척이 실험적이고 추진력이 강하다.

▲ 웰컴페이먼츠의 전자결제 흐름도. 출처=웰컴페이먼츠

웰컴저축은행, 대부업체 웰컴론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웰컴금융그룹은 분야를 넘나들며 입지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웰컴그룹은 전자지급결제(PG)사업과 렌탈사업에 뛰어들었다. 기존 금융회사들이 하는 사업과는 달리 이색적이다.

또 시대에 맞춰 디지털화를 시행하고 있다. 웰컴그룹의 올해 전략 키워드는 전사적 디지털화를 이르는 ‘웰컴2.0’이다. 웰컴2.0을 바탕으로 웰컴금융그룹은 올해 자사 애플리케이션 ‘웰뱅’과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결제도 팔고 가전도 빌려주는 웰컴

웰컴페이먼츠는 웰컴금융그룹이 PG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설립한 회사다. PG사업은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시스템에서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사이 결제 중개와 대금 정산을 대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커진 PG시장에 뛰어든 웰컴페이먼츠는 기존 PG사들과 차별성을 만들어 사업을 키워가고 있다.

▲ 웰컴페이먼츠의 선정산 서비스. 출처=웰컴페이먼츠

지난달 웰컴페이먼츠는 도메인 공인기관이자 웹 로스팅사인 후이즈와 결제·정산 상생플랫폼 협약을 체결했다. 위 협약으로 웰컴페이먼츠는 ‘선정산 서비스’를 후이즈에 제공한다. 일반 PG사를 이용하면 사업자들의 정산 날짜는 정해져 있다. 따라서 사업주들은 정산 날짜에 자금이 입금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반면 웰컴페이먼츠의 선정산 서비스는 물건을 판매 후 다음 날 판매 대금을 바로 지급한다. 현금 확보가 급하거나 사업영역의 확대를 준비하는 사업자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웰컴페이먼츠가 제공하는 선정산 서비스는 대출과 무관한 서비스로 신용조회를 진행하지 않는다. 또 대출을 위한 복잡한 심사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가장 큰 장점은 PG 수수료 외 추가 발생하는 수수료가 없다는 것이다.

기존 기업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녹아있다. 웰컴금융그룹이 단순 사업확장을 위한 신사업개발이 아닌, 시장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기 위한 의지가 엿보인다.

▲ 출처=웰릭스렌탈

웰컴그룹은 지난해 웰컴페이먼츠와 함께 웰릭스렌탈 사업도 시작했다. 웰릭스렌탈은 가전과 가구를 대여해주는 사업이다. 렌탈사업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은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웰릭스렌탈은 10여개의 제조업체와 제휴를 맺고, 전국에서 대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등 가전과 소파, 피아노 등 각종 가구까지 판매한다. 지난해 5월 하나카드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웰릭스렌탈 하나카드’도 출시했으며, 지난 7월에는 웰릭스렌탈 쇼핑몰을 리뉴얼했다.

 

2금융계 ‘디지털화’ 핵심 지표로 성장할까

지난해 웰컴그룹은 올해 전략 키워드로 ‘웰컴2.0’을 선정했다. 전사적 디지털화를 선포하고 지난 4월 자사 애플리케이션 웰컴디지털뱅크(웰뱅)를 출시했다.

웰뱅은 개인 계좌 조회·이체 등 기존 서비스 외에 개인사업자의 ‘사업자 매출 조회·정산 서비스’가 탑재돼 있다. 이 서비스는 매장의 카드 매출 등을 웰뱅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카드사에서 받는 정산 대금을 웰컴저축은행 계좌로 연동해 누락된 금액이 있는지 확인해준다.

웰컴그룹은 웰뱅을 통해 상품에 가입하면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웰뱅은 출시 한 달 만에 다운로드 수 9만건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에서는 정기예금 상품 거래가 주를 이뤘다면, 웰뱅은 그런 판도를 바꿨다. 출시 한 달 동안 간편이체 11만건, 이체금액은 1000억원을 넘어섰다. 기존 거래성향과 다르게 수시입출금과 자금이체 등 실거래 위주로 변화했다.

▲ 웰뱅 전용 짠테크 상품 '잔돈모아올림적금'. 출처=OK저축은행

최근에는 금융업계 최초로 OK캐쉬백 포인트를 활용한, 웰뱅 전용 ‘잔돈모아올림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일상에서 쌓인 OK캐쉬백 포인트로 적금상품에 가입하고 현금처럼 납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시럽(Syrup)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OK캐쉬백 포인트를 이용해 연 3%(24개월 만기 시)의 금리를 제공하는 잔돈모아올림적금에 가입할 수 있다. OK 캐쉬백 1포인트 단위부터 현금 1원으로 환산, 적금 약정기간 내 최대 500만원까지 수시로 적립할 수 있다.

이 상품은 1만원 미만의 잔돈을 수시로 적립하고 만기 시에는 1만원 단위로 돌려받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세후 해지원리금이 199만1원일 경우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짠테크 상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웰컴금융그룹은 2002년 주식회사 웰컴크레디라인대부를 설립했다. 대부업으로 시작해 사업기반을 구축한 웰컴금융그룹은 2007년 영업자산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0년 영업자산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본격 성장을 이뤘으며, 2014년 웰컴저축은행이 출범했다. 이후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했다. 지난해 그룹총자산은 3조원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