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방객들이 전용면적 84㎡의 가변형 벽채를 튼 거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펜트리룸도, 안방도 다른 곳에 비해 넓게 빠졌고, 내가 사는 김포보다 서울과 가까워 고려 중이다.” - 김포신도시에 거주하는 40대 임정희(가명)씨 -

국토교통부가 무주택자에게 신규주택을 우선 공급하는 내용의 ‘공급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함에 따라, 개정안 시행 전 분양 아파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위례신도시의 분양이 지연되면서 유주택자의 마지막 갈아타기 기회로 지목된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 견본주택이 그 중 하나다. 호반건설은 견본주택을 개관한 19일부터 21일까지 약 3만명, 평일인 22일에만 약 2500명의 내방객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호반베르디움은 검단신도시 1단계 지역인 AB15-2블록에 전용면적 79~89㎡로 각각 두 유형씩, 1168가구 규모로 들어설 계획이다. 검단신도시는 10년 가까이 해제와 지정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진 마지막 2기 신도시로, 새로운 공급을 기다려온 수요자가 많은 상황이다. 견본주택은 높은 집값의 마곡신도시, 서울 접근성을 바라는 김포와 파주 등지의 방문자가 많이 찾았다. 타지역 뿐만 아니라 인천 서구의 구도심이나 근처 풍무동의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의 거주자 역시 검단신도시에서 새로운 터전을 찾고 있었다.

▲ 19일 개관한 호반베르디움 견본주택.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인천지하철 1호선이 계양역에서 연장되면 호반베르디움은 약 10분 거리의 역세권으로 조성된다. 다만 연장선 개통은 2024년으로, 입주시기인 2021년부터 약 2년 이상 소요가 예상된다. 다만 계양역으로 향하는 버스 등 대중교통이 확충될 전망이다. 주변에서 가장 큰 배후수요인 마곡까지 현재로서 자차로 약 40분 정도 걸린다. 또한 공항고속도로로 진입할 수 있는 검암IC를 설계 중에 있고, 원당-태리 간 도로가 완비되면 올림픽도로 진입도 한결 수월해진다. 다만 출퇴근 시간 김포 지역의 유동인구와 중첩돼 체증은 우려된다.

호반베르디움이 들어설 AB15-2블록은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학교부지가 근거리에 자리하고, 법원, 검찰청 등 관공서, 공원용지도 가깝게 배치돼 있다. 무엇보다 1호선 새 역이 들어서는 지역이 중심상업용지라는 이점이 있다.

실제로 견본주택에 내방한 한 방문자는 “인천 서구에 아이들 학원이 다 있고, 학교 등 인프라가 갖춰져 가까워지는 매력이 있다”면서 계약 의사를 내비쳤다.

▲ 호반 베르디움(빨간 상자)이 들어설 검단신도시 1단계 지역.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호반베르디움의 가장 큰 특징은 가변형 벽채다. 벽채 유무에 따라 2~4개의 방을 활용할 수 있다. 주방 옆방의 가변형 벽채를 허물면 펜트리로 사용할 수 있고, 거실 옆의 벽채를 트고 더 넓게 사용할 수도 있다. 벽채 시공비용은 무상과 약 100~140만원 선의 유상 팬트리 시공으로 나뉜다. 벽채 활용과 인테리어에 따라 공간이 더 넓어보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세탁실은 드럼 세탁기와 건조기가 함께 들어가기에 충분했고, 안방에 딸린 베란다도 넉넉하다는 평이 이어졌다.

호반베르디움의 청약은 24일 특별공급, 25일 1순위, 26일 2순위 공급이 이뤄지고, 11월 1일 당첨자를 발표하는 일정이다.

▲ 호반베르디움은 다양한 면적의 팬트리를 배치해 공간 활용을 높였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9.13 이전 ‘쏠림’ 호재?

