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성은 기자]지난 여름 50년만의 기록적인 홍수로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한 미얀마에 우리나라가 인도적 차원에서 긴급구호용 쌀 1300t을 지원한다. 우리 쌀 1300t이 선적된 배는 23일 부산항을 통해 다음달 13일에 도착해 미얀마 이재민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긴급구호용 쌀 지원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개국과 아세안(ASEAN) 10개국(태국·베트남·미얀마·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라오스·브루나이·캄보디아)이 2013년 3월 설립한 쌀 비축기구인 ‘애프터(APTERR; ASEAN+3 Emergency Rice Reserve, 아세안+3 비상 쌀 비축제)’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 우리 정부는 홍수피해를 입은 미얀마에 우리 쌀 1300t을 지원한다. 지원될 원료곡은 2016년에 수확된 벼다. 출처=농식품부

애프터는 한·중·일과 아세안 10개국이 식량위기 등의 비상상황에서 공동 대응을 위해 발족한 쌀 국제공공비축제도다. 자연재해로 인해 식량 비상수요가 발생한 회원국이 신속하게 재난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목적이 있다. 애프터 사무국은 태국 방콕에 위치했다.

비상상황 대응 위한 아시아 쌀 비축기구 ‘애프터’
한·중·일 포함 아시아 13개국 가입
쌀 지원 약정물량 한국 15만t·중국 30만t 등
23일 부산항 통해 우리 쌀 미얀마에 공급
우리는 5년간 네 차례 1만2050t 긴급지원

양지연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 서기관은 “지난 7~8월 미얀마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미얀마 정부가 애프터 위원회를 통해 홍수로 식량생산 기반이 소실된 지역 피해주민 약 17만5000명에게 1인당 7.4㎏ 가량(약 1295t)의 1개월분 구호용 쌀 지원을 요청했다”며 “우리 정부는 애프터 위원회를 통해 지난 9월 11일 미얀마에 쌀 1300t의 긴급 지원을 승인 받아 구호용 쌀을 공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얀마에 공급되는 우리 쌀 1300t은 정부가 보관중인 정부양곡(올 9월 현재 149만t) 중 경남지역 애프터 지원용 2016년산 벼다. 쌀 1300t은 80㎏ 기준으로 약 1만6250가마다.

우리 정부는 9월 27일부터 10월 12일까지 원료곡 방출과 쌀 가공, 항구 수송·선적, 수출통관과 훈증 등의 절차를 거쳐 23일 부산항을 통해 선박으로 미얀마에 우리 쌀을 공급한다. 우리 쌀은 다음달 13일 미얀마 양곤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현지 수입통관 검사가 완료되는 대로 19개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북쪽 피해지역은 해로로, 남쪽은 육로로 지원된다.

▲ 미얀마에 공급될 긴급구호용 쌀 1300t이 컨테이너에 적입되고 있다. 출처=농식품부

참고로 애프터는 회원국별로 약정 물량을 비축하고, 상호 지원하고 있다. 애프터 협정에 따라 우리나라가 지원하는 긴급구호용 쌀 약정물량은 15만t 수준이다. 중국의 경우 가장 많은 30만t, 일본은 25만t, 태국은 우리와 같은 15만t이다. 나머지 회원국은 3만t에서 14만t 정도다.

이에 대해 양 사무관은 “약정물량은 GDP와 같은 회원국의 경제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정한다. 우리 약정물량은 지난 2009년 10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공식 발표된 것”이라며 “2013년 7월 애프터 협정문의 국회 비준이 완료된 후 지금까지 애프터 회원국에 지원된 긴급구호용 우리 쌀 물량은 이번 미얀마를 포함해 캄보디아, 베트남 등 4차례에 걸쳐 약 1만2050t 정도다”고 설명했다.