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3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후보자 추천이 다시 한 번 연기됐다. 이는 11월 6일 열릴 회의에서 결정도리 것으로 예상되지만, 회장 후보 추천이 지속해서 무산될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후보자 추천이 또 다시 연기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3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이사장단 회의를 열고 협회장 선임을 논의했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11월 6일로 연기해서 선임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전임 원희목 회장이 올해 1월 30일에 사임함에 따라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직은 9개월 넘게 공석이다.

이날 이사장단 회의는 참석대상인 14명 모두 참석한 가운데 지난 8월 22일 1인씩 원하는 후보를 지명한 무기명 추천 결과가 공개돼, 다양한 의견을 나눴지만 2시간여 동안의 논쟁을 끝으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이로써 협회장 후보 추천은 지난 8월 무기명 추천 이후, 9월 회의에서는 참석자가 부족해 투표함 개봉이 미뤄졌고, 이날 회장 추천이 결정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 대부분은 예상했었지만 또 다시 결정이 11월로 미뤄지면서 파행에 따른 부작용 등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협회 회장 공백기간이 길어지면서 그 동안 업계 현안으로 대두됐던 제약업계 윤리경영 정착, 약가 문제, 세제 지원·인허가 기간 단축, 연구개발 투자 활성화 등이 사실상 중단 된 상태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는 브리핑에서 “이사장단 전원이 참석해 논의를 했으나 여러 의견이 나와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면서 “2주 뒤인 11월 6일 이사장단 회의를 다시 열고 차기 회장 추천을 확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재국 상무의 설명에 따르면 이사장단 회의를 2주 뒤로 정한 것은, 더 미룰 경우 제약바이오협회장 자리 공석상황이 2019년까지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 일각에서는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 회장의 복귀 시간을 만들기 위한 연기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원희목 전회장의 사임사유였던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제한이 11월이면 기간 만료로 인해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원희목 전 회장은 올해 1월 29일 긴급 이사장단 회의를 열고 취임 11개월만에 사임했다. 

이는 당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원희목 회장은 2008년 국회의원 시절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을 대표 발의하는 등 당시 입법활동이 협회와 밀접한 업무관련성이 있다는 이유로 취업 제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 원 회장이 결과를 수용했다.

원 회장은 올해 초 배포한 입장문에서 “2017년 3월 회장 취임일로부터 9년 전에 발의했고, 2011년에 제정된 법이 취업제한의 이유가 되는지 납득하기 어렵지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는 그렇게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원 회장은 당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을 검토했지만 “법리적 다툼은 정부 기관을 상대로 하는 것이다”면서 “사업자 단체는 항상 정부를 상대로 많은 일을 해야 한다. 단체의 수장이 정부의 결정에 불복해 다툼을 벌이는 것은 어떤 경우에서건 그 단체에 이롭지 않다”고 밝히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사장단 회의 연기와 관련 원 전 회장의 재선임설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와 코드가 맞지 않아 사퇴한 인물을 재영입하는 것은 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 전 회장 측도 이번 정부 하에서는 회장직을 맡지 않는다는 강경한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내부에서 원 전 회장을 다시 회장으로 추대하려고 했었다고 들었다"면서 "대형제약사와 중소제약사의 입장 차이에 결론을 못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원 전 회장과 또 다른 추천 유력자인 노연홍 전 식품의약품안전청장(현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에서 추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이사장단의 후보 추천 후 이사회에서 선임, 총회 보고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이날 발표한대로 11월 6일 혹은 올해 안에 제약바이오협회 회장직을 맡고 제약산업계를 이끌 적임자가 나올지 업계는 관심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