호반베르디움의 분양가는 평균 1202만원이다. 이에 따라 전용면적 84㎡형의 가격이 약 4억700만원에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서구의 전세값보다 저렴하고 새로 조성된 마곡 지역 매매가의 반값 수준이다. 이 때문에 서울 등지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풍무동 G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지어진지 4년 된 근처 H아파트와 G아파트는 3.3㎡당 1000만원에 머물고 있다. 교통망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기존 아파트가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공인중개사는 설명했다. 평당 약 200만원씩, 전체 면적에서 약 5~6000만원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 월요일 3시경 견본주택을 방문한 내방객. 평일임에도 약 2500명이 다녀가, 그 열기를 입증하는 듯 하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파주에서 방문한 한 내방객 역시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은 가격 때문에 고민된다"면서 "김포, 마곡 등을 자주 드나드는데 어느 정도 이미 교통호재나, 가변 벽채 등 옵션이 반영된 가격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다만 교통호재가 명확하고, 시가지 형성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중개사도 있었다. 더구나 새로 지어진 아파트는 가치가 더 높게 책정되는 경향이 있다는게 중개사의 설명이다. 해당지역에 지어진지 1년이 안 된 풍무동 푸르지오의 3.3㎡당 가격은 분양당시 약 1000만원에서 현재 전체 면적으로 따졌을 때 약 1억5000만원 정도 오른 것으로 공인중개사는 전했다.

국토교통부의 9.13 대책의 후속 조치로 전매제한 연수 연장, 공급규칙 개정안에 따른 무주택자 우선 배분 등도 호반 베르디움을 위시한 11월 이전 분양단지들은 빗겨갈 것으로 보인다. 9.13, 9.21 대책은 국회 입법과정을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고, 검단신도시는 조정대상지역이 아니다. 이 때문에 몇몇 단지는 대책이 적용되기 전 마지막 단지의 효과를 홍보하고 있었다. 호반 베르디움은 분양 후 1년 뒤 전매가 가능하고, 청약 가점제 역시 인천서구청장의 권한으로 가점제 대 추첨제의 비율을 20:80로 조정했다. 또 위례 등 수도권 중대형 평형 분양이 지연되면서 공급 물량이 없어 검단신도시를 찾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호반건설 측은 평가하고 있었다.

검단신도시는 총 7만5000가구, 약 18만명의 인구를 수용할 계획으로 지어졌다. 호반 베르디움 외에 ‘검단 금호어울림센트럴’, ‘검단 유승한내들’이 11월 초 분양을 앞두고 있다. 유승한내들은 녹지와 영어마을이 가까운 특징이 있고, 26일 분양가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어울림센트럴 역시 역세권과 학교용지와 접한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 공급규칙 개정 이후에 분양할 단지로, 우미건설 우미린, 대우 푸르지오, 한신 더휴, 대방 노블랜드 등이 분양 대행사 선정에 나서고 있다.

▲ 검단신도시는 인천 1호선 연장(빨간 원)과 원당-태리 간 도로 증설로 교통 호재를 갖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진후 기자.

중개사들 “5호선이 현안”

검단신도시를 둘러싼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P공인중개사는 “9.13 대책으로 부동산 심리가 얼어붙어 흥행이 확실치 않다”라면서 “솔직히 불안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단신도시를 비롯한 인천지역은 조정지역이 아니지만 마곡과 맞붙은 검단은 서울과 함께 묶여가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또한 주변에 양촌산업단지, 검단산업단지 등이 입주해 있지만 군소 기업이라 수요 발생 효과가 적다고도 덧붙였다. 한 마디로 충분한 수요를 담보할 수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P공인중개사는 “가수요(투자)가 있어야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다”면서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굳이 서민들도 사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반대로 또다른 P공인중개사는 “오래 지연되면서 대기수요가 많지만 근처와 비교하면 비싼 값이 변수”라면서도 “그래도 역세권이라 적게는 평당 200~300만원, 약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차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공인중개사는 “입주 후 김포신도시와 함께 많은 사람을 수송해야 하기 때문에 교통이 절실한 현안”이라고 말했다. 현재 분양가가 5호선이 추가 확정될 것을 가정했을 때 저렴하다는 게 이 중개사의 주장이었다. 그는 “5호선이 들어와야 현재 활용되지 못하고 방치되다시피 한 아라뱃길을 관광자원으로 쓸 수 있고, 1호선 만으로는 어려운 인구 수송도 분산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김포신도시처럼 끝자락에 있는 도시와 더불어 확장 가능성을 가져야 도시에 생기가 돈다”고 주장했다. 다만 5호선 연장은 차량기지, 건설폐기물처리장을 인천 지역에 두는 것과 관련해 서울시 측과 협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개사는 검단신도시의 입주가 본격화되면 기존 아파트와 함께 동반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